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관문합술·두개골 절단 최소화
- 46년간 업적기념 내달 심포지엄
- 인터벤션센터 다학제 진료 체계
인제대 부산백병원이 ‘뇌 속의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뇌혈관질환인 뇌동맥류를 9700례 이상 치료한 대기록을 달성했다. 올해 6월 기준 개두술(두개골을 여는 수술)은 6700례 이상, 비수술적 시술인 코일색전술은 3000례 이상 시행했다. 부산백병원이 이뤄낸 뇌동맥류 치료 성과는 생명을 살리려는 치열한 노력의 결과이다. 부산백병원은 이를 기념하는 ‘청송 심포지엄’을 다음 달 5일 연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그간의 뇌동맥류 치료 경험과 성과를 국내외 전문가들과 공유하고, 향후 발전 방향에 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한다.
 |
| 인제대 부산백병원 인터벤션센터에서 영상의학과 정해웅(오른쪽) 교수와 신경외과 이진(가운데) 교수가 시술 전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부산백병원 제공 |
■46년 전통과 혁신의 뇌혈관 수술
부산백병원 신경외과는 1979년 청송 심재홍 교수가 국내에서는 거의 보급되지 않았던 수술용 현미경을 도입하며 본격적인 뇌혈관 수술을 시작한 이후 수십 년간 국내 뇌동맥류 수술을 선도했다. 현재 정영균 교수를 필두로 이진·이주환 교수가 뇌혈관 수술을 맡는다.
뇌혈관 수술은 직경 1㎜ 이하 혈관을 현미경으로 10∼20배 확대해 머리카락 10분의 1 굵기의 실로 봉합하는 고난이도 기술을 요한다. 정상 혈관과 뇌동맥류 사이를 클립으로 차단하는 대표적인 뇌동맥류 수술법인 ‘클립 결찰술’ 외에 복잡한 뇌동맥류에는 혈관이 막힌 부위 뒤쪽에 정상 혈관을 연결해 혈류를 우회하는 ‘두개강 내외 혈관문합술’을 시행하며 치료의 폭을 넓힌다. 급성기 뇌경색 때에도 사용되는 이 수술법은 정영균 교수가 2007년 국내 최초로 발표했으며, 현재 전국 대학병원에서 표준 술기로 정착됐다. 정 교수는 “악성 뇌경색 환자에 골든타임이 지났거나 혈관 내 치료가 어려운 경우, 두개강 내외 혈관문합술을 통해 사망율을 50%에서 10% 이하로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백병원 신경외과는 두개골 절단 크기를 최소화한 2.5×3㎝의 ‘초소형 개두술’을 실현하고, 두피 혈관을 보존하는 수술법을 세계 최초로 학회에 보고하기도 했다. 부산 울산 경남의 신경외과 전문의와 수련의를 대상으로 한 미세혈관 봉합술(문합술) 실습과정으로 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인터벤션센터, 세계 무대서 입증
뇌동맥류는 뇌에 있는 혈관 중 동맥의 한 부분이 부풀어 올라 터지기 쉬운 상태다. 뇌동맥류 파열로 뇌출혈이 발생하는 빈도는 연간 10만 명당 10∼11명. 파열 시 3분의 1이 사망에 이른다.수술이 어려운 환자는 혈관 안에 카테터를 삽입해 코일을 넣는 ‘코일색전술’이 효과적이다. 부산백병원은 1999년 첫 시술 이후 연간 200건 이상의 뇌동맥류 코일색전술을 시행한다.
부산백병원 인터벤션센터는 영상의학과 정해웅·백진욱 교수와 신경외과 이진이주환 교수, 방사선사와 전문 간호사로 구성된 다학제 협진체계를 갖췄다. 고위험 환자, 재발환자, 복합구조 동맥류 환자에 대해서도 신속하고 정밀하게 대응한다. 부산백병원 인터벤션센터는 2023년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뇌혈관시술학회에서 국내 최초로 실시간 생중계 시술을 선보이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인터벤션센터 정해웅 센터장은 “뇌혈관치료팀은 오랜 임상경험과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합병증 최소화, 재시술률 감소, 맞춤치료 설계를 목표로 정확하고 안전한 시술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26년간 축적해온 경험과 체계적인 진료시스템의 결과”라고 말했다.
뇌동맥류 치료는 환자의 상태와 동맥류의 크기·위치, 파열 여부 등에 따라 수술 또는 시술을 결정한다. 다양한 임상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려면 신경외과와 영상의학과(인터벤션센터) 간 긴밀한 협진 체계가 필수다. 다학제 협진을 통해 환자의 상태에 최적화된 치료 방법을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으며, 이는 환자의 안전과 예후 향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