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아빠의, 이모의, 형님의 청춘이여 응답하라!

세대별로 되돌아본 '나의 20대'

  • 국제신문
  •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
  •  |  입력 : 2015-12-31 19:09:27
  •  |  본지 3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사랑도 명예도
- 이름도 남김없이 태운 열정
- 기형도와 김민기 조세희
- 문지·창비, 그리고 남포동 '무아'

- 소비와 풍요 속에 탄생한
- 자유와 전복의 신세대·X세대
- '서태지 현상'은 그 세대의 증거
- 참, 하루키와 '오겡끼데스까'도

- 'IMF'에 잠식당한 청춘
- 알바비로 만든 1000만 영화들
- 2002 월드컵의 그 카타르시스

- 아이돌, 복고, 인디 어떤 노래든
- '멜론' 통하면 원할 때 듣는 시대
- 포기할 게, 절망할 게 많다지만
- 그래도 청춘은 청춘

나는 오늘도 '밥벌이의 지겨움'과 무거움 속에 '저녁이 없는 삶'을 이어간다. 세대불문 실업, 불안한 노후와 생계를 비관하는 이들의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뉴스의 주인공이 내가 될까 두려움과 불안에 떨면서. 서른 이후 내 삶은 언제나 그랬다. 그러나 나에게도 빛나던 청춘이 있었다. 무한할 것만 같은 백지에 장밋빛 꿈과 사랑을 그리던. 때론 최승자의 시처럼 '이것이 아닌 다른 것을 갖고 싶다/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괴로움/외로움/그리움/내 청춘의 영원한 트라이앵글'을 헤매던. 바로 그 이십 대 시절 행복과 위안이 되어준 나의 친구를 소개한다.

※기자註 : "당신에게 청춘을 묻습니다." 20대 시절 즐겼던 대중문화(문학, 음악, 영화, 드라마 등)에 대해 세대별로 여러 사람을 인터뷰했습니다. 이를 종합해 독백형식으로 구성했습니다. 올해 서른 살이 되는 1987년생을 마지막 세대의 기점으로 삼고, 역순으로 세대를 구분했습니다. 그리고 각 세대의 출발점이 되는 이들이 서른 살이 되는 해를 전후해 시대를 나눴습니다. 새해 벽두, 이들의 고백 어느 한 대목에서든, 당신의 청춘을 떠올리며 '그땐, 그랬지' 잠시 추억에 잠겨 미소 지을 수 있기를.


# 50대

■청춘은 끝나지 않았다고 전해라 (1957~1966년생/1977~1986년)

'나무의자 밑에는 버려진 책들이 가득하였다/…/목련 철이 오면 친구들은 감옥과 군대로 흩어졌고/시를 쓰던 후배는 자신이 기관원이라고 털어놓았다/…/그리고 졸업이었다, 대학을 떠나기가 두려웠다.' 기형도의 시 '대학시절'은 내 이야기 같았다. 거리도 자유롭지 않았다. 장발과 미니스커트 단속을 한답시고 경찰 손엔 30㎝ 자와 가위, 바리깡이 들려있었다. '금기'가 늘어날수록 '일탈'의 유혹이 커져 가는 것이 청춘이었다. 통기타를 치고 맥주를 마시며 양희은, 김민기, 송창식 노래를 따라불렀다. 부산 중구 광복동 음악다방 '무아'에서 고고바지를 차려입고 음악을 들었다. 중구 남포동에서 영화 보고 통행금지 전까지 집에 들어가는 게 그 시절 연애의 전부였다. 부산극장 동명극장 의자에 파묻혀 '바보들의 행진' '별들의 고향(속)'에 빠져들었다. 중구 보수동 책방 골목은 놀이터였다. '토지'의 서희와 첫사랑에 빠져 '현대문학' 과월호를 찾아 몇달간 발품을 팔기도 했다. 리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 아놀드 하우저의 책들을 창비 단행본으로 접했다. 문학과 지성사도 이때 생겼다. 조세희의 '난쏘공(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밤새워 읽었다. '해방전후사의 인식'은 빌려주기만 하면 없어져 몇 권을 새로 샀는지 모른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청춘은 뜨겁게 타올랐다. 돌아보면 남은 것은 재뿐일지도 모르지만.


