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성우의 한방 이야기] 봄의 설렘보다 먼저 내 몸의 달램

조성우 동의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6-03-30 18:56:19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대지에 생기가 돌고 산등성이에 꽃 소식이 들려오면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의 표정에서도 설렘이 읽힌다. 하지만 봄의 꽃 구경은 몸과 마음이 같질 않다. 이때 무리해서 걷고 난 뒤 관절과 근육의 문제로 고생하는 환자가 늘어난다.

한의학에서는 겨울을 기운을 안으로 갈무리하는 ‘폐장(閉藏)’의 시기로 본다. 우리 몸의 근육과 인대 역시 추위에 대비해 단단히 수축하며 탄력을 잠시 내려놓는다. 문제는 봄이 오면서 마음은 이미 꽃밭을 달리고 있는데, 우리 몸의 엔진은 아직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삐걱거린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예열되지 않은 기계의 무리한 가동’과 같다. 뻣뻣해진 관절을 갑자기 가동하면 기혈 순환이 정체되면서 나타나는 ‘비증(痺證)’의 증상이 필연적으로 뒤따른다.

산행이나 장거리 도보 여행을 계획한다면 무엇보다 발바닥과 발목, 무릎의 컨디션을 살펴야 한다. 봄철 산길은 얼어붙었던 땅이 녹으며 지면이 불안정해지기 쉬운데, 이때 평소보다 보행량이 늘어나면 족저근막염이나 퇴행성 관절염이 악화하기 딱 좋은 여건이다. 발바닥 앞쪽 움푹 들어간 용천혈(湧泉穴)은 몸의 생명력이 솟아나는 통로다. 야외 활동 중간중간 쉬어주면서, 발목이나 무릎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고, 용천혈을 자극해 풀어 주면, 기혈의 흐름이 원활해지며 나른한 피로감이 한결 가라앉는다.

온도차도 주의해야 한다. 낮 기온이 높다고 해서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섰다가 땀이 식으며 찬바람을 맞게 되면, 근육이 급격히 경직되며 ‘담(痰) 결림’이 발생한다.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어 수시로 체온을 조절하고, 활동 전후로 목 뒤의 ‘풍지혈(風池穴)’ 주변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나들이 후 발목이나 무릎 같은 관절, 혹은 허리에 통증이나 불편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내 몸이 이미 한계를 넘어 무리했다는 명확한 신호다. 통증 초기에는 부기를 가라앉히는 냉찜질이 효과적이지만, 며칠이 지나도 뻐근함이 가시지 않는다면 온찜질과 함께 혈액 순환을 돕는 침 치료가 필요하다. 한방에서는 침을 통해 정체된 기운을 소통시키며, 활동으로 소진된 진액과 기력을 한약을 통해 보충함으로써 회복의 속도를 높인다. 아울러 추나요법은 무리한 활동으로 미세하게 틀어진 골반과 척추의 균형을 바로잡아 신체 역학적인 안정성을 되찾아준다.

