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닥앉아 전 부치면 허리에 무리
- 벽 기대서 하되 수시 스트레칭을
- 불에 데이면 찬물 흘려 식혀줘야

- 스마트폰 사용땐 목·어깨 굽어져
- 장시간 보는건 경추 부담 가 금물
- 문 여는 병원·약국 사전 파악을

한국 사회가 변하고 있다. 설날 차례를 모시지 않고 가족식사로 대체하거나, 명절을 아예 가족 여행 기간으로 잡는 가정이 점차 늘고 있다. 물론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설 연휴가 끝나는 오는 14일까지 5인 이상 모임 금지를 연장, 설날 온 가족의 만남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지만.

설 연휴에 음식물에 의해 기도가 막히면 이에 대한 응급처치인 복부밀쳐올리기(하임리히법)를 시도하면 도움이 될 듯하다. 부산대병원 최정수(오른쪽) 이동근 응급구조사가 하임리히법 시범을 보이고 있다. 환자의 등 가운데를 세게 두드리는 등 두드리기법도 효과가 있다.

그래도 여전히 설날 차례를 모시는 가정이 적지 않을 듯. 행복해야 할 명절 연휴가 어느샌가 피하고 싶은 자리로 전락하고 있다. 명절증후군! 명절 전후 정신적 육체적 피로 때문에 발생하는 일종의 스트레스성 질환이다. 맞벌이 주부도 예외는 아니어서 평소 안 하던 고된 일을 단기간 반복하다 보면 없던 병도 생기기 마련. ‘시월드’에서 비롯되는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면 가히 중증에 버금간다. 옆에서 지켜봐야 할 남편들도 괴롭기는 매한가지. 명절 연휴 기간 명절증후군을 이겨내고 응급상황에 대처할, 알아두면 좋은 팁을 소개한다.

■앉아 일할 땐 벽에 등 기대야

음식 준비, 설거지 등은 근육과 뼈에 무리를 준다. 전을 부칠 땐 같은 자세로 쪼그려 앉아있으면 등이 구부정해지고 얼굴이 앞으로 나오는 거북목증후군과 허리디스크가 생길 수 있다. 바닥보다는 식탁에 앉아 하는 것이 좋으며, 바닥에 앉아 일할 땐 벽에 등을 기대고 한쪽 무릎을 세워 하체의 혈액 순환을 도와야 한다. 30분마다 스트레칭도 잊지 말자.

설거지할 땐 무릎을 최대한 싱크대에 붙이는 것이 좋다. 10㎝ 정도 되는 발판을 바닥에 놓고 좌우로 발을 번갈아 올려놓으면 허리나 무릎 관절의 부담을 덜 수 있다. 큰 상을 들거나 무거운 식자재를 들 땐 허리만 숙이지 말고 무릎을 굽혔다가 천천히 다리를 펴면서 허리까지 같이 펴는 것이 좋다.

■오랜 스마트폰 사용 자제해야

이번 설 연휴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거리두기 강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 것으로 보인다. 나쁜 자세나 반복되는 동작은 지속적으로 근육 긴장을 야기해 목·어깨·손목·손가락 부위에 생체역학적 위험을 키운다. 스마트폰을 보느라 목을 20~40도 앞으로 굽히는 자세는 똑바로 선 자세와 비교해 경추 및 주변 근육에 5배 이상의 부하를 안긴다.

일반적으로 4명 중 1명은 어깨를 앞으로 말아 구부리고 6도 이상 위로 올려보는 자세가 관찰된다. 이는 근육통이나 어깨 힘줄 파열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자세다. 어떤 자세를 취하더라도 목과 어깨에 부담을 준다. 손목과 손가락도 안정할 때에 비해 과도한 굴곡이 확인되니 유의해야 한다.

사용량도 중요하다. 하루 5건 이내의 문자를 주고받는 것 보다 20건 이상 사용하는 경우 통증 발생 위험이 2배가량 높다. 2시간 20분 이상 사용하면 중등도 이상의 통증을 호소하는 통계도 있다. 과도한 손목 사용은 손목 터널 증후군 발생과 연관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부산대병원 재활의학과 이병주 교수는 “아무리 바른 자세를 하더라도 장시간 사용은 근골격계에 부담을 줘 수시로 목·어깨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도 막히면 하임리히법

음식물에 의해 기도가 막히면 환자가 기침을 할 수 있으면 하도록 하고, 할 수 없으면 기도 폐쇄에 대한 응급처치인 복부밀쳐올리기(하임리히법) 또는 환자의 등 가운데를 세게 두드리는 등두드리기법을 해야 한다.

성인의 경우, 음식을 먹던 사람이 갑자기 두 손으로 목을 감싸며 소리를 내지 못하고 괴로워하며 말을 못 할 땐 기도 폐쇄로 판단하고 즉시 하임리히법을 실시한다. 이 방법은 환자를 뒤에서 감싸듯 안고 한 손은 주먹을 쥐어서 엄지손가락쪽 면을 환자의 명치와 배꼽 중간지점 복부에 대고 다른 한 손은 주먹 쥔 손을 감싼 뒤 시행자의 몸쪽으로 주먹을 당기면서 위로 밀쳐 올린다. 고도비만이나 임산부의 경우는 가슴뼈 아래쪽 부분을 밀쳐 올린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이물을 제거하겠다고 손가락을 입 안으로 넣어서 훑거나 하면 절대 안 된다.

화상이 발생하면 즉시 통증이 감소할 때까지 화상 부위에 찬물을 흘려 최대한 식혀줘야 한다. 반지나 시계 등은 붓기 전에 제거한다. 물집이 터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젖은 거즈나 타월 등으로 상처 부위를 덮은 후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얼음찜질은 하지 않으며 소주, 된장, 연고 등을 바르지 않는다.

부산대병원 염석란 응급의료센터장은 “설 연휴 기간 집 근처 문을 여는 병원이나 보건소, 약국 위치를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좋으며, 급한 상황은 119에 연락해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흥곤 선임기자 h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