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진료인원의 92%가 남성
- 환자 절반은 고혈압·당뇨 동반
- 약물과 식이요법 맞춤형 치료
더운 여름철에는 차가운 맥주 한잔이 생각난다는 사람이 많다. 시원한 맥주와 바삭한 치킨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하지만 지나친 치맥 사랑은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대동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지혜 과장의 도움말로 통풍의 원인과 치료법을 알아본다.
■통풍 환자 증가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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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동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지혜 과장이 통풍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2016년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7, 8월에 가장 많았다. 이처럼 여름철에 발병하기 쉬운 통풍은 체내 대사과정의 산물인 요산이 과다 축적돼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요산은 음식을 통해 섭취되거나 체내에서 합성된 ‘퓨린’이라는 물질이 대사과정을 거쳐 전환된 것이다. 3분의 2 정도는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된다. 하지만 과다한 요산은 결정 상태로 몸속을 떠돌다가 관절이나 인대에 들어가는데 우리의 인체는 이것을 해로운 물질로 인식하고 면역기관에서 요산 결정을 공격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관절이 붓고 통증이 생긴다. 지난해 통풍 환자는 46만2000여 명으로 진료 인원의 92%가 남성이었다. 남성이 육류와 술을 즐기는 경향이 있고 콩팥에서 요산을 제거하는 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기 때문이다. 여성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요산 수치를 떨어뜨려 폐경 전에는 남성에 비해 잘 생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산 수치가 높다고 모두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자연적 경과에 따라 무증상 고요산혈증, 급성 통풍성 관절염, 간헐기 통풍, 만성 결정성 통풍 등 4단계로 나눌 수 있다. ‘무증상 고요산혈증’은 혈중의 요산 농도가 증가하였으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다.
통풍의 원인은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과 함께 지나친 음주와 서구화된 식습관, 스트레스 등이다. 또한 폐경, 고열, 관절의 외상, 신장병과 더불어 유전적인 요인도 통풍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드물지만 과로, 과식, 급격한 체중 감량, 심한 운동 등도 혈중 요산 농도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
통풍의 주요 증상은 바람만 스쳐도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것이다. ‘급성 통풍성 관절염’의 경우 엄지발가락 등 각종 관절이 갑자기 붉게 부어오르면서 통증을 느끼는데 방치하면 증상이 없는 ‘간헐기 통풍’ 시기를 지나 ‘만성 결절성 통풍’의 단계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이 되면 심하지 않은 통증이 지속해서 나타나며, 요산 결정체에 의해 형성된 결절이 신체에 나타나게 된다.
통풍은 대부분 엄지발가락 관절에서 발생하지만 무릎, 발목 등에서도 생길 수 있다. 증상이 거듭되면 상지(손가락, 손목, 어깨 등) 관절에도 급성 발작이 오고 통풍결절은 관절뿐만 아니라 피부와 같은 연부조직, 장기에도 침착할 수 있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해야
통풍 치료에는 약물요법과 식이요법을 병행한다. 급성의 경우 보통 소염진통제로 알려진 비스테로이드계 소염제와 부신피질 호르몬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통풍에 의한 관절염이 자주 생기지 않거나 혈중 요산이 아주 높지 않은 사람들에게 되도록 약을 쓰지 않고 체중 조절, 절주, 과식 자제, 적절한 식이요법 등으로 증상을 조절한다.
하지만 만성 결절성 통풍 단계에 접어들면 장기간 요산저해제를 복용해야 한다. 결절에 의한 관절의 손상과 변형이 발생하고 관절 외 증상으로 신장병, 고혈압, 동맥경화,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등의 대사증후군이 동반되고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2016년 발표된 국내 연구에서는 통풍 환자의 50.8%가 대사증후군을 동반한다고 보고됐다.
요산수치를 정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요산의 원료가 되는 ‘퓨린’이라는 물질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먹지 않도록 한다. 육류나 어패류 특히 맥주는 통풍 환자라면 반드시 피해야 한다. 반면 우유는 요산의 배설을 촉진해 관절에 축적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통풍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박지혜 과장은 “통풍은 술과 연관이 많다. 술을 먹게 되면 우리 몸 안에서 요산을 많이 만들고 소변으로 요산이 배설되는 것을 방해한다”며 “맥주와 함께 많이 먹는 치킨 등 튀긴 음식, 붉은 고기류, 고열량 음식 등에도 요산의 원료인 퓨린이 함유되어 있어 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