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풍되는 모자로 강한 햇볕 차단
- 머리 감아 두피 꼼꼼히 말려야

- 모발 힘없거나 M자형 이마 등
- 진행 의심될땐 빨리 치료 시작
- 심하면 모발이식수술 고려를

20대부터 탈모가 시작된 이 모씨는 30대 넘어오면서 여름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공들여 손질해 숨길 수 있었던 정수리가 땀으로 인해 휑한 민낯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여름만 되면 머리숱이 줄어든 것 같다는 친구들의 말에 외출마저 피하고 싶을 정도다. 모자로 가리고 싶지만 모자를 쓰면 탈모가 더 심해진다는 말에 이마저 포기했다.

	부산맥스웰피부과 김택훈 원장이 최근 탈모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탈모 환자의 모발과 두피를 관찰하고 있다.

장마 후 가장 무덥다는 대서가 코앞에 다가왔다. 두피와 모발 역시 피부기관으로 고온다습한 날씨, 강한 자외선 등 외부환경에 직접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탈모환자들은 모발과 두피 컨디션이 떨어져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고, 탈모증상도 숨기기 어려워 이중고를 겪고 있다.

■무더위 속 똑똑한 탈모관리법

탈모 유형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유형이 대머리라 불리는 남성형 탈모이다. 이는 유전적 원인에 의해 발현되기 때문에 계절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지만 계절적인 영향에 의해 두피와 모발건강이 저하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긴 장마가 지나고 연일 폭염이 지속되는 시기에는 두피에 땀과 피지 분비가 증가하고, 피서지의 바닷물이나 수영장물에 함유된 성분 등으로 인해 두피가 자극받을 수 있기 때문에 두피를 청결히 유지해야 한다.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를 대비해 외출 시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흔히 모자를 착용하면 탈모가 악화된다고 생각해 착용을 꺼리는 사람이 많지만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두피를 보호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다만 너무 꽉 끼는 모자를 장시간 착용할 경우 땀이나 세균 등에 의해 두피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통풍이 잘 되는 느슨한 모자 착용을 권한다. 외출 후에는 머리를 깨끗이 감고 뜨겁지 않은 바람으로 두피까지 꼼꼼히 말려주는 것이 좋다.

■탈모 의심된다면 초기부터 치료를

여름철 두피 건강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지만 이마가 점점 M자 형태로 후퇴하거나, 앞머리나 정수리 모발이 가늘어지며 힘없이 늘어진다면 가급적 빨리 피부과를 방문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탈모는 한 번 시작되면 계속해서 증상이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으로, 초기에 발견해 치료해야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치료는 증상의 진행 정도에 따라 방법이 달라지며, 초기 탈모에는 약물치료 위주로 이뤄진다. 약물치료에는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이 사용된다. 국내에 시판되는 탈모치료제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효과와 안전성을 모두 인정받은 치료제는 두 가지 뿐이다. 경구용약제의 경우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변환되는 과정을 차단해 탈모의 진행을 막는다. 이 약제는 임상을 통해 복용환자의 90%에서 탈모진행 억제, 70% 이상에서 머리카락이 새로 자라는 발모효과를 입증하는 등 치료효과를 인정받아 일본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의 탈모 치료 가이드라인에서 1차 치료제로 추천받고 있다. 바르는 약의 경우 하루 2회 두피에 도포한다. 이는 두피의 혈액순환을 개선해 탈모를 치료한다.

■심한 탈모엔 약물·수술치료 병행

이미 탈모가 심해져 육안으로도 훤히 드러날 정도로 진행됐거나 약물치료만으로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 없는 경우, 모발이식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는 탈모가 일어나지 않는 후두부(뒷머리)의 모낭을 채취해 탈모가 진행된 부위에 옮겨 심는 수술이다. 이때 한 번 이식한 모발은 더는 탈모가 진행되지 않고 영구적으로 보존된다. 그러나 이식하지 않은 주변부의 모발에서는 계속해서 탈모가 진행될 수 있으므로 모발이식수술 후에도 꾸준히 먹고 바르는 약물치료를 병행해야한다.

부산맥스웰피부과 김택훈 원장은 "여름철 탈모가 악화될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평소 두피와 모발을 청결히 관리하고 적절히 치료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특히 탈모는 증상 초기에 치료할수록 효과가 높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탈모 증상을 감추기보다는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증상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여름철 두피 관리법

·모자나 양산을 사용하여 자외선이 모발과 두피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물놀이 후 미지근한 온도의 깨끗한 물로 머리를 감는다.

도움말=김택훈 부산맥스웰피부과 원장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