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복지칼럼] 삶의 기반이 되는 안전망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4-03-18 19:27:01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서울 송파구에서 세 모녀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 세 모녀는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방세와 공과금을 봉투에 남기고 떠났다.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명제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울려퍼졌다. 대통령은 현재 복지제도를 알리고 사각지대를 줄이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일제조사를 실시하고 한시적 상담원 제도를 도입했다. 진단 따로 대책 따로, 또 다시 공염불을 하는 셈이다.

자살문제는 사회적 배제, 빈곤과 상관관계가 매우 깊다. 세 모녀가 현재의 복지제도를 알았다 해도 현 제도로는 지원할 수 없다. 제도 자체에 혁신을 가져와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모르는 국민 탓, 파악하지 못한 전달체계의 탓만 해서는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다.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수급권의 문턱을 낮추고 가용 복지자원을 늘리는 것이다. 시민들이 할 일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 정부에 실질적인 해결책을 요구하는 것이다. 시민들의 근본적인 인식 전환과 정부의 적극적인 복지제도 실현이 우리 사회를 구할 거의 유일한 길이다.

정부의 '탈빈곤 정책'은 복지예산 줄이기로 방향 지어져 있다. 조금 늘어난 영역에서는, 각기 상이한 기준들을 강화해 행정낭비가 하늘을 찌른다. 민원에 시달리며, 실효성 있는 대책이 아니니까 전담 공무원들의 마음은 그늘만 깊고, 업무에 자긍심을 가질 수 없다.

빈곤한 사람의 처지를 개인에게 원인이 있다면서 시혜적인 접근을 하는 후퇴한 정책 구사와 섣부른 시장화 도입은 또 다른 절망을 일으킨다. 재원을 확보하려면 세금을 공정하게 받아 집행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감세 정책의 기조는 바뀌지 않는다. 공공영역의 연금 부족분 만으로 3조 원이 쓰여지고 작은 정부를 지향해 왔으니, 재원 배분을 잘 해야 한다. 그런데도 공평한 세금정책에는 관심이 없다. 감세 정책을 축소하고 상위 20%등 조세 부담율을 개혁해야 한다. 비정규직과 저소득층의 소득격차를 줄이는 국가의 책무를 다해야 양극화 속에서 삶의 기반이 무너지는 국민들이 복지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4만3199명. 벌금을 내지 못해 교도소에 수감된 우리 시대 장발장들의 규모다. 노키아 사장이 교통범칙금으로 억대 이상의 벌금을 낸 것처럼 소득에 따라 벌금을 달리하자는 일수벌금제로 변경하는 캠페인이 시작됐다. 체감도의 수준에 따라 각기 다른 벌금을 책정하는 것이 실상 공평한 것이다. 복지서비스 체감도 역시 마찬가지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저항이 만만찮지만 실상은 같은 서비스라도 소득계층에 따라 그 가치는 현저하게 다르게 다가온다. 같지만 다른 것이고, 공평한 것이다. 비버리지 경이 설파한 이 고전적인 사회복지 가치를 아직도 설득하지 못하고 있는 사회복지계의 현실이 가슴 아프다.

최근 복지계는 여러 건의 성명서를 내놓았다. 우리 사회의 후진성에 책임을 느낀 사회복지인들이 정부와 시민에게 호소하고자 힘쓰는 것이다. 사회복지의 가치를 제대로 설파하지 않고서는, 온갖 왜곡 속에서 만들어진 절망의 타성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송파구의 세 모녀는 곧바로 우리 자신의 자화상임을 깨달을 수 있었으면 한다.

오흥숙 부산생명의전화 원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2. 2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3. 3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4. 4[도청도설] 부캉이가 띄운 북항
  5. 5“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6. 6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7. 7‘부캉이’를 市 명예 홍보대사로…온라인 투표 몰표
  8. 8영화숙·재생원 진실규명 공로 손석주 ‘민주시민상’
  9. 9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10. 10부산시 재정난 겪는데…시유재산 세입관리 부실 투성이
  1. 1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2. 2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3. 3폭풍 SNS, 배우자 외부활동…총선운동 방불케 한 추석행보(종합)
  4. 4與 “민생 더 챙기라는 말 많아” 野 “대선 언제냐며 시민 분노”
  5. 5안보·사법·與 내홍…추석 이어 국감정국 달군다(종합)
  6. 6北포로 송환 공개 논란, DMZ 사고 조사 지연…연휴 일파만파(종합)
  7. 7[2026 국감 브리핑] 김희정 "'대입 원서 접수번호로 경쟁률 유추 가능' 사실로 확인…정부 대책마련해야"
  8. 8연휴 강타한 우크라 포로 송환· DMZ 지뢰사고 늑장조사 논란
  9. 9李대통령, 미국·멕시코 순방 후 귀국…한미회담 등 성과 점검
  10. 10울산 북구·구의회, 노동자 권익 보호 위해 맞손 잡았다
  1. 1150년史 부산항 무대 삼은 아레나, 세계 어디에도 없는 K-팝 명소로
  2. 2“부산관광 뜨는 지금이 적기” 호텔투자 열기 서부산까지
  3. 3K-팝 효과 끝? 관광수지 넉 달만에 적자 전환
  4. 4늘어나는 법무수요…부산도시公 사내 변호사 찾기 안간힘
  5. 5금고 과당경쟁 제동…지역은행 판도 촉각
  6. 6한화에어로 ‘경력직 가이드라인(특정 학력·나이)’ 논란…“채용과정 개선할 것”(종합)
  7. 7“독자 기술이 미래 경쟁력…내년 매출 4100억 목표”
  8. 8세 가지 맛 한 번에…CU 트리플 삼각김밥 가성비 한 끼 호응
  9. 9대출 갈아타라더니…은행 16곳 중 11곳 주담대 ‘금리 역전’
  10. 10CG 없이 대규모 전쟁·액션신 뚝딱…생성형 AI 활용 본격화
  1. 1연휴 사흘간 32만 ‘부캉이앓이’…다가오는 작별(종합)
  2. 2분유에 소주 타 먹인 친부…여직원 2년간 추행한 임원
  3. 3‘부캉이’를 市 명예 홍보대사로…온라인 투표 몰표
  4. 4영화숙·재생원 진실규명 공로 손석주 ‘민주시민상’
  5. 5부산시 재정난 겪는데…시유재산 세입관리 부실 투성이
  6. 6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7. 7금정구의원이라 믿었는데…임대보증금 1년 넘게 안 줘
  8. 8선거때 식사대접 혐의 사하구 체육회장 송치…돈봉투 수사는 무혐의
  9. 9부산지하철노조 쟁의 가결…조정 거쳐 내달 파업 예고
  10. 10양산 춘추공원 재정비…6년 만에 변경안 고시
  1. 1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2. 2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3. 3이강인·황인범 활용법 찾아라
  4. 4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5. 5[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6. 6높이뛰기 우상혁, 2m22로 동메달
  7. 7한국 야구, 일본 꺾고 금메달…아시안게임 5연패 달성
  8. 8[속보]'약속의 8회’ 한국 야구, 일본 3-1로 꺾고 AG 5연패
  9. 9우승 타이틀 박탈 위기…맨시티 ‘유죄 판단’보도에도 회장 “결백 입증하겠다”
  10. 10남동헌,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금메달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