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변·구토물 통해 감염과 전파
- 물 많이 마시고 죽 먹으면 호전
경기도 시흥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최근 학생 50여 명이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이 의심돼 보건당국이 역학조사 진행 중이다. 대부분 식중독은 여름에만 발병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겨울철에도 장염의 일종인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동아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정동식 교수의 도움말로 가을·겨울철 식중독 원인균의 주범인 노로바이러스의 증상과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바이러스 전파는 2~4주간 지속
식중독 원인균으로는 여름에 흔한 세균(살모넬라, 황색포도알균, 콜레라 등)과 가을·겨울에 극성을 부리는 바이러스(노로, 로타, 장관 아네도 등)가 있다. 가을과 겨울에 생기는 식중독 원인균의 주범은 노로바이러스다. 1968년 미국 오하이오주의 도시 노워크(Norwalk)의 이름을 따서 노워크 바이러스라고 불리다가 이후 전 세계 여러 곳에서 유사한 바이러스들이 발견되면서 다른 이름으로 불렸다. 2002년에 정식으로 ‘노워크 바이러스 비슷한 바이러스’라는 뜻으로 노로바이러스라는 이름을 얻었다.
노로바이러스는 27~40㎚(나노미터=10억분의1m) 크기로 급성 장염을 일으킨다. 상온 60도에서 30분간 가열해도 감염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영하 20도에서도 죽지 않고 냉동·냉장 상태에서 감염력을 수년간 유지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높다. 노로바이러스 10~100마리만 섭취해도 금방 감염된다. 주로 감염자의 분변이나 구토물에 의해 감염된다. 감염환자가 만진 수도꼭지, 문고리 등을 다른 사람이 손으로 접촉한 후 입을 만지거나 음식을 먹을 때 감염된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일 후 구토나 설사, 복통, 근육통, 두통, 권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감염된 어린이 중 30% 이상은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감염 후 1~3일 지속하다 회복된다. 고위험군은 4~6일간 지속된다. 바이러스 전파는 증상이 없어진 후 2~4주간 지속될 수 있으므로 환자나 주변인들은 주의해야 한다.
■굶지말고 죽·미음먹어야
노로바이러스는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절로 낫는다. 치료가 없어 물을 공급해 탈수를 막는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고령환자, 임산부, 당뇨환자,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의학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스포츠·이온 음료로 부족해진 수분을 보충하면 된다. 그 외 수분 섭취를 해줄 수 있는 음료를 마시면 되지만 과일주스나 탄산음료 같은 설탕이 많이 함유된 제품은 설탕으로 인해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권장하지 않는다. 탈수가 심하면 정맥주사로 수액을 공급하면 좋다. 심한 복통을 동반하고 38도 이상 고열이 48시간 이상 지속되고 혈변 등의 증상이 있으면 정맥주사로 수액을 공급해야 하므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설사를 하게 돼 굶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탈수가 심해질 수 있고 전해질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죽이나 미음 등 자극적이지 않는 음식을 보리차나 이온음료와 함께 먹도록 한다.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깨끗이 씻고 여러사람과 함께 비누를 쓰는 것보다 액체용 비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소독제를 사용한다면 1000PPM이상의 염소계 소독제가 권장된다.
굴 등 수산물을 되도록 익혀 먹고 지하수는 반드시 끓여 마셔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열내성이 있어 62도 이상, 잠시 끓여서는 소멸되지 않으므로 노로바이러스 감염우려가 있는 조개류와 같은 식품은 85~90도로 90초 이상 가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토나 설사 등이 생긴 사람은 식품 조리에서 배제하고 증상이 회복된 후에도 최소 1주일 이상은 조리에 참여하지 말아야 한다. 환자는 가족과 떨어져 다른 방에서 혼자 지내는 것이 좋다. 손 닦는 수건도 가족이 각자 따라 사용해야 한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나 우유병은 자주 삶아 살균해야 한다.
정 교수는 “겨울철에도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이 자주 발생하므로 예방이 필수적”이라며 “음식 조리 전, 수유하기 전, 배변 후, 외출을 한 후에는 반드시 30초 이상 깨끗이 손을 씻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정 기자 e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