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통능력 성공 필수 요소 시대
- 부모와 공감 통해 후천적 성장

- 영·유아 어린이 감정 정의 내리기
- 폭력성 교정 등 연령별로 대응
- 부모부터 스스로 감정 다스려야

지능지수(IQ)의 시대를 넘어 정서지능 지수(EQ)의 시대다. 단순히 머리가 좋아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자신의 감정을 잘 인식하고 표현하고 조절하며, 이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읽고 공감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러한 EQ는 후천적으로 길러지는 능력이다. 어릴 때부터 꾸준히 부모가 자녀와 대화를 해야 EQ는 높아질 수 있다. '우리 아이 EQ 지수 높이는 법'을 궁금해하는 부모가 많다. 해답은 부모의 감정코칭에 있다. 자녀를 감성적으로 코치한다는 의미다. '자녀 감정코칭법'을 문정희(부산대 강사) 감정코칭 전문강사로부터 들었다.

■감정코칭이란

감정코칭은 이스라엘 출신 아동심리학자 하임 기너트가 정립한 이론이다. 아이가 문제행동을 보일 때 야단을 치거나 교정하려 하기보다 감정을 먼저 이해해주자 아이의 문제행동을 개선하는데 큰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뇌에서 전두엽은 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뇌 뒤쪽의 변연계는 감성적인 판단을 한다. 쉽게 말해 아이는 변연계(감성적) 작용으로 행동을 하는데, 전두엽 활동(이성적 대응)을 요구하는 것은 올바른 대처법이 아니라는 말이다.

가령 아이가 떼를 쓰는 경우 보통 부모들은 '하지마!'라고 명령부터 한다. 이성적인 해결방법을 촉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명령에 대해 아이는 보통 3가지 유형으로 반응한다. 명령을 억압으로 느껴 공격적으로 변하거나, 도망(회피) 가거나, 멍한 상태로 얼어붙어 버린다. 명령에 반항해 공격적으로 변하는 경우는 주로 다른 사람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욕설을 내뱉는 경우다. 회피형은 자해를 하거나 스스로를 비하하는 경우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멍한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이들 유형은 올바른 문제해결 방법이 될 수 없다. 어릴 때부터 이런 명령 방식에 길들여지면 사춘기를 지나면서는 아예 부모와 대화조차도 하지 않으려 한다. 명령을 통해 이성적 문제해결 방법을 찾기보다 감성적으로 먼저 접근한다는 게 감정코칭의 핵심이다. 먼저 아이의 감정을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면서 '이렇게 (문제행동을 표출)하지 않고 이렇게 하는 건 어때'하며 해결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이끌어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답을 부모가 정해서 알려주면 안 된다. 반드시 아이 스스로 찾게 해야 한다. 감정코칭은 아이와 대화하는 시간이 더 길기 때문에 부모의 노력과 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양육·교육법이라 할 수 있다.

■연령별 적용법은

감정코칭은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출발해야 한다. 아이가 커갈 수록 방식도 달리해야 한다. 영·유아 어린이의 경우 그림책이나 장난감 등을 통해 감정의 여러 종류(슬픔 기쁨 분노 억울 화남 등)를 가르쳐주고,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정의내리는 훈련을 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어린 아이가 대형마트에서 장난감이 갖고 싶다고 울면서 떼를 쓴다고 하자. 보통 부모들은 '떼 쓰지마! 일어나!' 하고 명령한다. 이런 이성적 해결을 바라는 명령 대신 이렇게 해보자. '그렇게 갖고 싶어?' '○○이가 정말로 갖고 싶은 모양이구나' '저걸 가지고 놀면 어떤 기분이 들 것 같아?' 하며 계속적인 질문을 통해 아이가 느끼는 심리상태가 어떤지 스스로 정의 내리도록 한다. 그러다 보면 아이가 진정 원하는 바를 부모도, 아이 스스로도 파악할 수 있다. 정말 장난감이 갖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다른 불만을 이렇게 표출하는 것인지 등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해결방법으로 넘어갈 수 있다.

청소년은 사춘기인만큼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폭력으로 문제행동을 보였을 때에도 감정코칭이 적용된다. 아이가 매우 공격적으로 변한 상태에서 명령을 하거나 대응폭력을 하면 문제는 더 커질 수 있다. 일단 폭력을 드러냈을 때 그 당시의 감정을 들어주어야 한다. 하지만 지켜야 할 선은 단호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가해를 하는 행동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은 명확히 해야 한다. 학교폭력을 저지른 학생에게 '그때 너의 감정이 어땠니?' '그래, 니가 화나서 그럴 수도 있었겠구나' 하며 공감할 수는 있으나 '화나니깐 때릴만 했네'라고 반응하는 것은 금물이다. 감정상태는 들어주되 다른 학생을 폭행한 점은 잘못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 자신부터 감정을 다스려야

자녀 감정코칭을 위해서는 제일 먼저 부모가 스스로의 감정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감정상태도 주체하지 못하면서 아이의 감정을 이해해주고 문제해결 방법으로 인도할 수는 없다. 아이가 문제행동을 했을 때 화를 내면서 반응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아이는 더 엇나갈 수 있다. 그래서 부모는 '자기진정법'을 알아야 한다. 양육자가 감정을 가라앉히고 평정심을 유지해야만 아이의 감정을 제대로 읽고, 공감하며 수용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3분 정도 천천히 호흡하며 스트레스를 가라앉히고, 마음을 편안히 하는 자기진정을 하면 아이에게도 자기진정을 하게 하며 감정코칭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감정코칭은 전문가로부터 배울 수도 있다. 부산시건강가정지원센터(http://bfsc.busan.go.kr)나 각 구별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감정코칭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