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30분 어린이집의 문이 열린다.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보육실은 이미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로 분주하다. 보육실을 환기하고 오늘 사용할 놀잇감을 점검하다 한쪽 귀퉁이가 떨어진 블록을 발견하면 곧장 치워둔다.

현관문이 열리면 작은 손이 엄마 손을 잡고 들어온다. “선생님, 나 오늘 혼자 옷 입었어요!” 반짝이는 눈으로 자랑하는 아이를 꼭 안아주는 순간, 보육교사의 하루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아이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학부모와 짧게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엿본다. 그렇게 하나둘 늘어나는 아이들 틈에서 간식과 놀이가 이어진다. 재잘재잘 참새들처럼 재잘대다 친구와 금세 다투기도 하고 “선생님! 장난감 뺏겼어요~”, “선생님! 응가 마려워요” 여기저기서 부르는 목소리에 선생님의 눈과 귀는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아이들이 제일 기다리는 점심시간이 되면 배식하고 식습관을 살피며 개별 지도한다. 그 사이 선생님의 점심시간은 10분 남짓에 불과하다. 뒤이어 찾아오는 낮잠 시간은 아이들에게는 휴식이지만 교사에게는 긴장의 연속이다. 등을 토닥이며 아이들이 편안히 잠들도록 살피고 그 사이 문서 업무와 학부모와의 소통을 준비한다.

오후 놀이, 간식, 귀가 준비까지 하나둘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을 보내고 나서야 교실은 조금씩 조용해진다. 그러나 교사의 하루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누구의 표정이 흐렸는지, 어떤 놀이에 더 몰입했는지,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으려 하루의 기록을 남긴다. 아이의 하루는 교사의 하루이고, 그 교사의 하루는 아이의 안전과 연결되어 있다. 아이들이 말하지 않아도 읽어내는 눈, 아이의 표정을 가장 먼저 알아채는 마음, 그 마음으로 오늘도 교사는 아이의 하루를 품는다. 그리고 그 하루의 끝에서 이렇게 말해 본다. “오늘도 아이들을 품었습니다. 그런 저는 대한민국 어린이집 보육교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