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인적자원개발원
- 시니어기술창업센터
- 40~70대 장년층 20명 입주
- 유통업하던 59세 이충철 씨
- '코브바이크' 내년 시판
- 제조업하던 70세 정재구 씨
- '의료용 레이저' 개발 등
- 퇴직·은퇴후 막연하던 노후
- 컨설팅 등 창업 지원 받아
- 기술을 아이디어 사업으로
- "창업엔 퇴직이 없다" 만족
부산은 지난해 이미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서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오는 2022년이면 고령자 비율이 20%를 돌파해 초고령사회로 접어들 전망이다. 노년층만 남고 청·장년층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인구 구성비 변화도 주요 원인이지만, 전반적으로 수명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100세 시대'가 차츰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100세 시대를 자신 있게 대비할 수 있는 시민은 적다. 자녀 교육비나 결혼비용 등에 퇴직금을 포함한 목돈을 쏟아붓다보니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는 경제적 기반 구축이 막연한 까닭이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려면 건강도 중요하지만 생활비를 조달할 수 있는 일자리가 우선적으로 확보돼야 한다. 그런 대책이 없는 100세 시대는 축복이 아니라 저주에 가깝다. 부산인적자원개발원 시니어기술창업센터의 조언을 받아 100세 시대 자활대책을 모색한다.
■만 40세 이상자 창업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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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시니어기술창업센터에서 운영하는 3D프린팅 컨설턴트 양성과정 참가자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요즘은 40, 50대만 돼도 회사에서 퇴직 압력을 받는다. 예전처럼 한 직장에서 정년까지 근무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50대는 자녀에게 돈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때이다. 자녀들의 대학 등록금이나 결혼자금 등을 대려면 허리가 휜다. 문제는 그 이후다. 그렇게 목돈을 밀어넣고 달랑 집 한 채 남는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래도 집이 있는 사람은 역모기지론을 이용할 수 있겠지만, 무주택자는 대책이 없다.
부경대 용당캠퍼스 행정관 3층에 자리한 시니어기술창업센터의 김상섭 총괄매니저는 창업을 막연하게 생각만 해본 사람이라도 센터에 방문하기를 권했다. 그는 "기존 직장에서 익힌 기술이나 노하우에서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과정을 도와줄 수 있다"며 "창업에 필요한 컨설팅, 정부 지원 프로그램 이용법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단, 기존 창업센터와 달리 이곳에 입주하려면 나이가 만 40세 이상 돼야 한다.
수면 위와 평지 모두 운행이 가능한 바이크를 개발하고 있는 '코브바이크' 이충철(59) 대표는 기술창업의 본보기다. 10여 년간 냉동수산물 유통업에 몸담았던 그는 2001년 창업에 눈을 떴다.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2007년. 현재는 시제품을 개발하는 단계다. 코브바이크는 탱크를 생각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궤도 형태의 바퀴를 가진 자전거다. 파도가 있는 수면 위에서도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어 해양스포츠 활용도 가능하다.
이 대표는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 금형을 3번이나 만들었다"며 "각 금형당 약 1 억 원씩 들었지만 나는 3분의1 정도로 저렴하게 제작한 편"이라고 했다. 그는 시제품 개발을 위해 캐드 디자인과 용접을 배웠다.
이 대표는 "내가 창업 준비를 시작했던 2007년에는 친구들이 다들 제정신이냐고 강하게 만류했지만, 지금은 다들 퇴직하고 일이 없어지자 나를 부러워한다"며 "창업에는 퇴직이 없다"고 강조했다.
■창업 선배의 현장경험 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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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니어기술창업센터 참가자인 정재구(왼쪽), 이충철(가운데) 씨가 김상섭 총괄매니저와 함께 센터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이 대표는 시니어창업센터의 역할에 대한 생각도 들려줬다. "월급쟁이 생활만 하다가 창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겐 모든 것이 다 새롭다. 보통의 창업자들이 첫 단계에 가지는 고민들을 함께 나누면 훨씬 해결이 쉬워진다." 김 총괄매니저도 거들었다. "사업 초보자들이 공통적으로 밟게 되는 시행착오를 센터에서는 대폭 줄일 수 있다. 센터에서 다양한 분야의 컨설팅도 진행하고, 사업 선배들에게서 현실적인 충고를 들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 이 대표는 지금은 동료 창업자들이 금형은 어디서 해야 하는지, 스티로폼으로 모델링을 해야 하는데 누구와 만나야 할지 등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 코브바이크는 연내 제품 시판에 들어갈 예정이다.
의료용 저출력 레이저 아이템을 개발 중인 '하이피아테크놀로지' 정재구(70) 대표도 원기 왕성했다. 정 대표는 평생 제조업을 해오던 사업가다. 그는 "누구나 다 힘들었던 IMF 여파로 지금까지 왔다"며 "센터가 생겨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반겼다. 정 대표는 그동안 은퇴자들의 노하우와 아이디어가 사장되는 것을 무척이나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제 100세까지 사는 시대가 왔는데 우리 세대는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한 사람이 거의 없다"며 "아직 충분히 일할 수 있는데도 기회가 없고 어찌할지를 모르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가방에서 허리지지대에 의료용 저출력 레이저를 장착한 제품을 꺼내 보여줬다. 그는 신발 밑창에도 장착해 신고 다니면 관절염이 완화되는 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아직은 출범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창업자들의 아이템 중 기술적 문제를 부경대 공대에 의뢰하는 형태의 산학협력도 가능하리라 본다"고 덧붙였다.
■부산 시니어 기술창업센터
부산시니어기술창업센터의 내부는 독서실처럼 책상에 의자가 있는 형태이지만, 회의실 복사기 팩스 등을 공동으로 쓸 수 있어 창업 요람으로서는 부족함이 없다. 현재 센터에는 20명의 창업준비자가 입주해 있다. 창업 과정에 필요한 맞춤 컨설팅이 가능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효율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할 수 있다. 또 시제품 제작, 앱 시연, 마케팅 등 다양한 창업 지원도 이뤄진다.
센터에선 지난해 12월부터 메이커스 창업스쿨로 3D 프린팅 컨설턴트 양성과정도 개설했다. 3D 프린터기 사용법이나 제작법에 대해 이론과 실습 모두를 배울 수 있다. 수강료는 물론 사무실 이용료도 무료다. 창업자들로서는 최대한 교육비 등 초기 비용을 아끼면서 필요한 것을 배울 수 있어서 더없이 좋은 기회다.
기존의 창업센터가 개인 사무공간이나 편의시설 제공 등에 중점을 뒀던 것과 달리 기술교육, 3D 프린터를 활용한 시제품 제작, 교육 프로그램 등 창업자의 사업 안정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를 거쳐 경쟁력을 갖추게 하는 것이 센터의 교육 목적이다. 홈페이지 http://www.startup.bhrdi.or.kr (051)629-79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