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흡연량 많고 흡연기간 길면
- 니코틴 대체제에도 금단현상
- 전문의와 체계적 상담하고
- 바레니클린 등 약물 병행해야

- 전국 17곳에 금연지원센터
- 찾아가는 교육·금연캠프 등
- 의지만으로 어려운 치료 도와

새해 계획 중 빠지지 않는 목표가 금연이다. 하지만 자신 있게 금연을 선언했다 얼마 못 가 담배를 다시 찾는 ‘작심삼일’ 흡연자가 많다.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하는 확률은 고작 3~4%에 불과하다는 조사도 있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부산금연지원센터 이승훈(부산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찾아가는금연지원서비스팀장과 효과적 금연 방법에 대해 일문일답을 나눴다.
-어떤 유형이 금연 성공률이 높나.

▶흡연량이 적고 흡연 기간이 짧을수록 잘 성공한다. 금연 동기는 확실한데 금단 증상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경우도 목적을 잘 이룬다. 또한 금연 지지집단을 잘 형성한 사람이나 중증 질병을 진단받으면서 금연을 결심한 환자의 성공률이 높다.

-병원 금연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보건복지부가 부산대병원 내 운영 중인 부산금연지원센터에서 이승훈 교수가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폐를 비교한 모형을 흡연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외래진료를 원한다면 먼저 건강보험공단에서 금연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검색한 뒤 방문한다. 흡연과 관련한 기본 정보조사를 마치고, 의사 진료 후 필요 여부에 따라 상담과 니코틴 보조제 또는 약물을 처방받는다. 금연치료를 목적으로 한 입원치료도 가능하다. 부산금연지원센터가 진행하는 4박5일 전문치료형 금연캠프에 참여하면 약물치료뿐만 아니라 흡연과 관련된 질병 검진, 집단 상담 및 개인 심리상담을 6개월 동안 지속해서 받을 수 있다.

-병원치료 성공률은 어느 정도인가.

▶외국 근거를 보면 적절한 금연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할 경우 30% 전후의 ‘6개월 금연 성공률’을 보인다.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담이나 행동요법을 배제한 단독 약물치료는 효과가 낮다. 당뇨병이나 폐렴 치료처럼 약물 효과로만 금연을 시도한다면 상담만 진행하는 것보다 더 낮은 성공률을 보이고, 약물치료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만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한 경우 상담만 제공한 때보다 2, 3배 높은 성공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절한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부산금연지원센터의 ‘입원환자 금연서비스’는 50% 가량의 6개월 성공률을, ‘4박 5일 전문치료형 금연캠프’는 60~70%의 6개월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입원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중증 흡연자를 대상으로 하며 약물치료와 병행한다. 먼저 폐CT 등 검진을 하고, 전문의 진료를 거쳐 결과를 확인하고, 추후 관리를 안내받는다. 입원 기간에 전문가가 맞춤형 금연 전략을 수립해준다. 금연 후 금단 증상이 가장 강하고 약물 부작용을 많이 경험할 시기에 입원하면 금연이 가장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할 수 있다. 퇴원 후에는 6개월간 정기적으로 센터를 방문해 개별 심리상담을 지속, 금연 성공을 유도한다.

-약물치료가 효과적이라지만 약물에 대한 거부감도 큰 게 사실이다.

▶먼저 약을 처방하는 의사와 약사에게 약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들어야 한다. 부작용 증상, 정확한 복용법을 미리 숙지한 대부분의 환자는 부작용을 경험하지 않거나 잘 적응한다. 금연약으로 많이 처방되는 바레니클린(제품명 챔픽스)은 심한 오심이나 속쓰림을 경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식후 복용해야 한다. 경미한 두통은 진통제 복용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생생한 꿈을 꾸는 것은 일반적인 부작용이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심한 두통이나 불면, 우울감 악화, 기분 변화, 이상행동 등 증상이 계속되면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의사와 상의하도록 한다.

-니코틴 껌, 패치와 같은 금연보조제와 금연치료 약물의 차이점은.

▶니코틴 껌, 패치 같은 니코틴 대체제 혹은 보조제는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일정량의 니코틴을 점막으로 공급해주는 제품이다. 패치는 피부를 통해 혈중 니코틴 농도를 일정하게 높여줘 니코틴 농도 감소로 인한 금단 증상을 예방하는 방식이다. 껌이나 사탕은 구강 점막을 통해 단시간 내 니코틴을 흡수시켜 혈중 니코틴 농도를 높여 금단증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흡연량이 많고 흡연기간이 길며, 니코틴 대체제로도 심한 금단증상을 느낀 사람은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약물을 종류별로 보면 바레니클린은 도파민 등 흡연 때 분비되는 뇌내 신경전달물질을 일정량만큼 지속해서 분비하게 해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금단증상을 적게 느끼도록 도와준다. 부프로피온은 항우울제로 개발됐던 약으로, 우울감 불안감 같은 금단증상이나 흡연야기 증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금연 실패를 거듭한 사람 또는 금연을 원하는 흡연자에게 조언한다면.

▶금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이지만, 의지만으로는 담배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높은 중독성을 가지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고통스럽지 않게 금연을 시작하길 바란다. 금연 전문가로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상담사, 심리사, 간호사 및 의사가 있다. 흡연자의 금연 동기를 강화하고 금단증상 관리를 도와주며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약물치료 및 부작용 관리 등을 해준다. 외래진료로 금연치료를 했으나 반복적으로 실패했다면 입원치료가 효과적이다.

※ 금연지원센터란

국민의 효율적 금연 치료를 위해 보건복지부는 전국 17개 지역에 금연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부산금연지원센터는 부산대병원 내 있으며, 2015년부터 가동 중이다.

부산금연지원센터는 지역 맞춤형 금연서비스를 제공해 부산시민의 금연 성공을 유도하는 활동을 한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장애인, 청소년, 여성, 소규모 직장 종사자 등 금연 소외 계층을 대상으로 직접 현장에 찾아가 금연 지원 및 흡연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찾아가는 금연지원서비스’와 중증·고도흡연자를 대상으로 4박5일간 전문 금연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금연캠프’ 등이 있다.

이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