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influenza virus) 감염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그 명칭 때문에 ‘독한’ 감기로 오해받고는 하지만, 감기와 독감은 원인과 증상이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따라서 의례 감기처럼 좀 앓고 지나갈 것이라 방심해서는 안 된다. 독감은 면역이 약한 소아나 노인에게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할 수도 있고, 폐렴 등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독감은 전형적으로 38~40℃의 고열과 함께 인후통, 마른기침을 동반한다. 환자에 따라 두통, 근육통, 피로감, 전신쇠약감 등의 전신증상이 있을 수 있다. 콧물, 코 막힘, 구토, 복통,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은 보통 5~9일 정도 지속되는데 환자로서는 꽤 고통스러운 시간이다. 따라서 겨울철 위와 같은 증상이 있는 경우 의사의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
인플루엔자는 A형, B형이 사람에게 집단 감염을 일으키는데, A형의 증상이 좀 더 심한 편이다. A형은 바이러스 표면의 H항원과 N항원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모든 항원에 대해 예방접종을 맞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매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전 세계 144개 국가의 인플루엔자 센터로부터 정보를 취합해 그 해에 유행할 인플루엔자를 결정해 공표한다. 거기에 맞춰 백신을 대량생산해 접종하는 식이다. 따라서 WHO의 예측을 빗나간 아형의 인플루엔자나, 신종변이가 발생할 경우 예방접종에도 불구하고 독감 대유행이 발생할 수도 있다.
독감 예방접종은 3가 백신, 4가 백신 두 종류가 있다. 3가 백신은 A형 2종류, B형 1종류의 바이러스 항원을 갖고 있고, 4가 백신은 여기에 B형 항원 1가지가 추가 되어 있다. 따라서 쉽게 생각해보아도 한 종류라도 더 면역력을 가질 수 있는 4가 백신이 우월해 보인다. 그러나 예방효과 및 비용 대비 효과 차원에서 아직까진 큰 차이는 없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4가 백신이나 강화된 3가 백신이 권장될 것으로 보인다.
3가 백신은 국가예방접종사업 대상자(만 65세 이상 어르신, 생후 6개월~12세 어린이, 임신부)의 경우에는 무료로 맞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4가 백신은 좀 더 비싸고 전액 본인부담으로 맞아야 해 비용 부담이 따른다.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반드시 4가가 더 낫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어떤 백신이 더 좋을지는 의사와 상의하여 결정하면 된다.
보통 독감 예방접종은 10월 말~11월 초를 적절한 시기로 본다. 접종을 하면 2주 이후에 면역효과가 나타나 6개월 정도 지속되는데, 이 시기에 접종을 하면 독감이 유행하는 다음 달부터 이듬해 4월까지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아 보호자들로부터 예방접종 시기를 놓쳤는데 뒤늦게라도 접종하는 것이 낫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가능한 한 빨리 예방접종을 맞는다면 남은 유행기간 동안 예방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예방접종 이후에는 30분간 병원에 머물며 알레르기 반응이나 다른 이상 반응이 없는지 살피고, 당일은 무리하지 않고 푹 쉬는 것이 좋다. 주사 부위에 발갛게 부어 오르는 발적이나 통증이 하루 정도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통증이 점점 심해진다거나 발열, 오한 등이 동반된다면 의사의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
독감은 감염된 환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로 인해 전파된다. 따라서 환자는 회복될 때까지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불가피하다면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기침할 때 옷소매나 휴지 등으로 입과 코를 가리자. 기침 에티켓은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는 소중한 습관이므로 어릴때부터 익혀야 한다. 또한 환자가 아니어도 30초간 비누로 손 씻기는 좋은 예방법이다. 독감에 걸렸을 때는 되도록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고 치료약을 복용하며 쉬거나, 입원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소아의 경우 결석이 인정되는 법정전염병이므로 무리해서 등교나 등원을 시키기보다 충분히 쉬게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독감이란 불청객은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예방접종과 개인위생 관리로 철저히 대비해야 하겠다.
정훈 미래어린이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