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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재가노인 안전 119 사업 <상> 무방비로 노출된 위험 환경

“30㎝ 문턱도 두렵다” 노인 75%가 낙상 우려

  • 국제신문
  • 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
  •  |  입력 : 2018-12-11 19:03:14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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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재가노인복지협회가 ‘재가노인 생활안전 119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크게 지역 재가노인들의 주거환경 및 안전사고에 대한 실태조사와 이를 바탕으로 한 주거환경 위험 요소 개선 등 두 가지로 나눠 진행된다. 부산재가노인복지협회 48개 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 소속의 재가노인 3600여 명이 대상이다. 재가노인은 집에서 지내지만 거동이 불편하고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노인을 일컫는다. 재가노인 생활안전 119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을 2회에 걸쳐 게재한다.


- 재가노인복지협회 928명 조사
- 33% “주거공간 안전물품 전무”
- 그중 절반 “경제적 여유 없어서”
- 집안서 낙상경험 32%가 ‘방안’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에 사는 손모(70)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하지만 집 현관문의 문턱 높이가 30㎝나 돼 항상 불안하다. 실제로 문턱에 걸려 넘어져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화장실도 ‘푸세식’인데다 그나마 낡아 이용할 때마다 넘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부산 재가노인들이 살고 있는 집의 내·외부 환경이 열악하고, 안전 시설이나 장비도 없어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조사 대상 재가노인의 집앞 위험한 계단. 부산재가노인복지협회 제공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수리는 쉬운 일이 아니다. 부산재가노인복지협회가 최근 실시한 심층면접을 통해 드러난 내용이다. 담당 사회복지사는 “손 할머니가 안전사고 발생 시 대처방법에 대한 인지가 낮고, 판단력도 떨어진다”는 의견을 내놨다.

부산지역 재가노인들의 주거환경이나 안전사고 실태는 예상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대상 재가노인의 3명 중 1명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주거공간에 안전물품을 전혀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4명 중 3명은 낙상 위험으로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재가노인복지협회는 동아대 선우덕(건강관리학과) 교수와 동의대 이민홍(사회복지학과) 교수에 의뢰해 ‘부산지역 재가노인의 주거환경 및 안전사고에 대한 실재 연구조사’를 실시했다. 재가노인 928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통해 조사했으며, 조사 대상자는 체계적으로 표집(신뢰수준 95%에 표집오차는 +3%)했다. 이 가운데 94명은 심층면접을 실시했다. 이번 조사 결과 부산의 재가노인은 여성(70.4%), 70·80대(86.4%), 평균 연령 79.19세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홀몸노인과 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 비율이 나란히 83.2%였다. 주거환경을 보면 일반주택(33.0%) 및 다세대주택(34.4%) 거주 노인이 67.4%였고, 56.8%가 1층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 및 지상 2층 이상에 거주하는 경우는 이동 방법으로 59.7%가 계단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주거형태는 월세가 56.5%로 가장 많았고, 현재 집 거주 기간은 4년 이하가 30.7%였다. 주거공간의 면적은 10~19평이 58.5%를 차지했고, 9평 이하는 34.7%, 20~29평이 5.4%, 30평 이상 1.4%였다.

현재 살고 있는 주거공간의 안전 물품 구비 비율을 보면 ▷화장실 손잡이 10.9% ▷복도 손잡이 7.2% ▷욕조 손잡이 7.2% ▷미끄럼 방지 바닥 재료 7.3% ▷문턱 없앰 2.4% ▷직각모서리 없앰(고무장치 등) 0.8% 등으로 낮은 구비율을 보였다. 반면 가스밸브 차단기는 34.8%, 화재경보기 34.5%, 소화기 34.3%로 비교적 높은 구비율을 나타냈다. 안전 물품에 해당되는 것이 전혀 없다고 응답한 노인은 32.5%였다.

   
높은 현관 문턱(위 사진), 낡고 불편한 부엌.
주거공간 안전 물품 구비가 어려운 이유(복수 응답)는 조사 대상 노인의 절반인 50.5%가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안전 물품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노인은 47.8%였으며, 구매 방법 등 정보가 부족해 안전 물품을 구입하지 못한다는 응답은 42.4%였다.

지난 1년간 집안에서 넘어진(낙상)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조사 대상 노인의 25.6%가 그렇다고 답했다. 낙상 경험이 있는 노인의 평균 낙상 횟수는 2.03회였으며 1회가 50.0%로 가장 많았다. 평소 낙상에 대한 두려움이 있느냐고 묻자 75.6%의 노인이 ‘많이 두려워하고 있다’(36.5%)거나 ‘약간 두려워하고 있다’(39.1%)고 했다.

낙상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재가노인의 넘어진 장소에 대한 조사(복수 응답) 결과 방안이라는 응답이 32.3%로 가장 많았고, 현관문이나 방문 문턱 28.8%, 거실 12.4%, 화장실 변기 10.5%, 세면대 9.8% 등이 뒤를 이었다. 넘어진 이유는 균형 잃음이 37.2%로 가장 많았다. 집 밖 낙상 경험에 대해서는 37.5%의 노인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장소로는 집 주변 계단이 10.3%로 가장 많았고 차도와 분리된 인도가 9.7%였다.

주거지 주변 환경도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 주변이나 주로 다니는 길에 계단이 있느냐는 질문에 54.9%의 노인이 그렇다고 답했고, 조사 대상 노인의 63.0%는 계단의 바닥은 미끄럼 방지 시설이 없다고 답했다. 집 주변이나 주로 다니는 길에 표면이 고르지 않거나 경사가 져서 미끄러지기 쉬운 곳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45.1%가 그렇다고 했다.

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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