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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복부대동맥류 ‘뱃속 시한폭탄’

대동맥 벽 약해져 부푸는 질환, 술·담배하는 60대 男 주로 발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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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열 때 즉시 치료않으면 치명적
- 복부초음파 검사 후 CT로 판명
- 혈관 내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
- 개복술보다 회복기간 짧고 안전

박모(76) 씨는 아랫배에서 쿵쿵 뛰는 부위가 만져지고 이따금 명치 부분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2, 3개월 전부터 비슷한 증상은 있었지만, 정도가 약한 데다 간헐적이어서 참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통증이 너무 심해 병원을 찾아 CT검사를 받은 결과, 복부대동맥류로 진단받았다.

대부분의 복부대동맥류는 몇 해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어떠한 증상을 느끼지 못 할 때가 많다. 하지만 복부대동맥류는 대동맥 벽의 동맥경화 등 노화에 의한 퇴행성 병변인 경우가 가장 많다. 드물지만 감염, 결체조직질환, 염증성 원인, 외상 등에 의해 생길 수 있고 더러 원인이 불명확할 수도 있다.
양산부산대병원 이상수(가운데) 혈관외과 교수가 영상을 보면서 복부대동맥류 환자에게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을 시행하고 있다.
■파열 후 응급수술 해도 절반 사망

복부대동맥류는 뱃속에서 가장 큰 혈관인 복부대동맥이 여러 원인에 의해 약해져 풍선처럼 부푸는 질환이다. 직경이 정상 기준(2㎝)보다 50% 이상 부푸는 경우를 말한다. 적절한 치료 없이 내버려두면 대동맥이 파열되고, 파열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100% 사망에 이르러 흔히 ‘뱃속의 시한폭탄’이라 불린다.

복부대동맥류는 지름이 클수록 파열 위험도 커진다. 지름이 5㎝ 이상이면 연간 4%, 6㎝가 넘으면 연간 10~20%, 7㎝ 이상이면 연간 20% 이상 파열된다. 한 번 터지면 엄청난 출혈이 발생해 응급처치 여부와 관계없이 10명 중 6명은 병원 도착 전 사망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지금은 정규 수술이면 사망률이 3% 이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복부대동맥류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09년 3670명, 2013년 6534명으로 늘더니 2019년에는 1만1031명으로 10년간 3배가량 증가했다. 70%가 60대 이상 남성이다. 80세 이상의 초고령 환자도 10명 중 2.5명에 이른다.

복부대동맥류 위험인자는 고령 흡연 고지혈증과 고혈압 남성 가족력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고령 남성 흡연 음주가 가장 위험한 요인으로 꼽힌다. 나이 들어 혈관벽이 노화해도 흡연 음주를 자제 못 하면 대동맥이 풍선처럼 부푼다는 것이다. 남성이 여성보다 발병위험이 4.5배 높고,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5.5배 높다. 담배를 피우는 65세 이상 남성의 4.5%가 복부대동맥류를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환자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점점 커진다. 양산부산대병원 이상수 혈관외과 교수는 “환자가 복통, 허리 통증 등의 증상을 느낄 정도면 이미 늦을 수 있다”며 “간혹 복부에 박동성 덩어리가 만져지는 경우도 있고, 다른 질환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대동맥류로 진단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복부대동맥류는 대부분 초음파 검사로 선별하며, 관찰되면 혈관CT 촬영을 통해 확진한다. 일반 건강검진에서 흔히 복부초음파를 생략할 수 있지만 60세 이상의 흡연 남성이라면 반드시 해야 한다. 노인병이기 때문에 65세 이상 고령층도 연 1회 이상 정기검진이 필요하다.

■인터벤션 시술 안정성 높아

치료 방법은 크게 두 가지. 개복 수술과 혈관 내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 전자는 배를 열어 인조혈관을 정상적인 혈관과 봉합하는 방법으로, 흉터가 많이 남고 입원 및 회복기간이 길며 복부 절개에 따른 복강과 심폐혈관계 합병증이 큰 단점이 있다. 하지만 재수술의 가능성이 낮은 장점이 있다.

흔히 인터벤션 시술로 불리는 후자는 환자의 사타구니 부위를 미세하게 절개해 금속망으로 지지된 인조혈관 스텐트 그라프트를 대동맥류가 발생한 부위에 이식해 새로운 통로를 만들어 혈액을 원활하게 흐르게 하는 방법이다. 개복 수술에 비해 절개 부위가 크지 않아 안전하고 치료 및 회복 시간이 짧다. 무엇보다 영상진단장비를 통해 시술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치료하기 때문에 정확성과 안전성이 높다. 고령의 다른 합병증이 있는 환자에게 선호되지만 대동맥류의 모양에 따라 시술이 제한적이며 시술 후 1년 간격으로 초음파나 CT를 통한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지금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전체 복부대동맥류 환자의 70% 정도가 스텐트 그래프트 시술을 받고 있다.

양산부산대병원 혈관외과는 2011년 개설하여 2015년 대동맥 수술 100례, 2017년 최단기간 내 대동맥 수술 200례, 2019년 대동맥 수술 300례를 달성했다. 2021년 4월 현재 400례 이상의 복부대동맥 수술과 시술을 했다. 부울경 지역에선 압도적이다. 2019년 94세 환자의 개복 복부대동맥류 수술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말 100세 환자의 혈관 내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을 합병증 없이 성공하기도 했다.

양산부산대병원은 수술과 혈관조영술 및 인터벤션이 동시에 가능한 국내에 몇 안 되는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갖추고 있다.

이흥곤 선임기자 h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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