우리 몸의 관절은 소모품과 같아서 한 번 발생한 미세 손상을 제때 회복하지 못하면 보상 작용에 의해 다른 부위까지 연쇄적인 통증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며칠 지나면 낫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작은 통증과 불편함을 방치했다가는, 꽃이 지고 여름이 올 때까지 지속적인 고질병으로 남을 수 있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이상 신호가 감지될 때 적절한 한방 처방으로 신체의 균형을 되찾아주는 것이 현명하다. 기계도 오래 쓰기 위해서는 기름을 치고 조여야 하듯, 우리 몸 역시 봄철의 과부하 뒤에는 반드시 세심한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 내 몸이 보내는 작은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고, 지친 근육과 관절을 따뜻하게 달래주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추석 연휴 70대 노모 살해한 50대 딸 검거
  2. 2음주로 목숨 잃은 여성 10년새 증가…50대 유독 늘어
  3. 3비 와도 ‘부캉이’ 보러 북항 북적…추석 연휴 23만명 몰려
  4. 4[속보] 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에 “원칙 따라 대응”
  5. 5트럼프, 이란 ‘7일 계획’ 제안 거부…선거 후 폭격 가능성
  6. 6[속보] 한국,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전격투 첫 금메달
  7. 7[날씨칼럼] 가을 태풍, ‘설마’하는 안일함보다 ‘미리’ 대비해야
  8. 8부울경 오후까지 흐리고 비…낮 최고 22∼24도
  9. 9부하 직원 상습 성추행한 60대 임원 징역형 집유
  10. 10추석 연휴 셋째날 부산→서울 7시간…귀성길 정체 풀려
  1. 1[속보] 靑, 우크라 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에 “원칙 따라 대응”
  2. 2“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의심 신고 3년 새 46배 증가”
  3. 3李대통령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조속 재개해야”
  4. 4조희대 대법원장 '재제청 거부' 여진…여야 공방 계속
  5. 5군·유엔사 ‘DMZ 지뢰 추정 폭발’ 현장 조사 절차 시작
  6. 6국힘, DMZ 지뢰사고 공세 지속…“증거유실 기다리나”
  7. 7[속보] 이 대통령, 유시민 겨냥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하다 독소조항 삭제 못해"
  8. 8조국 "조희대, 이 대통령 인정 안해" 장동혁 "조희대 탄핵하면 李 탄핵"
  9. 9[속보] 靑, DMZ 지뢰 사고 조사 “철저히 규명할 것”
  10. 10우크라 “북한군 포로 한국행, 韓과 직접 대화…비밀이송은 이상했을 것”
  1. 1음주로 목숨 잃은 여성 10년새 증가…50대 유독 늘어
  2. 2빠르게 느는 '10대 마약밀수범'…올해 적발인원, 작년 넘어서
  3. 3집세 받는 미성년 집주인?…올해 20세 미만이 산 주택 115건
  4. 4세금 안 낸 '억대 유튜버' 작년만 총 17명…당국, 239억원 추징
  5. 5[차호중의 재테크 칼럼] 통화량과 물가
  6. 6다대소각장 개발 다시 원점…부산시, 부지매각 해지 결정
  7. 7HJ重 올해 8척 ‘릴레이 수주’…대형선 경쟁력 입증
  8. 8가덕신공항 부지공사 기본설계 정부심의 통과
  9. 9북항 핫플만든 인싸 상어 '부캉이', "인기 덕 좀 봅시다" 마케팅 열풍
  10. 10[한 손 뉴스] 국산 전투기로 영공 수호…KF-21 공군 1호기 배치
  1. 1추석 연휴 70대 노모 살해한 50대 딸 검거
  2. 2비 와도 ‘부캉이’ 보러 북항 북적…추석 연휴 23만명 몰려
  3. 3[날씨칼럼] 가을 태풍, ‘설마’하는 안일함보다 ‘미리’ 대비해야
  4. 4부울경 오후까지 흐리고 비…낮 최고 22∼24도
  5. 5부하 직원 상습 성추행한 60대 임원 징역형 집유
  6. 6추석 연휴 셋째날 부산→서울 7시간…귀성길 정체 풀려
  7. 7남양주서 70대 여성 흉기 피습…50대 운전기사 체포
  8. 8추석 연휴 셋째 날 귀경길 정체 완화…부산→서울 5시간40분
  9. 9부산 부암고가교서 차량 4중 충돌, 5명 부상…한때 양방향 통행 통제
  10. 10부산 울산 경남 흐리고 밤부터 가끔 비
  1. 1[속보] 한국,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전격투 첫 금메달
  2. 2한국 남자핸드볼, 중국 꺾고 8년 만에 아시안게임 4강
  3. 3[속보] 남자 사브르, 일본에 45-44 역전승…아시안게임 단체전 4연패
  4. 4[속보] ‘평균대 유망주’ 황서현,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금메달
  5. 5한국 여자 축구, 우즈벡에 6-3 승리로 준결승행
  6. 6류지현호, 일본에 0-5 영봉패
  7. 7이민성호, 베트남 4-0 완파하고 준결승 진출
  8. 8[속보] 한국 3대3 남자 농구,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
  9. 93경기 1실점 철벽 마운드 韓, 조1위 슈퍼라운드행
  10. 10父 여홍철과 어깨 나란히…여서정, 8년 만에 도마 금메달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