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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부산 온 손님 어디로 데려갈지 길 찾았지만 교통 등 인프라 확충 숙제

'부산 이야기길' 전문가 간담회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13-07-16 19:53:30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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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6일부터 본지 금요 매거진 '주말엔(&)'에 격주로 실린 '부산을 걷다-부산 이야기길'이 지난 12일로 연재를 마쳤다. 부산관광공사와 함께 코스를 정하고 탐방도 같이 진행해 부산의 잘 몰랐던 속살을 알 수 있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연재를 마치고 국내 관광 전문가들과 함께 5개 이야기길 코스 기획 방향과 앞으로의 활용 방안 등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 일시 : 2013년 7월 12일

◇ 장소 : 국제신문 5층 회의실

◇ 참석자(가나다 순)

▶강해상(동서대 관광학부 교수)

▶김형미(국내여행사연합회 회장)

▶박상철(부산관광공사 관광마케팅단장)

▶양소희(여행작가)

◇ 사회

▶오광수 생활레저부장


# 강해상

- 허황후 신행길 볼거리 없고 길다
- 가덕도 주차문제 등 총체적 난국

# 김형미

- 여행업계 1박2일 코스 가장 인기
- 부산은 무엇을 담을지 선별해야

# 박상철

- 부산 사람 외지인 대할 때 거칠다
- 조금만 더 부드럽게 다가가자

# 양소희

- 도시철도 수안역 전시관 감동
- 부산다운 다채로운 매력 어필하자


   
-오광수='부산을 걷다-부산이야기길'은 처음부터 부산관광공사와 함께 코스를 정했다. 어떻게 기획하게 됐는지에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박상철=부산하면 떠오르는 것은 용두산 공원, 자갈치 시장, 꼼장어, 태종대, 오륙도뿐이다. 부산을 자주 오는 사람도 부산에 대해 잘 모른다는 얘기가 외지인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부산의 다양함과 다른 도시가 지니지 못한 자원을 소개해야겠다 싶어 시작하게 됐다. 코스가 지면에 실리면서 부산 사람들도 잘 몰랐다는 반응이 많았다. 특히, 가덕도 포 진지 터는 부산에 사는 지인들도 가보고 싶다며 가장 큰 반응을 보였다.

-오광수=영도 남항길에서 홍등대, 백등대 이야기, 깡깡이 아지매 등 세밀한 이야기들이 좋았다. 부산에 살면서도 몰랐던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듯하다. 코스별로 짚어볼 만한 것과 개선점에 대해 말해 달라.

▶강해상=부산의 관광코스라면 해운대, 광안리, 태종대를 잇는 반나절 코스밖에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 사람들에게 부산이 이런 것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해 주는 기획이기도 했다. 근대 건축물 투어에서 역사의 흔적들이 많다는 것을 알려준 점도 의미 있었다. 씨앗호떡 외에도 원도심에 즐기고 생각할 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이다. 영도 남항길 코스에서 묘박지(배들이 잠자는 항구)를 보면서도 색다른 바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번 기획은 '서울 사람이 부산에 오면 어디로 데려가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이었다.

▶김형미=관광공사에서 코스를 5개로 정한 것은 좋았다. 하지만 반응이 좋았다는 가덕도는 아직 관광지로서는 부족한 면이 너무 많다. 주차장, 먹을 곳, 화장실 등 인프라가 한참 모자란다.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점 등 여러 불편함을 제대로 알리지지 않았다가는 오히려 원성만 살 수 있다. 또 여행업체에서 단체 관광객과 개인 관광객을 어떻게 유치할 것인가를 따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강해상=허황후 신행길은 실제로 볼 것도 없고 구간도 너무 길어 좀 아쉽다. 복원이나 재현을 통해 어느 정도 볼거리가 있어야 한다. 부산에서 김해로 들어가는 흔적들은 그냥 흔적뿐이다. 구색을 갖추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또 가덕도도 총체적 난국이다. 들어가서 주차부터 시작해 아예 인프라가 없다. 가덕도나 허황후 신행길이나, 지역 주민의 이익과 연계해 관광 인프라를 만들어나갔으면 한다.

▶박상철=부산 전체의 관광 루트 자체에 돈 버는 마인드가 없어 아쉽다.

▶김형미=부산의 속살을 드러내는 것은 두 번째 문제다. 우선은 내국인이 부산의 이름은 알지만, 부산의 어디를 갈 것인가는 정하지 못한다. 포인트를 제대로 개발해 어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산은 단 몇 군데밖에 기억이 안 되고,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만든 코스대로 상품을 내놓을 여행사는 없다. 국내 여행업에서는 1박 2일 코스가 가장 인기가 있다. 부산에서 1박 2일 코스로 어떤 것을 끄집어낼 수 있는지를 정해서 집중해야 한다.

▶강해상=관광 스토리텔링에서 두세 개 나라의 역사가 얽혀 있는 게 인기가 있다. 부산의 신선대 앞바다에 중국과 일본이 싸웠던 곳이 있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사당이라도 짓는다면 양국에서 관심을 둘 수 있다. 허황후 신행길 코스는 인도와도 연계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양소희=부산 사람이 부산을 모른다. 사람은 가까이 있으면 귀한 것을 잘 모른다. 부산 사람도 마찬가지다. 감천마을이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에 가보고 좋았다고 하니 부산 사람들이 "거기에 뭘 보러 가느냐? 소개하는 게 부끄럽다"는 얘기까지 했다. 하지만 지금 감천마을에서는 사진 찍으러 줄을 설 판이다. 부산 시민 전체가 부산 PR맨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 부산은 이런 곳이다 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부산에 많은 사람이 오게 하려면 부산 사람을 재교육시켜야 한다. 주력 상품이 10개 있다면 부산 사람부터 그것에 대해 알아야 한다.