# 40대

■X세대 인생의 동그라미(1967~1976년생/1987~1996년)

세상은 우리를 일컬어 'X세대'라 했다. '신세대' '오렌지족'이란 말도 나왔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우리 세대를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기성세대를 거부하고 자기 주장이 강한 청년. 1990년대는 소비와 풍요의 시대였다. 우리도 1987년 민주화 이후 정치의 자장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져갔다. 방학이면 하얀 무스 한 통을 머리에 바른 채 압구정동에 간다며 서울행 고속버스를 타는 친구, '맥가이버'의 고향 미국을 향해 배낭여행을 떠난 친구도 있었다. TV의 전성시대이기도 했다. 1986년 부산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 중계를 보기 위해 볼록한 브라운관 앞에 삼삼오오 모여앉았다.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유머1번지' '일요일 일요일 밤에' 같은 쇼·오락 프로그램이 월요일 화제의 중심이었다. '질투'의 최진실, '모래시계'의 고현정, '여명의 눈동자' 채시라. 여배우 트로이카 중 누가 더 예쁘냐를 놓고 무의미한 말싸움을 이어가기도 했다.

워크맨, 삐삐, 천리안, 나우누리 등 PC통신 같은 지금은 사라진 '신문물'도 우리의 전유물이었다. '국산품을 애용하자'며 외제차도 못 타고 다녔던 걸 생각하면 그때까지는 우리 문화를 지켜야 한다는 흐름도 분명히 존재했다.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를 단체관람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새로운 문화를 향한 갈망을 막기는 어려웠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가 유행했고 일본 대중문화 개방 전 이와이 슌지의 '러브레터'도 불법 복제테이프로 돌려봤으니 말이다.


# 30대

■88만 원 세대는 이렇게 어른이 된다(1977~1986년생/1997~2006년)

1997년 IMF 외환위기의 그림자는 우리의 청춘을 잠식했다. 우리에겐 '88만원 세대'라는 이름이 붙었다. 대학은 더는 낭만의 공간이 아니었다. 고교 졸업생 80% 이상이 대학문을 들어섰지만 굳게 닫힌 취업문 앞에 무릎 꿇는 선배들의 등을 바라보는 마음은 착잡했다. 대학을 취업 전진기지로 삼아 학점과 스펙전쟁을 치러야 했다. 친구들은 등록금을 벌기 위해 휴학을 반복했고, 누군가는 대학문을 나서는 게 두려워 졸업을 유예하며 대학시절은 길어만 갔다. '예전 같으면 아이 몇은 낳았을 나이'라는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부모의 품을 떠날 줄 모르는 '캥거루'가 됐다. 2003년 영화 '실미도'가 1000만 관객을 불러모은 뒤로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괴물' 등이 차례로 1000만 행진을 이어갔다. 남들이 다 보는데 보지 않으면 왠지 뒤처지는 것 같아 과외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극장에 앉았다. '무한도전'은 방송국 홈페이지를 통해 본다. 주말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다보면 '본방사수'는 물 건너간다.

SES 핑클 HOT 젝스키스 걸그룹과 아이돌이 장악한 음악은 위로가 되지 못했다. 그나마 MP3에 윤도현의 노래를 담아 즐겨들었다. 2002년 월드컵에서 목이 터져라 부르던 '오 필승 코리아'는 우리 세대의 애국가였다. 붉은 악마는 '꿈은 이루어진다' 플래카드를 들었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안다. 남은 건 그저 함께했던 기억이다.


