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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멈추게 한 담벼락, 할머니 사랑꽃 피었네

40년 전 병 앓고 꽃 가꾸기 시작, 집 앞·옥상에 200개 화분 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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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가던 주민 사진 찍으며 힐링
- “꽃은 친구이자 고향 같이 포근”

꽃의 계절이다. 꽃은 주위를 환하게 하고, 지친 우리의 마음에 위로와 안식을 안겨준다. 골목을 걸어가다 활짝 핀 꽃들을 만난다면 몹시 반가울 것이다. 부산 동구 수정동에 그런 곳이 있다.
서귀순 할머니가 집 앞에서 활짝 핀 꽃과 함께 차를 마시고 있다. 서 할머니는 40여 년 전 병을 치료하기 위해 꽃을 기르게 됐다.
40여 년간 꽃을 가꾸는 서귀순(86) 할머니 집 앞이다. 서 할머니는 집 앞 담벼락 밑에 하나둘씩 화분을 늘이다 보니 어느새 집 앞에만 50여 개쯤 된다고 한다. 올해도 얼마 전 분갈이를 끝낸 화분에서 꽃들이 예쁘게 피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곤 한다.

서 할머니가 꽃을 키우게 된 동기는 40여 년 전 협심증을 앓았기 때문이다. 당시 의사 선생님이 병을 잘 치료하려면 취미생활을 하라고 권유했단다. 그때부터 할머니는 꽃을 가꾸기 시작했는데 화분이 하나둘 늘어 집 주위 골목에 50여 개, 옥상에 150여 개나 된다. 40여년 간 꽃을 가꾸다 보니 건강도 좋아졌고 마음까지 편안해졌다고 한다.

한참 화분 관리를 끝내고 골목길 대문 앞에서 커피를 마시는 할머니에게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좋아서 하는 일인데, 뭘. 꽃이 건강도 안겨주고 친구 같고 고향같아”라며 배시시 웃으신다. 마치 꽃이 활짝 웃는 것 같다.

할머니는 86세라는 나이에 큰 고무대야 화분부터 플라스틱 화분까지 거뜬이 움직이고 관리한다. 이 모두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힘든줄 모른다.

할머니의 골목에는 사시사철 꽃이 웃고 있다. 요즘은 시네라리아, 비올라, 팬지, 구몬초, 명자꽃, 라일락 등이 눈웃음을 치며 반기고 있다. 서 할머니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꽃을 보며 행복해 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할 때가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근처를 지나가던 김순분 (여·84) 씨는 “오늘은 무슨 꽃이 피어있나 하고 골목을 지날 때마다 유심히 살펴보게 되고, 눈에 계속 담고 싶어 휴대전화에 찍어 지인에게 전송해주면 좋아한다”고 말했다. 꽃과 동행은 반려식물의 개념이라고 볼 때, 서 할머니의 소소한 마음이 나를 넘어서 모든 이를 행복하게 하고, 온 동네를 밝게 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병은 스트레스에서 찾아온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언제든지 가까이 갈 수 있고, 긍정의 언어를 가지고 있는 꽃의 사랑스러운 언어를 듣고 교감한다면 힐링의 삶을 얼마든지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삭막한 도회지에서 식물을 직접 길러본다면 정서까지 좋아질 것이다. 봄꽃의 활짝 웃는 모습은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게 하고, 치유의 향기까지 퍼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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