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펫 칼럼] 건물더미에 깔려 죽어가는 길냥이들

- 온천냥이구조센터 개소에 부쳐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8-15 19:02:58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포크레인 아래에서 사라져버린 집을 뒤로 한 채 앉아있는 길고양이의 모습이 찍힌 사진을 보면서 많은 생각에 잠긴다. 지붕을 거둬내 버린 주택 집 담벼락에 기대어 있는 어미와 새끼고양이. 주인이 버리고 간 듯해 보이는 고양이는 집 마당에 앉아 그저 주인을 그리워하는 듯한 눈빛으로 대문 사이로 쳐다보기만 한다.

바로 철거촌 즉, 재개발 철거지역에서 살아가는 길고양이들의 모습이다. 사람과 함께 삶의 터를 옮겨갈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라 살던 곳을 쉽게 떠나지를 않는다고 한다. 무차별적으로 뜯겨나가는 건물더미에 깔려 죽어가는 어미고양이와 새끼고양이를 눈앞에서 목격한 어떤 캣맘은 금세 눈물과 함께 땅바닥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나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 부산 동래구 소재 온천4주택 재개발지역에서 ‘온천냥이 구하기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는 소식이다. 부산 최초 민관협치로 이뤄지는 철거지역 내 길고양이 구조 사업이다. 모든 길고양이 관련 사업은 민간단체로만 감당할 수 없다. 주요 사업인 TNR사업(Trap-Neuter-Return의 줄임말로 고양이를 잡아 중성화 수술을 한 뒤 다시 살던 지역으로 방사하는 행위)만 하더라도 관할 기초단체에서의 지원이 이뤄져야 가능하다. 다시 말해 길고양이 보호 활동은 결국 민관이 협력해야 하는 동물정책인 것이다. 그러나 길고양이 보호 활동을 하는 캣맘 캣대디 입장에서 보자면 일반 시민뿐 아니라 정책 실현에 앞장서야 할 공무원부터 동물보호법을 올바로 이해·적용하고, 관련 정책을 실현해 나가기 위해 좀 더 능동적으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온천냥이 구하기’ 프로젝트는 다행히 관할 기초단체(동래구와 동래구의회)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줘 민관협치 프로젝트가 가능하게 된 사례다.

이에 재개발정비조합도 협조했다. 빈집에 구조케어센터를 운영해 어미젖을 먹어야 하는 아기고양이, 치료가 필요한 다치고 아픈 고양이를 구분해 보호하는 등 세부적인 구조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이런 민관협치가 더욱더 활발해진다면 절망적인 재개발 철거지역에서의 길고양이 보호를 위한 좋은 활동 사례를 남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길고양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인식 개선도 잘 이뤄지리라 생각한다.

관심은 우리의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변화시킨다. 필자 또한 길고양이를 알게 된 지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난 ‘용팔이’를 통해 길고양이에 관한 이해와 작은 배려를 할 수 있게 됐다. 길고양이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같은 아파트 옆 동에 살아도 알 수 없었던 이웃을 캣대디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되고, 소통하게 된 것이다.

가까운 일본은 고양이를 복을 부르는 동물로 생각한다. 곳곳에서 ‘마네키네코’(팔을 흔드는 고양이 인형)를 많이 볼 수 있다. 또한 길고양이가 아닌 ‘지역 고양이’,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고양이로 인식한다. 그래서 주민이 함께 급식과 관리를 해나간다. 일본의 이런 태도는 정말 부러울 수밖에 없다. 말레이시아에서는 고양이를 또 하나의 가족이라고 칭하고, 심지어 ‘쿠칭’이라는 도시명은 원주민어로 고양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 밖에 베트남 태국 등에서는 고양이를 지혜의 동물로 인식하며, 십이지에 토끼 대신 고양이가 들어가 있다고 한다. 이처럼 여러 나라에서 길고양이는 적어도 길에서 태어나 길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이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길고양이에 대한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다. 쓰레기 봉지나 뜯는 혐오스러운 동물로 인식하거나 학대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아직은 동물복지를 이야기하기엔 부끄러움을 감출 수가 없다.

이 시간에도 전국의 재개발 철거지역에서 아무런 보호도 없이 무작정 내려앉는 건물더미에 깔려 죽거나 다쳐 울고 있는 길고양이의 모습이 어쩌면 지금 한국 동물복지의 현실이 아닌가 싶다. 간디는 ‘그 나라의 위대성과 도덕성은 동물을 다루는 태도로 알 수 있다’고 했다. 길고양이를 향한 관심과 인식 개선, 생명 존중과 동물에 대한 작은 배려를 통해 우리 사회 속에서 동물과 함께 공존하는 동물문화가 형성되기를 바라본다.