# 20대

■N포세대의 노래는 계속된다(1987~1996년생/2007~2016년)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블루투스헤드폰을 통해 귓바퀴를 타고 흐르는 것은 산울림 7집(1981)에 실린 김창완의 덤덤한 목소리가 아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OST에 실린 김필의 감미로운 보이스다. 만원 도시철도를 타기 전, 온전히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주는 마법의 무기를 장착한다.

10대 시절 '신화' 오빠들에 열광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20살을 넘어서며 멜론뮤직, 네이버뮤직에서 순위 차트나 테마별 음악 소개 채널을 통해 '파도 타듯' 이 음악 저 음악 듣다 보니 나만의 취향도 생겼다. 십센치 한희정 같은 인디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편했다. 요즘엔 부산진구 양정동 '골방프로젝트'에서 'YUMI'와 '우주왕복선 싸이드미러' '여유'같은 지역 인디뮤지션 공연도 보러다닌다. 휴대전화로 음악만 듣는 것은 '당근' 아니다. 드라마, 웹툰, 기사까지 볼 게 얼마나 많은데 말이다. 일단 내 '페북(페이스북)'에 들어가 타임라인을 쓸어내린다. 네모나게 편집된 '카드뉴스'로 세상을 읽고 '응8' 명장면·대사를 편집한 친구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다보니 교대역 도착. '삼포(취업 결혼 출산)세대' '흙수저' '노오오력'은 우리 세대의 현실을 가리키는 말이다. 하도 포기할 게 많다고 'N포세대'란 말도 나왔단다. ㅎㅎ 지하철 출구 밖 겨울바람이 차다. 세상은 절망을 노래하지만 나는 아직도 희망을 믿는다. '그렇게 세월은 가는 거야' 노래가 끝났다.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많이 본 뉴스RSS

