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는 4만 명씩 몰리던 휴양지
- 수질오염 탓에 2002년 폐쇄
- 하수처리시설 설치하는 등
- 각고의 노력 끝에 올해 재개장
- 백사장 넓히고 편의시설 확충도
- 공룡발자국·청동기집단묘역 등
- 고대 유적도 가족여행객에 인기
올여름은 길이 220m의 미니 해수욕장, 공룡 발자국, 전국 최대 청동기 유적지 등을 갖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에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껴보자.
창원은 324㎞에 이르는 아름다운 해안선과 남해안 특유의 아기자기한 섬이 많다. 저도와 비치로드, 스카이워크가 있는 마산합포구의 구산반도, 우도와 소쿠리섬, 진해해양공원이 있는 진해구의 명동지역은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방문객이 즐겨 찾는다. 마산과 진해지역의 해양레포츠스쿨을 통해 윈드서핑 카약 요트 등 해양레포츠도 맘껏 즐길 수 있다.
창원은 바다를 자랑으로 여기면서도 갖지 못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해수욕장이다. 지금은 숙박과 워터파크를 함께 할 수 있는 리조트 시설을 애용하는 이들이 많지만 여름 성수기에는 비용이 부담스럽고 원하는 날짜에 예약하기도 쉽지 않다. 이럴 때 조금만 발품을 팔면 이용할 수 있는 해수욕장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그렇다면 16년 만에 해수욕장을 개장하는 창원시 진동을 찾자. 해수욕장 인근에는 공룡발자국 화석과 청동기 유적지도 만날 수 있다.
 |
|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광암마을의 광암해수욕장. 시는 16년 만인 지난 7일 백사장을 넓히고 편의시설을 갖춰 재개장했다. |
■16년 만에 개장 ‘광암해수욕장’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은 미더덕 주 생산지다. 그렇다고 미더덕만 있는 것이 아니라 광암마을에는 창원 유일의 광암해수욕장이 있다. 규모는 작지만 한때 4만 명에 이르는 휴양객이 찾았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진동 앞바다가 내륙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소화해내지 못하면서 수질이 악화했고 급기야 2002년 광암해수욕장이 폐쇄됐다. 다행히 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해 가동하는 등 많은 노력을 쏟아부으면서 최근에는 해수욕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수질이 개선됐다. 그래서 폐장 16년 만인 지난 7일 광암해수욕장이 다시 문을 열었다.
은빛 백사장은 여느 해수욕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지다. 재개장하기 전 창원시는 모래 2000㎥를 해변에 부어 백사장을 길이 220m, 폭 30m로 넓혔다. 해수욕장을 찾는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광장과 피크닉장도 마련했다. 지원센터에는 상황실, 화장실, 샤워실, 탈의실, 의무실도 갖췄다.
개장 기간 모래작품 만들기, 어린이 물놀이장 운영, 해변 영화 상영, 주말 가족 노래자랑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광암해수욕장의 또 다른 장점은 해수욕을 즐기면서 남해안의 아름다운 섬들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폐장은 다음 달 19일이다.
■공룡과 만남 ‘진동 고현 마을’
 |
|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고현마을 해안가의 공룡발자국. 중생대 백악기 공룡의 발자국 400여 개가 선명하게 남아 있다. |
프로야구의 엔씨소프트(NC)는 ‘공룡’을 뜻하는 ‘다이노스(DINOS)’를 구단 이름으로 정했다. 구단 이름을 이렇게 한 이유가 특별하다. 옛 창원과 마산, 진해가 통합시로 출범을 앞두고 발견된 공룡 발자국 화석을 NC 구단 이름에 반영했다.
광암해수욕장에서 바다를 사이에 두고 손에 잡힐 듯 보이는 곳이 진동 고현마을이다. 고현 해안가에는 경상남도 기념물 제105호로 지정된 진동 고현 공룡발자국이 있다. 자동차로 이동하면 10분 거리다. 국내 공룡 발자국 화석지는 인근의 고성군이 유명하지만 창원에서도 진동 고현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주민이 발견한 고현 공룡발자국 화석은 암석에 새겨져 있다. 중생대 백악기 공룡 발자국 400여 개가 해안 여러 지점에 남아 보존돼 있다. 특히 발자국의 내부 구조를 잘 보여주는 것도 다수 있어 세계적으로 희귀하고 보존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화석 중에는 조각류와 용각류 공룡들이 육식공룡인 수각류 공룡에 쫓겨 달아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있다. 발자국을 따라 당시 공룡의 움직임을 복기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싶다. 이곳은 평소에도 관광객들이 쉽게 찾아 관찰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고 수위가 낮을 때는 바닷물에 잠긴 발자국까지 볼 수 있다.
■청동기 집단묘역 ‘진동리 유적지’
 |
|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동면 진동리의 진동리 유적지. 대형 지석묘와 석관묘가 집단으로 발굴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청동기 집단묘역이다. |
진동에서 공룡을 만난 것이 우연이었다면 청동기 시대와의 만남은 필연이다. 광암해수욕장과 고현마을의 중간 즈음인 진동면 진동리 154 일원에 ‘진동리 유적지’가 있다. 이곳은 1980년 진동 자동차운전면허 시험장 건설 공사 중에 발견됐다. 이후 2000년대 초 진동토지구획 정리사업 과정에서 마제석검과 돌 화살촉 등이 대량 출토됐다.
학술적으로 따지면 대형 지석묘와 석관묘가 집단으로 발굴된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청동기 집단묘역이다. 2006년 사적 제472호로 지정됐다. 종합정비사업을 거쳐 2016년 3월 일반에게 개방됐다.
선사시대는 사용한 도구를 기준으로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시대로 구분한다. 진동리 유적지에서는 청동 검, 돌칼, 돌 화살촉 등이 출토됐다. 유물은 현재 창원시립마산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이곳의 고인돌은 특이한 구조다. 망자가 묻혀 있는 매장 주체부 주위를 원형 혹은 사각형으로 경계를 만든 구조다. 흔히 묘역식, 구획식, 기단식 무덤으로 불린다. 이는 우리나라 남부 해안지역에서만 발견된다.
특히 고인돌과 석관묘 무덤군의 규모와 형태, 구조 등을 통해 우리나라 초기 국가의 발생 과정과 집단의 지위 및 혈연관계를 알 수 있어 매우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진동지역은 예부터 함안지역과 진동 해안을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로 많은 사람이 터를 잡고 살아왔다.
진동리 유적지에는 남방식 고인돌 1기, 선돌 2기, 묘역식 고인돌 7군 26기, 석관묘 7기가 발굴돼 보존되고 있다. 탐방로 1.4㎞, 쉼터 4곳, 주차장, 화장실도 갖췄다. 대지면적이 9만7221㎡로 꽤 넓은 편이다. 탐방로는 고대 역사의 흔적을 살펴보는 공간이기도 하나 가족 혹은 연인이 산책 삼아 걷기에 아주 괜찮은 둘레길이다. 노수윤 기자 synh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