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분야 남녀차별 사라졌지만
- 안전 사각지대 해소 등 배려 필요

- 다문화가정 자녀 해마다 급증
- 학령인구 감소 대책 마련 시급

부산지역에 다문화가정이 급증하고 있다. 또 부산은 부부 간 대화시간이 짧고, 여성에 대한 의료서비스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이하 여가원)은 14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3 부산여성가족통계연보'를 발표했다. 2008년부터 발간되고 있는 이 연보는 기존 사회통계를 '부산 여성·가족'을 중심으로 재편성해 분석한 것이다. 분석은 ▷인구 ▷가족 ▷보육 및 아동청소년 ▷교육 ▷경제활동 ▷건강 ▷복지 ▷정치 및 사회참여 ▷문화 ▷안전 및 환경 등 10개 분야로 이뤄졌다.

통계를 분석한 여가원 주경미 연구위원은 "교육 분야에서 남녀 차별은 사라졌지만, 의료 안전 등에서는 여성에 대한 사회의 세심한 배려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가원의 이번 통계 분석 결과 중 주목할 만한 내용을 소개한다.

■ 다문화가정 자녀 급증

결혼 이주 등으로 인해 다문화가정 자녀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부산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의 자녀는 모두 8311명에 이른다. 이들 중 만 6세 이하가 5273명(63.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만 7~12세 1769명(21.3%), 13~15세 803명(9.7%), 16~18세 466명(5.6%) 순이었다. 특히 이들 자녀의 성장으로 연령 구성비에서 13~18세의 비중이 해마다 늘고 있다. 따라서 중·고등학생 이상 자녀를 둔 다문화가정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산지역 부부의 하루 평균 대화시간을 묻는 질문에 '30분~1시간 정도'(44.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는 2008년의 응답률(44.4%)에 비해 다소 낮고, 전국 평균치(40.0%)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1시간 이상 긴 대화는 부산이 다른 지역보다 짧았다. 부부 대화시간이 '1~2시간'이라는 응답이 전국 평균은 26.2%인데 비해 부산은 20.6%에 그쳤다. '2시간 이상'은 전국이 16.5%이고, 부산은 10.5%에 불과했다.

■ 학령인구 감소 비상

부산의 총인구 중 청소년 인구(9~24세)는 2000년 96만9000명(26.0%)→2010년 71만9000명(20.7%)→지난해 66만2000명(19.3%)으로 계속 줄어들었다. 부산지역 초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학령인구(만 6~21세) 또한 감소 추세다. 2000년 92만 명(부산 총인구의 24.7%)에서 2010년 66만3000명(〃 19.2%), 지난해 58만9000명(〃17.2%)을 기록했다. 여가원은 이런 추세로 가면 2040년 부산의 학령인구는 35만 명(총인구 중 11.6%)까지 줄어든다며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교육은 남녀차별 없어

2012년 중학교 진학률은 남녀 모두 99.9%로 나타났다. 고등학교 진학률 또한 여학생이 99.8%, 남학생이 99.7%로 남녀 간 차이가 거의 없었다. 일반계 고교 여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86.6%, 남학생은 80.4%로 여학생이 다소 높았다. 2011년 대학 이상 졸업자의 취업률은 사이버대학(90.9%)이 가장 높았고 기능대학(81.3%), 대학원(68.6%), 전문대학(53.0%), 산업대학(51.3%), 대학교(49.4%)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대졸자의 전공과 직업 일치도는 20%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47%는 전공과 거의 무관한 직업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여성, 의료서비스 취약

2012년 부산시민이 '주관적 건강수준 인지율'(삶의 질, 수명과 관련이 있는 포괄적인 건강지표 중 하나)에 대해 '매우 좋음'과 '좋음'으로 응답한 비율은 여성 37.6%, 남성 47.2%로 남녀 간 격차가 컸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건강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최근 1년간 자신이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한 부산사람의 비율은 2011년 13.9%→2012년 11.2%로 감소했다. 그러나 이를 성별로 다시 분석하면 여성이 13.1%, 남성이 9.3%로 큰 차이를 보였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최근 1년간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한 사람 비중에서도 여성이 높게 나왔다. 여성은 1028명(28.2%)인데 비해 남성은 564명(22.5%)에 그쳤다. 연령대별 미치료율을 보면 50대 26.6%, 60대 48.3%, 70세 이상이 60.2%로 나타나 고연령대에서 경제적 이유로 인한 미치료율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받지 못한 사람은 2010년 2417명(34.7%)→2011년 2077명(23.3%)→2012년 1592명(24.3%)으로 줄었다.

■ 밤길 무서워

도시 안전과 관련해 '야간에 혼자 걷기 두려운 곳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 중 여성은 50.8%, 남성은 26.2%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연령별로는 여성 20대가 70.7%로 가장 높게 나왔다. 젊은 여성일수록 밤거리 불안감이 많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부산 여성들이 마음놓고 다닐 수 있도록 범죄 예방활동 강화와 안전 사각지대 해소 등이 과제로 지적됐다.


# 다문화가족 지원 확대

- 여가부, 종합정보전화센터 운영
- 3년마다 국제결혼실태조사 실시

올해 다문화가족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확대되고, 국제결혼 실태조사가 실시된다.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는 '다문화가족지원법' 개정으로 기존의 다누리콜센터(1577-5432)와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1577-1366)를 다문화가족 종합정보전화센터(1577-1366)로 통합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이 통합센터는 다문화가족에 대한 생활정보뿐 아니라 심층적 가족 상담과 통·번역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혼 등의 사유로 다문화가족이 해체됐다고 해도 자녀는 계속 다문화가족지원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또 정부는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3년마다 국제결혼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실태조사는 국제결혼 피해 예방과 건전한 국제결혼문화 조성을 위한 정책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편 위기 청소년을 위한 사회안전망도 확충된다. 여가부는 위기 청소년의 상담과 보호, 자립을 돕기 위해 지역사회 청소년통합지원체계(CYS-Net)를 현재 196개소에서 200개소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인터넷 중독 고위험군 청소년의 중독 정도와 특성을 반영, 맞춤형 치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설 '인터넷치유학교'가 올해 7월 개원해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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