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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기업·대학이 나눔으로 하나된 ‘행복세상’

개금기찻길마을 ‘빅 이벤트’

  •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  |   입력 : 2018-10-23 19:19:29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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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 70대 이상 거주 개금3동
- 이날 5개 기업·기관이 봉사 참여
- 집 수리·염색·장수사진 촬영 등
- 주민맞춤형 사회공헌 모델 눈길

부산 부산진구 개금3동 8, 9, 10통 개금기찻길마을에서 4년 만에 ‘빅 이벤트’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서로 다른 업종에서 저마다의 자원을 가진 기관과 기업이 협업을 통해 마을과 동네 주민을 위한 잔치 형태로 봉사활동을 펼쳐 새로운 사회공헌 모델로 주목받았다.
   
지난 20일 부산 부산진구 개금3동 기찻길마을에서 열린 ‘빅 이벤트’에서 어르신이 장수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지난 20일 개금3동 어린이놀이터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이 진행됐다. 마을 한쪽에서는 주택 벽면 도색 작업이 한창이었고, 다른 쪽에서는 흰머리 염색을 하는 할머니와 자원봉사자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조용하던 마을에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개금3동 8, 9, 10통 주민은 등록상 1151명으로, 대부분이 70대 이상 어르신이다.

   
새치 염색과 벽면 도색 봉사 활동 모습.
‘부산기업복지넷’ 회원사로 구성된 이날 빅 이벤트 참여 기관·기업은 마을 정비 봉사활동부터 식사, 건강관리, 장수사진 촬영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했다. ‘부산기업복지넷’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부산지역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의 민간 네트워크’로 정기회의와 협력사업, 지역사회 간담회, 우수기업 방문 등을 통해 기업 간 사회공헌 정보를 공유하고 지역 내 사회공헌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현재 20개 기업과 2개 비영리 기관이 회원으로 활동 중인데, 이번 빅 이벤트에는 5곳이 참여했다. 사회공헌에 참여하는 기관 및 기업이 한날한시에 모여 협력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의 시너지를 도모하겠다는 취지이다.

먼저 한진중공업은 부산가톨릭대와 동의대 재학생 자원봉사자와 함께 마을 내 10가구의 노후 벽면을 도색하는 작업을 했다. 삼성전기는 임직원과 가족이 참여해 가정 내 안전매트 등을 설치하고, 창문에 단열 에어캡도 시공해 어르신들의 박수를 받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직원과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어르신에게 염색을, 삼진어묵은 행사 당일 간식 및 국수 나눔 봉사를 펼쳤다. 국민연금공단 부산지부도 생필품 지원과 벽면 도색 봉사에 힘을 보탰다.

이 밖에 부산사회공헌정보센터와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부산기업복지넷과 함께 봉사활동에 나섰다. 개금3동에서 마을 주민들과 함께 사회복지 사업을 진행 중인 사회복지법인 ‘우리마을’은 개금3동주민센터와 함께 이번 행사를 기획하면서 이날 범일5동 나눔국수 봉사단과 함께 국수 600그릇을 준비해 주민들의 점심 식사를 제공했다. 한가족요양병원도 주민 건강검진을, 마을 주민인 설진학 씨는 주민을 위한 무료 구두닦이 봉사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설 씨는 “부산의 기업과 자원봉사자들이 우리 마을을 위해 달려왔는데,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내가 잘하는 구두닦이로 힘을 보탰다”고 말했다.

이번 빅 이벤트는 협력과 함께 준비 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천편일률적인 사회공헌 활동에서 벗어나 주민에게 필요한 봉사를 위해 마을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 사전에 필요한 사항과 부분 등을 파악했다. 벽에 페인트칠을 해달라는 이야기부터 다가오는 겨울 추위에 대비한 창문 단열, 어르신들의 미끄럼 낙상 방지를 위한 안전 바와 안전매트 설치, 곳곳에 무단으로 버려지는 쓰레기 처리부터 흰머리 염색, 장수사진 촬영 등과 같은 요구사항을 수집해 기관 및 기업별 역할을 분담했다. 기업이나 기관 위주의 생색내기식 봉사활동에서 벗어나 주민이 원하고, 마을이 필요로 하는 생산적인 봉사활동을 해보자는 게 이날 ‘빅 이벤트’의 취지인 것이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기업 관계자는 “그동안 사회공헌이라는 명목으로 봉사활동을 진행할 때 기업의 역량이나 자원만 강조하는 측면이 적지 않아 뭔가 늘 아쉬웠다”며 “하지만 여러 기업과 기관이 함께 행사에 참여하니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면서 효과적인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업 및 기관 간 협력을 통한 사회공헌 활동은 지역의 복지 등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는다. 행사를 주관한 부산사회공헌정보센터 관계자는 “현장의 목소리와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활동이 진정한 사회공헌, 지역봉사”라며 “이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봉사 활동보다는 기업(기관)이 협력하고, 거기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기관(전문가)이 참여해 힘을 보태는 사회공헌 활동이 필요할 때”라고 설명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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