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의 친밀감 형성은 반려견과 함께 지내고 있는 사람의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고령 인구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인해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는 가구가 많아졌다. 혼자 거주하며 적막한 집안에서 고독감을 느끼는 사람, 소중한 인연과 이별한 뒤 쓸쓸한 시간을 보내온 사람, 대인관계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
많은 이가 반려견을 만나 함께 지내면서 삶의 활기를 되찾는 모습을 보게 된다. 반려인은 반려견에 대해 “항상 나를 반겨주고 나의 곁에 있어 주는 사랑스러운 존재”라고 말한다. 조건 없이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반려견과 정서적인 교감을 하는 것이다. 반려견과 교감을 나눌 때 사람과 반려견의 두뇌에서 옥시토신 분비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애착 현상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옥시토신은 사람과 반려견 간 친밀감을 더욱 돈독하게 하는 토대가 된다. 그리고 반려견을 돌봄으로써 나 또한 이 세상에 필요한 존재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는 자기 효능감을 높이고 자신감을 얻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이나 운동을 정기적으로 함으로써 신체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다만, 반려견과 함께 지내기로 결정하기 이전에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 둬야 할 중요한 사항이 있다. 그중 하나는 반려견의 보호자가 반려견을 돌보는 데 소홀히 하면 반려견에게 분리불안, 반복적인 행동, 지나친 공격성 같은 행동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려견과 꾸준히 산책하는 것이 중요하고, 다른 개와 어울릴 기회를 자주 만들어 주고, 반려견과 함께 할 수 있는 놀이에도 신경 써야 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사항은 개의 수명이 사람보다 짧아서 언젠가는 반려견과의 이별을 마주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50대 중반의 주부 A 씨는 15년간 함께 지내왔던 반려견 ‘루이’를 얼마 전 하늘로 떠나보내야 했다. A 씨는 항상 자신을 따르고 반겨주던 ‘루이’를 떠올릴 때면 그리움에 눈물이 나고 우울한 기분이 한동안 지속하기도 하였다. 이 사례에서 보듯이 반려견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은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와의 이별과 동일하게 느껴질 수 있고 좀 더 잘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심하면 우울감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도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려견이 먼저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반려견의 죽음에 대해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가지고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했거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람과 슬픔을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정신건강의학과(정신과) 의사로서 많은 분과 상담하다 보면 반려견과 함께 지내기 시작하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활기를 찾게 된 분, 사랑스러운 반려견의 죽음으로 슬픔과 그리움을 간직한 분을 모두 만나게 된다.
반려견과 함께 하는 삶이 나에게 주는 긍정적인 면이 있음과 동시에 내가 노력해야 할 부분도 있다는 점을 잘 인지한다면 반려견과의 행복한 동행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정태영 정태영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