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윤경석의 한방 이야기] “건강할 수 있다” 아침마다 외쳐보세요

  • 윤경석 HK한국한의원 대표원장
  •  |   입력 : 2025-06-30 17:56:46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진료실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종종 듣는 이야기 가운데 하나가 “요즘은 하는 일도 없는데 왜 이렇게 피곤하고 자주 아픈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무기력하고, 소화가 잘 안되고, 머리가 무겁고,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한다. 몸에 별다른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니지만, 삶 자체가 무기력한 탓에 병이 든 것 같다고 토로한다.

따지고 보면 병이란 것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흔히 알려진 바이러스나 유전 때문만도 아니다. 문제는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 자체가 이미 병의 씨앗을 품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너무 많은 것을 먹고, 너무 많은 생각과 갈등에 잠긴 채 산다. 하루 종일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눈과 뇌는 수많은 정보에 시달리며, 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식사하고, 인스턴트 음식으로 배를 채우면서 각종 심리적 압박에 처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급히 먹다 보면 각종 소화기 질환과 복부비만이 생기는데, 사실 우리의 몸은 진짜 배가 고픈 것이 아니라 자연과 연결되지 못한 생명의 허기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도심 속 환경도 해롭기는 마찬가지다. 미세먼지와 나노입자가 폐를 지나 뇌로 스며들고, 전자파와 빛 공해가 밤의 숙면을 방해한다.

몸보다 더욱 깊이 병 드는 것은 마음이다. 촉박한 시간, 관계의 단절, 말 없는 식사, 홀로 잠드는 밤, 그리고 ‘나도 모르게 피어나는 외로움’이 우리의 면역력을 서서히 무너뜨리고 있다. 건강검진 때 그 수치가 정상이더라도 이런 삶의 구조 안에 있다면 이미 병의 문턱에 서 있는 셈이다.

그래서 나는 환자를 진료할 때 문진 이전에 먼저 마음을 보려고 한다. 주위 환경은 어떤지, 숨은 편하게 쉬고 있는지, 식사는 규칙적인지, 누구와 갈등은 없는지 등을 살핀다. 마지막으로는 자신을 향한 사랑과 용서, 감사를 전한다. 가끔 약보다 한 마디 위로가, 한 번의 손길이 더 큰 치료가 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정기(正氣)가 충만하면 사기(邪氣)는 침범하지 못한다’고 한다. 정기는 면역력과 비슷하다. 정기가 왕성하면 질병에 잘 걸리지 않고, 반대로 정기가 약해지면 질병에 취약해진다. 몸 안의 정기는 단순한 체력이나 영양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삶을 긍정하는 마음, 나를 지키는 의지, 그리고 관계 안에서 생겨나는 기운이다. 이런 것이 조화를 이루어야 병마가 물러나는 것이다.

나는 개원 이후 환자들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나는 건강할 수 있다”며 소리 내어 말하고, 잠들기 전에는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존경하며 감사한다”며 기도하라고 권해왔다. 그것은 단순한 주문이 아니라 생명을 일으키는 선언이자 자기 믿음이다.

물론 현대 기술은 분자 하나까지 분석하며, 인공지능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지만, 기계가 아무리 발달해도 사람의 눈빛과 손끝에서 전해지는 치유의 힘은 따라올 수 없다. 치유는 수치나 데이터가 아니라 공감과 연결, 그리고 삶의 태도와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2. 2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3. 31244회 로또복권 1등 18명…당첨금 16억469만 원
  4. 4[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5. 5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6. 6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7. 7[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8. 8[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9. 9트럼프 “韓 알래스카 안 해도 괜찮다…더 청구하면 돼”
  10. 10"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1. 1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2. 2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3. 3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4. 4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5. 5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6. 6‘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7. 7[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8. 8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9. 9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10. 10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1. 11244회 로또복권 1등 18명…당첨금 16억469만 원
  2. 2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40.8원… 전주보다 0.9원 ↓
  3. 3[속보] 영화 ‘암살자(들)’ 투자 외부 개입 논란에…국책은행 “사실무근”
  4. 4"삼전닉스 ETF 출시 때 투자자 보호 대신 시장 확대만 급급"
  5. 5예가람저축은행 해킹 피해로 고객 4만명 정보 유출
  6. 6현대캐피탈도 해킹 피해…주택대출 모집인 146명 개인정보 유출
  7. 7당국, '해킹사고' 확산에 내일 금융업권 긴급소집
  8. 8“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9. 9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10. 10"건보료 재정누수 심각…1000만원 초과 고액체납 2배 급증"
  1. 1‘부캉이’ 그물도 무용지물…하루만에 수로 안으로
  2. 2[속보]만취상태로 예인선 오르던 선원 추락사…법원 “직무상 재해”
  3. 3LH 미매각 토지 22조 육박…19년간 못 판 상업용지도
  4. 4[속보] 투자사기 치고 돈세탁은 카지노 칩으로…40대 징역 1년8개월
  5. 5“바다로 안 돌아갈래”…‘부캉이’ 추가 구조 없이 당분간 움직임 주시
  6. 6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7. 7“택시부제 풀었더니 매출이 쑥”…밀양시, 시범운영 거쳐 전면 해제
  8. 8“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9. 9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10. 10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1. 1[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2. 2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3. 3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4. 4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5. 5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6. 6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7. 7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8. 8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9. 9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10. 10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우리은행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