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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반려묘 노화 신호 살피고 세심한 배려를

반려동물…또 하나의 가족 <24>

  • 배혜경 월간 ‘문학도시’ 편집장
  •  |   입력 : 2026-09-07 18:41:12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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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묘와 함께 사는 동안 사람은 상대적 시간을 실감하게 된다. 고양이의 시간은 사람의 시간을 압축해 흐른다. 반려묘와 함께살기는 기다림을 실천하는 일이기도 하다. 처음엔 조그맣고 겁 많던 녀석이 어느새 한식구가 되어 집사의 감정까지 읽는다. 슬퍼하거나 의기소침해 있을 때 녀석이 가만히 쳐다보며 슬그머니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우리 집 고양이는 해가 드는 창가를 좋아한다. 오후의 볕을 받으며 잠든 녀석의 포슬포슬한 목덜미를 쓰다듬으면 따뜻함이 전해온다. 아직 완전한 노년은 아니지만 내년이면 9세가 되고 사람으로 치면 60세 정도가 된다.

노령묘로 접어들면 어떻게 해줘야 할지 알아두는 것도 좋을 듯하다. 고양이는 열한 살이 넘으면 본격적인 노령기에 접어든다. 하지만 반려인들은 그 변화를 쉬이 알아채지 못한다. 야생 본능을 간직한 고양이는 약점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기에, 반려인이 이상을 감지했을 때는 아픔이나 불편이 깊어진 경우가 적지 않다.

늙어가는 고양이와 동행하기 위해서는 집사도 그들의 느려진 속도에 맞추고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노화의 신호는 사소한 데서 드러난다. 캣타워 꼭대기 대신 바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소파에 오르기 전 멈칫거리며 망설이는 횟수가 잦아진다. 그루밍이 서툴러져 털은 푸석해지고, 군데군데 놓아둔 스크래처에 발톱을 갈지 않아 두껍게 굳어간다. 물을 유독 많이 마시면 만성 신부전을 의심해 볼 수도 있고, 잘 먹는데도 살이 내린다면 갑상선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높은 곳을 오르내릴 수 있도록 소파와 침대 곁에 완만한 스텝이나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아주고, 굳은 관절로도 쉽게 넘나들 수 있도록 화장실의 턱을 낮춰줘야 한다. 잠자리는 외풍이 들지 않는 곳으로 옮겨주고, 닿기 편한 곳마다 깨끗한 물그릇을 놓아두는 배려가 필요하다. 최소 반년에 한 번은 병원을 찾아 반려묘의 혈액과 신장, 관절 상태를 검사해야 한다. 나이 듦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은 반려인의 몫이다.

반려인과 반려동물의 이별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더 힘들 수 있다. 마음의 준비와 돌봄이 모두의 행복한 삶에 필요하다. 병이 들고 늙어서 돌보기 어렵다고 유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20년을 동행하는 경우도 제법 봤다. 소중한 인연으로 와서 변함없이 우리 곁을 지켜준 생명에게 끝까지 시간을 나누고 사랑을 주는 일보다 더 따뜻한 일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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