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판 맡았던 법관·교사·가족 등
- 관람석 가득 메워 응원 보내
연예인을 꿈꾸는 섬마을 소녀 점순이는 엄마가 힘들게 모은 돈을 훔쳐 무작정 도시로 간다. 그러나 사기꾼을 만나 가진 돈을 모두 잃은 점순이는 남자친구에게도 배신당한다. 몸도 마음도 지친 점순이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가족 품에 안겨 하염없는 눈물을 흘린다. 부산청소년회복센터 ‘둥지’(국제신문 지난 1월 11일 자 21면 보도) 보호소년들로 구성된 둥지 극단의 연극 ‘엄마의 바다’다. 이번 무대는 지난해 극단 창단 공연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 주말 부산진구 청소년문화센터 대강당에서 세 차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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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청소년회복센터 ‘둥지’의 보호소년들이 지난 주말 부산진구 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연극 ‘엄마의 바다’ 공연을 하고 있다. 둥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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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회복센터는 가벼운 범죄를 저질러 법원의 보호 처분을 받은 비행 청소년들을 돌보는 곳으로, ‘둥지’는 여성 전담 센터다. 연극에 출연한 보호소년은 9명. 그 외 보호처분 기간이 끝났지만 연습을 같이 해오던 A 양도 함께 무대에 서 전체 출연진은 10명이다. 주인공 점순이 역할을 맡은 B 양은 연습 초반 ‘로봇 연기’라는 오명을 들은 후에 매일 30분간 입에 볼펜을 물고 대사를 읊는 맹렬한 연습 끝에 ‘연기자’로 거듭났다. 대사는 잘 외우지만 무대 공포증이 있던 C 양과 연기력은 좋은데 대사를 못 외우겠다던 D 양까지 모두 무사히 그리고 완벽히 공연을 마쳤다. 두 달 동안 준비한 둥지 극단의 결실이었다.
지난해 ‘연극으로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마음을 열게 하자’는 아이디어를 내 창단 공연을 지도했던 극단 다아코노스의 김태연 단장이 올해도 보호소년들과 함께 무대를 준비했다. 보호소년들의 재판을 맡았던 부산 법관들은 물론 교사, 후원단체 그리고 보호소년들의 가족이 관람석을 가득 메웠다. 한 보호소년은 “처음 해보는 연기가 익숙하지 않아서 어색한 점도 있었지만 많은 것을 배운 소중한 시간이었고, 공연 내용도 엄마와 딸의 이야기여서 연습하는 내내 엄마 생각이 나 많이 울었다”며 “이런 무대를 만들어준 단장님과 센터장님, 공연을 보러온 학교 선생님, 사랑하는 엄마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특히 연극 준비 기간 보호소년 가운데 단 한 명도 센터를 이탈하거나 무단으로 가출하는 일이 없었다. 임윤택 둥지 센터장은 “공연 준비 전후로 아이들의 행동이나 표정이 상당히 달라졌다”며 “준비 과정에서 배려하고 작은 약속도 소중히 여기면서 반드시 지키려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봤다”고 밝혔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