  1. 1곱게 물든 단풍에 취하다
  2. 2“의족 착용한 육상선수, 도쿄올림픽 출전 불가”
  3. 3[이은화의 미술여행] 비극의 주인공이 된 모델
  4. 4자본주의가 휩쓸고 간 자리, 소외된 삶의 이야기 담다
  5. 5심연수 시인 문학사료·시화전, 31일까지 수영구 생활문화센터
  6. 6오늘의 날씨- 2020년 10월 28일
  7. 7손흥민, 발 대신 머리로 ‘쾅’…EPL득점 단독 1위
  8. 828일 지면 끝…탬파베이 WS 7차전 갈 수 있을까
  9. 9남해 교통 취약지역 ‘뚜벅이버스’ 달린다
  10. 10오늘의 운세- 2020년 10월 28일(음 9월 12일)
  1. 1국감 끝나니 공수처 전운…여당 “내달중 출범” 야당 “특검 수용을”
  2. 2“민주당과 후보 단일화 없다” 정의당 부산 보선 홀로서기
  3. 3“대주주 3억 기준 부당” 홍남기 해임 국민청원 20만 명
  4. 4성추행 혐의 부산시의원 징계 의견 분분
  5. 5김해신공항에 돈쓰라던 국회예산처, 올핸 “검증 결과 보고…”
  6. 6여당 대변인단 35%가 부산 출신…이낙연 PK 공략 교두보로
  7. 7부산 여야 의원 28일 한 자리…관문공항 ‘공동 선언’ 나올까
  8. 8최인호, 운촌마리나 사업자 선정과정 특혜 의혹 제기
  9. 9추미애의 반격…“윤석열 언론사 사주 만남·옵티머스 무혐의 처분 감찰”
  10. 10'지역 일간신문 경쟁력 강화' 세미나 개최
  1. 1금융·증시 동향
  2. 2주가지수- 2020년 10월 27일
  3. 3부동산 공시가격 시세 90%까지 현실화…세부담 는다
  4. 4139억 몰수…수렁에 빠진 엘시티 관광시설
  5. 5고등어·갈치 풍년에 부산공동어시장 위판고 2000억 눈앞
  6. 6부산 1호 ‘드림아파트’ 두레라움 276세대 모집
  7. 7동백전 이용자 73% “캐시백 없으면 안 쓰겠다”
  8. 8“북항재개발 D-3 주거용 비율 낮추겠다”
  9. 9부산 3분기 땅값 0.92%↑…해운대·수영구 상승 주도
  10. 10부산에 패션과 ICT 융합 ‘의류제작 매장’ 탄생
  1. 1오늘의 날씨- 2020년 10월 28일
  2. 2남해 교통 취약지역 ‘뚜벅이버스’ 달린다
  3. 3남명건설, 플라스마·TIG 접목 자동용접기 개발
  4. 4‘한동훈과 몸싸움’ 정진웅 차장검사 기소
  5. 5밀양강서 연어 40마리 발견, 낙동강 생태계 되살아났나
  6. 6양산, 자원봉사 선도도시 명성 되찾는다
  7. 7해운대암소갈비집 ‘상호 소송’ 이겼다
  8. 8양산 덕계시장 인근 버스환승센터 만든다
  9. 9온천천에 연어…너 어디서 왔니?
  10. 10거제시, 2차 재난지원금…모든 시민에 5만 원
  1. 1“의족 착용한 육상선수, 도쿄올림픽 출전 불가”
  2. 2손흥민, 발 대신 머리로 ‘쾅’…EPL득점 단독 1위
  3. 328일 지면 끝…탬파베이 WS 7차전 갈 수 있을까
  4. 4롯데, 28일부터 NC와 2연전…마지막 자존심 세울까
  5. 5“손흥민 계약연장, SON에 달렸다”
  6. 6‘4경기 연속골’ 손흥민, EPL 득점 단독 선두 … 번리 전 리그 8호골 폭발
  7. 7“부상 후 왼손 슈터 변신이 신의 한 수”
  8. 8달라진 ‘가을 커쇼’…다저스 WS 우승까지 1승 남았다
  9. 9‘라이언킹’ 이동국, 그라운드 떠난다
  10. 10아, 1타 차…재미교포 대니엘 강, 아쉬운 준우승
부산 맛집 탑쓰리
떡볶이
환절기 주의해야 할 질환
뇌혈관 질환
강병령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코로나가 낳은 우울증, 약침 치료받으면 도움
김용희 수의사의 반려동물 돌보기 [전체보기]
자가진료는 불법…보호자가 주사·약물 취급하면 처벌
김형철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알레르기성·일반 비염은 코 세척 삼가야
소아변비, 체질에 맞게끔 음식 조절해주면 호전
손명균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숨은 교통사고 후유증엔 한방이 효과
심재원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아이 스트레스 해소해야 키 성장에 도움
살 찔때 키 성장 멈춰…‘집콕’ 아이 홈트 활용 운동을
윤경석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괴로운 ‘이명’ 스트레스 풀어야 개선
이수칠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아토피 올바른 해법은 한의치료로!
골다공증, 생명력 살리는 현대 한의치료로
조병제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만성 소화불량 많은 토양체질, 사과·귤 등 위산 촉진 과일 피해야
진료실에서 [전체보기]
당뇨병 합병증 안구질환 ‘망막병증’, 초기 혈당관리로 진행 늦출 수 있어
단감 먹고 소화불량…위석 의심해봐야
최수정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체질 따라 육식이 비만 부를 수도…내게 맞는 식단 찾아야 감량 도움
하한출의 한방 이야기 [전체보기]
치매와는 달라요…파킨슨병 초기 증상과 한방치료
집콕으로 찐 살, 볶은 무씨가루로 다이어트 하세요
현직 의사가 들려주는 우리 몸의 신비 [전체보기]
현직 의사가 들려주는 우리 몸의 신비- 류마티스 관절염 3편
현직 의사가 들려주는 우리 몸의 신비- 류마티스 관절염 2편
  • entech2020
  • 맘편한 부산
  • 제9회 국제신문 골프대회
  • 국제 어린이 경제 아카데미
  • 유콘서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