최정우 동물문화네트워크 ‘캣통’ 대표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아파트 두 채 합한 가격, 6억(공시지가) 넘으면 종부세 대상될 듯
  2. 2오늘의 운세- 2020년 7월 9일(음력 5월 19일)
  3. 3부산시, 백양터널 행정소송 승소…혈세 300억 절약
  4. 4합천댐 물 끌어오나…정부, 부산 식수 대책 이르면 내달 발표
  5. 5 경남 산청 대원사계곡길
  6. 6대학으로 어촌으로…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혁신 전도사’로 PK 광폭행보
  7. 7서울 아파트 후폭풍…박민식·유재중·이진복 “출마 땐 처분”
  8. 8하늘 맞닿은 초원서 동해가 한눈에…강원도 ‘당일치기’ 가볼까
  9. 9부산형 ‘따뜻한 O2O’ 현대차도 힘 보탠다
  10. 10오동통 낙지, 뽀얀 전복…통영바다서 건져낸 해물 한상
  1. 1윤석열 “수사지휘 존중…독립수사본부 꾸리겠다”
  2. 2노영민 “7월 내 반포아파트 처분 … 국민 눈높이 미치지 못해 송구”
  3. 3남보다 못한 우리편…시의회 의장선거 여당 반란표가 11표
  4. 4서울 아파트 후폭풍…박민식·유재중·이진복 “출마 땐 처분”
  5. 5정세균 “한 채 남기고 다 팔아라”…당·정·청 고위직에 부동산 ‘역풍’
  6. 6정부, 내달 낙동강 물 공급 계획안 발표
  7. 7내년 부산 시장 선거에 '서울 아파트' 쟁점 점화
  8. 8부울경신공항 침묵 정치권에 불만
  9. 9국토위 PK 여당 0명 야당 4명…관문공항 제대로 챙길까
  10. 10예결위 부산의원 3명…내년 국비 기대반 우려반
  1. 1주가지수- 2020년 7월 8일
  2. 2 한국신발디자인공모전 개최
  3. 3 올뉴 아반떼 N라인 렌더링 공개
  4. 4 넥센타이어 우수 품질업체 선정
  5. 5금융·증시 동향
  6. 6트럭부터 경차까지…‘차박(차+숙박)’ 열풍에 캠핑카 쏟아진다
  7. 7 황금알이라던 BIFC(부산국제금융센터) 상가…카페만 북적, 곳곳 '임대·매매'나붙어
  8. 8항공업계 재편 ‘난기류’…제2 한진해운 사태 우려
  9. 9화물차 캠핑카로 개조해도 화물 운송기능 그대로 유지
  10. 10 서브원
  1. 1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 63명…해외유입 3개월여 만에 최다
  2. 2부산 코로나19 신규 확진 ‘0’…러 선원 7명 완치
  3. 3오늘내일 내륙 곳곳에 소나기…모레 전국 확대
  4. 4WHO, 코로나19 공기감염 가능성 새로운 증거로 인정
  5. 5코로나19로 전국 480개 학교 등교 수업 중단…전날 대비 6곳↑
  6. 6거제 코로나19 확진자 2명 추가. 카자흐스탄 30대 40대 남성
  7. 7타워크레인 고공농성 벌인 50대, 9시간 만에 내려와
  8. 8‘손석희 공갈미수’혐의 김웅, 1심서 징역 6개월
  9. 9여름밤 해운대 해수욕장서 치맥 못 먹는다
  10. 10진주 화학제품 공장서 질산 용액 누출 … 인명 피해 없어
  1. 1이강인 ‘2호 골’ 드디어 터졌다 … 발렌시아 구한 감아 차기
  2. 2'야구로 하나되자' 롯데, 2차 응원 전한다
  3. 3부산 이동준, K리그1 10라운드 MVP 선정
  4. 4손흥민 박지성 홍명보 이영표, AFC 팬투표 월드컵 베스트 11
  5. 5286일 만에 터진 이강인 ‘극장골’
  6. 6불펜 악몽 ‘롯데시네마’ 또 돌아왔다
  7. 7류현진, 마스크 쓰고 캐치볼 훈련
  8. 8토트넘 VS 에버튼 선발 라인업 공개...‘손흥민 출격’
  9. 9“첫 대회부터 메이저급…부산오픈 지역 자긍심 높일 것”
  10. 10연장 12회 말 끝내기 역전포 허용... 롯데, 다잡은 경기 또 놓쳤다
우리은행
부산 수제맥주 탐방
쓰리몽키즈
도심 산책 여행
부산 남구 ‘평화투어’
강병령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꾸준한 침치료, 목 디스크 증상 호전에 도움
류마티스 관절염의 한방치료
김용희 수의사의 반려동물 돌보기 [전체보기]
자가진료는 불법…보호자가 주사·약물 취급하면 처벌
동물병원 스트레스 받는 반려동물…내원 전·후 간식으로 보상해주세요
김형철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소아변비, 체질에 맞게끔 음식 조절해주면 호전
산후 한약복용, 모유수유 돕고 산후풍 예방 가능
심재원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살 찔때 키 성장 멈춰…‘집콕’ 아이 홈트 활용 운동을
아이 면역력, 성장호르몬에 영향…체온 관리하고 꾸준한 운동 필수
윤경석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산후풍 이기려면 출산 초 찬바람·활동 자제해야
풍·한·습·열 원인 따라 다른 관절염
이수칠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골다공증, 생명력 살리는 현대 한의치료로
감염병치료, 한의학 적극 활용해야
조병제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코로나 이기려면 끓여먹고 단백질 섭취
갱년기 극복에 운동·단백질 섭취 도움
진료실에서 [전체보기]
참다 참다 병원 오면 ‘만성치열’…미리 내원하세요
조기·국소 진행형 폐암, 수술 후 항암치료 권장
최수정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체질 따라 육식이 비만 부를 수도…내게 맞는 식단 찾아야 감량 도움
펫 칼럼 [전체보기]
버려진 짠음식 먹는 길고양이…사료줄때 물 꼭 주세요
하한출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집콕으로 찐 살, 볶은 무씨가루로 다이어트 하세요
체질별 섭생법으로 면역력 키워야
현직 의사가 들려주는 우리 몸의 신비 [전체보기]
현직 의사가 들려주는 우리 몸의 신비- 류마티스 관절염 3편
현직 의사가 들려주는 우리 몸의 신비- 류마티스 관절염 2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