▶박상철=얼마 전 세미나에서 부산 관광의 문제점은 지나친 자만심과 자기 비하라는 얘기가 있었다. 양 작가의 주장에 충분히 공감한다.

▶양소희=부산이 부산다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부산은 여기저기 품고 있는 역사가 많다. 도시철도 수안역에 만들어 놓은 전시관을 보고 감동했다. 도시철도역 만들려고 땅을 파다가 전시관을 만들었다. 인식의 전환이 좋다. 부산은 일본의 대륙침략 전진기지로 활용돼 아픔이 많은 곳이라는 것을 인정하자. 우리나라가 부강하지 못하면 이렇게 될 수 있다는 역사 공부의 주제가 될 수 있다. 부산은 관광 콘텐츠가 대단하다. 잘 엮어야 한다.

▶강해상=부산 시민을 재교육 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부산의 클래식 애호가는 울산, 창원보다도 적다. 문화공연이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코믹 마샬아츠 퍼포먼스 '점프'도 제주도로 가버렸다. 역사 공부나 문화를 누리려는 노력은 적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문화에 관한 욕구는 있다. 이런 욕구를 역사나 부산에 관한 공부 쪽으로 돌려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양소희=부산은 해양도시니까 인성이 개방적인 게 장점이다. 거기에다 콘텐츠를 보충하는 게 필요하다. 관광이 첨단산업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김형미=부산은 이미 널리 알려진 곳이다. 양적으로는 팽창했지만, 질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챙겨봐야 한다. 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대로 끌어당겨야 한다. 목표를 어디에 두고 관광객을 끌어들일지 정해야 한다. 부산에서 무엇을 어떻게 즐기고, 감성적으로 얼마나 느꼈는가를 점검해봐야 한다.

▶양소희=부산에 관한 책을 쓸 때 아쉬운 마음이 컸다. 부산은 정말 매력이 있는 곳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갈 곳이 너무 많다. 부산이 얼마나 많은 것을 가졌는지 모른다. 관광공사가 집중적으로 노력하고 투자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오광수=2010년 당시 국제신문에서 '산복도로 르네상스' 기획 시리즈를 6개월 연재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곳, 산동네…. 이런 인식만 있던 곳을 뒤집어 보게 했고, 가치가 있는 곳으로 바꿔놨다. 결국, 부산시에서 전시관 만들고 지자체의 관심도 대단하다. 같은 곳을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부산 이야기길'이 앞으로 관광 콘텐츠 개발과 활성화로 이어졌으면 한다. 아이디어를 제시해 달라.

▶김형미=감천마을을 예로 들겠다. 그들만의 개성이 분명한 곳이다. 그런데 자꾸 정체성이 바뀌는 듯해 굉장히 우려된다. 그 모습 그대로 가지고 주변 환경만 깨끗하게 하면 된다. 지나친 화장 대신 정결해지려는 노력만 부탁한다.

▶박상철=우선 '부산 이야기길'을 부산 시민에게부터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양소희='풀뿌리 관광'을 말하고 싶다. 부산 사람 자체가 자신의 고장에 대해 잘 알아야 하고 자부심을 느끼도록 교육해야 한다. 부산에서 여행 운동하는 친구들을 만난 적이 있다. 슬럼화되는 지역에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마을 재생 운동을 하는 것을 보니 좋더라. 부산의 힘은 사람이다.

▶강해상=개별 관광객과 단체 관광객을 위한 전략을 따로 짜야 한다. 단체는 여행사와 연계하고 개별 관광은 지자체나 부산관광공사가 맡아야 한다. 좋은 예를 제주에서 발견했다. 제주도 민속마을 옆에 대형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가격도, 맛도 합리적이다. 지금 부산 남구 용호동에 살고 있어서 이기대를 자주 간다. 주말 30~40대씩 관광버스가 오는데도, 밥 먹을 곳이 없어 도시락을 싸오더라. 이기대 옆에 제주도처럼 대형식당을 운영하면 단체 관광객을 충분히 잡을 수 있다. 메뉴도 다양하게 마련해야 한다. 부산이라고 회만 내놓는 것은 문제다. 그리고 이 수익이 지역 주민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형미=요즘 관광객은 자신이 원하는 메뉴를 고르기를 원한다. 강 교수 말대로 이기대 일대에 그런 대형 식당을 운영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대구를 예로 든다면, 동인동의 매운 갈비찜이 유명하다. 관광객을 동인동에만 내려주면 어느 식당을 갈 지는 자신이 검색해 정한다. 부산어묵이 유명하니 이와 연계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양소희=마지막으로 부탁하고 싶은 것은 여행을 다니다 보면 결국 남는 것은 사람이다. 부산을 찾아오는 분에게 부산 시민이 더욱 따뜻한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박상철=부산 사람이 외지인을 대할 때 아직도 거친 부분이 있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조금만 더 부드럽게 다가가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사진=김동하 기자 kimdong@kookje.co.kr

※공동기획:국제신문, 부산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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