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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잠시만 늙어보시죠…여기 가면 노인의 고달픈 삶 체험한다

부산테크노파크 ‘해피시니어’

  • 국제신문
  •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  |  입력 : 2018-08-28 19:20:54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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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첫 고령친화용품 홍보관
- 모래주머니 등 특수장비 이용
- 80대의 몸 상태 경험 가능해
- 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 등
- 돌봄 서비스 교육의 장으로

“너의 젊음이 너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나의 늙음도 나의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영화 ‘은교’의 명대사다. 인간은 누구나 늙는다. 아니 늙어가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늙음과 노인을 이해하는 데 인색하다.
   
부산 금정구 스포원파크 1층 해피시니어의 고령친화용품 홍보체험관 내 주택 체험구역을 방문객들이 살펴보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만일 내가 늙는다면 어떨까. 왜 노인이 행동이 늦고, 자세가 바뀔 때마다 힘들어하는지, 그리고 ‘숟가락 들 힘이라도 있으면’이라는 표현이 왜 나왔는지를 생각하며 잠시나마 노인을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 부산에 있다.

■몸과 마음이 따로 “1m가 50m”

   
전동휠체어 탑승 체험 구역.
부산 금정구 스포원파크 1층 ‘해피시니어’. 재단법인 부산테크노파크 헬스케어기술단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가 부산시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고령친화용품 홍보체험관이다. 경륜장을 자주 찾았다 하더라도 여간의 눈썰미로는 발견하기 쉽지 않은 곳인데, 경륜장을 정면으로 바라봤을 때 오른쪽 최남단 모퉁이에 있다. 고령자는 물론 누구나 건강하고 편안한 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기구와 제품 등을 전시하고 이를 누구나 체험할 수 있는 이곳은 2007년 문을 연 전국 최초의 고령친화용품 홍보체험관이다.

해피시니어를 찾으면 80세 노인의 몸 상태로 변하게 하는 장비가 있다. 이른바 ‘고령자 유사 체험장비’인데, 직접 해보니 몸을 움직이기도 전에 벌써 천근만근이다. 모래주머니를 차고 노인의 굳은 관절을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팔과 다리에 딱딱한 보호대를 찼다. 이것도 모자라 등에는 특수 제작된 조끼를 입어 허리를 굽게 했는데, 두세 걸음이 50m는 걸은 것처럼 느껴질 만큼 힘들었다. 백내장 녹내장 등 노인의 안구 상태를 전달하기 위한 특수 안경까지는 착용하지 않았지만 정말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는 그 심정을 절절하게 이해했다.
해피시니어 관계자는 “주로 사회복지나 물리치료를 전공하는 대학생들과 간병서비스를 하는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들이 단체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령자 유사 체험을 하고 나면 이구동성으로 고령자를 어떻게 돌보고, 이해해야 할지가 온몸으로 와 닿더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침실 욕실 주방… 생활의 모든 것

해피시니어는 주로 고령자의 이동성과 활동성을 높이는 이동기기나 생활용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설립 목적이다. 동시에 수익률이 다소 떨어지는 고령자 이동기기나 생활용품 판매업체의 판로가 막혀 고령자들이 이를 구입·사용하기가 불편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업체의 판로가 되기도 한다. 실제 이곳은 ▷이동기기 ▷인지 재활 ▷주택 생활 등 10개의 다양한 체험 구역이 있다.

이 가운데 침실과 화장실, 주방 체험이 단연 인기였다. 높낮이 조절, 호출, 낙상 방지용 난간 및 바닥까지 하나로 제작된 침대부터 평소 사용하는 의자를 배변용으로 만든 특수 변기가 눈길을 끌었다. 고령자는 온돌 바닥보다 침대에서 생활하는 게 훨씬 편하다. 주방 식탁에 놓인 밥그릇에도 수저로 음식을 쉽게 뜰 수 있도록 깊게 파인 홈이 있었다. 특히 고령자 체험 복장을 하고 체험 구역을 찾으면 실제 노인의 생활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침실과 욕실, 주방 내에서의 생활도 힘들지만 공간과 공간을 오가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위험한지를 누구나 깨달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욕실화를 신고 벗는 간단한 일도 지지대나 손잡이가 없으면 불가능했다.

■한눈에 보는 고령친화용품

체험 구역의 반대편 공간에는 고령친화용품을 생산하는 우수기업 홍보구역이 있다. 현재 ㈜에프알티(착용가능한 로봇), 삼인정밀(고령친화 지팡이, 목욕의자, 이동변기, 안전 손잡이), ㈜맨엔텔(인지재활훈련 기기), 서동메디칼(안구건조증 치료기), ㈜디피코(전동스쿠터), 선월드코리아(마사지 기기), ㈜CNP(전자 확대경) 등 7개 기업의 부스가 있다. 이곳 외에도 부산에는 ‘작은 해피시니어’ 1, 2, 3호점이 있다. 가장 최근 해운대구 반송동 파랑새종합사회복지관에 ‘작은 해피시니어 3호점, 파랑새 나무그늘’이 문을 열었다. ‘작은 해피시니어’는 본부 격인 해피시니어의 축소판으로, 고령친화용품을 전시한다. 2호점은 개금종합사회복지관의 ‘개금 나무그늘’, 1호점은 백양종합사회복지관의 ‘백양 나무그늘’이다.

해피시니어는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문화가 있는 날’도 운영한다. 29일 오후에 열리는 ‘문화가 있는 날’에는 공예강좌가 마련됐다.

해피시니어 윤다혜 연구원은 “해피시니어는 누구나 편하게 사용하는 고령친화용품을 가까운 곳에서 보고, 만지고, 또 고령자 체험까지 할 수 있는 곳”이라며 “고령자가 아닌 세대가 고령자의 신체와 감각, 심리를 조금이라도 경험해 고령자들을 이해하고 보호하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해피시니어는 매주 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 개방된다. 단체 예약 및 문의는 전화 (051)634, 635-2090과 홈페이지(www.seniorpark.or.kr)로 하면 된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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