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역체계 이상, 염증으로 생겨
- 손가락·손목 부위 등엔 관절통
- 엉치뼈엔 강직성척추염 유발
- 피검사·MRI 등으로 종합 진단
- 약물·물리 치료… 심하면 수술
관절에 통증을 느끼고 심하면 강직·변형되는 류마티스 질환은 진단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수명까지 단축하는 무서운 병이다. 류마티스관절염과 강직성척추염이 대표적인 류마티스 질환이다. 하지만 다른 질환으로 오해해 많은 환자가 적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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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승근 교수가 환자에게 대표적인 류마티스 질환인 강직성척추염 증상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대병원 제공 |
대한류마티스학회가 2016년 전국 19개 대학병원에 내원한 환자 11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류마티스관절염은 평균적으로 환자가 병명을 아는 데까지 2년(23.27개월)이 걸리며, 10명 중 3명은 진단에 1년 이상이 소요됐다. 특히 강직성척추염은 진단 지연이 39.9개월로, 류마티스관절염보다 1년 이상 더 늦었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이달 한 달간 전국 병원에서 ‘골드링 캠페인’ 일환으로 류마티스관절염과 강직성척추염에 대한 건강강좌를 개최한다. 류마티스 질환 바로 알기 취지의 공공 캠페인으로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 류마티스 질환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 누구라도 참여 가능하다. 부산 강연은 오는 31일 오후 1시 부산대병원에서 개최된다. 강사로 나설 부산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승근 교수의 도움말로 류마티스 질환의 증상과 치료법을 살펴봤다.
■‘나쁜 액’이 관절에 흘러 들어 발병
류마티스 질환의 ‘류마(Rheuma)’는 라틴어로 ‘흐르는(액성) 물질’을 의미한다. 나쁜 류마가 흘러내려서 관절에 자리를 잡으면 그 자리에 질병, 즉 관절염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류마티스 질환은 관절염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을 총칭한다. 현재까지 관절염 종류는 약 100여 개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면역체계 이상에 따른 염증 반응으로 발생한다. 류마티스관절염, 강직성척추염, 전신 홍반 루푸스, 베쳇병, 통풍 등이 류마티스 질환이다.
종류가 워낙 다양해 질환에 따라 원인이 다르고 치료법도 상이하다.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간 만성적으로 진행되고, 이 과정에서 관절·근골격계 통증은 물론 다양한 질환을 동반한다. 류마티스 질환 치료는 약물을 기본으로 물리·운동요법을 시행하며, 심하면 수술이 필요하다. 비스테로이드 항염제와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면역억제제가 류마티스 질환의 주 치료제다. 하지만 최근 세포분자생물학과 유전공학의 발달로 면역체계 이상이나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만을 직접 공격하는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가 개발돼 류마티스 질환의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
■손발 침범하는 류마티스관절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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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손 엑스레이 사진. 손목 관절이 파괴(원 안)되고, 엄지손가락 관절이 탈골(화살표)됐다. |
손과 발의 작은 관절을 침범하는 만성 관절염이다. 전 인구의 약 1%가 류마티스관절염을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관절을 많이 사용하는 중년 및 노년 여성에게 주로 발병하지만 남성의 발병 빈도도 낮지 않다. 대부분 서서히 발병하며 손가락이나 손목 관절통이 흔한 증상이다. 4개 이상 관절을 침범하는 다발관절염 형태로 발생하기도 하나 흉추·요추는 침범하지 않아 류마티스관절염 자체로는 요통이 발생하지 않는다.
관절염 증상 여부와 류마티스 인자, 항CCP항체 혈액검사로 진단한다. 다른 관절염과 달리 류마티스관절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관절 파괴와 변형이 일어난다. 치료 때 메토트렉세이트 레플루노마이드 설파살라진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 항류마티스약제를 투여한다. 이와 같은 약물치료로 효과가 없다면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한다.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제는 여러 부작용을 유발하므로 환자 개인의 상태에 따라 신중하게 처방받는 것이 중요하다. 골다공증, 심장 질환, 폐 질환, 악성종양이 동반될 가능성도 있어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
■척추까지 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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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직성척추염 환자의 엑스레이 사진. 척추가 강직에 의해 대나무처럼 뻣뻣해졌고(왼쪽 화살표 부분), 뼈 인대 골극(돌출·오른쪽 화살표 부분) 현상이 나타난다. |
강직성척추염은 척추나 엉치뼈 관절에 염증이 발생하고, 점차 척추 마디가 굳어지는 만성 척추관절병이다. 주로 20~30대 젊은 남성에게서 많이 발병한다. 환자 90% 이상이 ‘HLA-B27’이라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흔하다. HLA-B27을 가진 강직성척추염 환자는 자녀의 50%가 이 유전자를 가지고, 이로 인해 20~30%는 강직성척추염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허리 통증이 주 증상이지만 척추관협착증이나 허리가 삐는 것과 달리 강직성척추염은 주로 아침과 새벽에 허리 통증과 뻣뻣함이 심해 자다가 아파서 깰 때가 많고, 주로 운동을 하고 나면 호전된다. HLA-B27 유전자 검사와 엑스레이, MRI를 종합해 진단한다.
적절한 치료와 관리만이 척추 강직·변형을 막는다. 금연 운동 재활치료가 기본이고, 허리 통증은 일차적으로 비스테로이드 항염제를 사용한다. 팔·다리 관절염은 비스테로이드 항염제, 설파살라진,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투여한다. 약물치료로도 부족하다면 생물학적 제제인 항TNF제 또는 인터루킨-17 억제제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런 생물학적 제제는 허리 통증을 줄이는 효과는 우수하지만 척추강직을 완벽히 예방하지는 못한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