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여성인력개발센터가 미취업 경력단절여성을 위해 최근 마련한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에서 한 여성이 취업상담을 받고 있다. 국제신문DB

- 부산여성가족개발원 보고서 발표
- 보건·사회복지업 고용전망도 밝아
- 숙박·음식점업 근로시간·급여 최악
- 건설업 남성성향 강해 취업폭 제한

- 고용증대 위해 직업훈련·취업지원을
- 여성직종 통합지원 네트워크도 필요

여성고용에 가장 친화적인 산업군은 보건업과 사회복지서비스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업과 사회복지서비스업은 여성고용전망이 가장 좋은 산업군이기도 해 취업(재취업)을 노릴 경우 주목하면 좋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여가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산지역 산업 직업별 여성인력 수요전망 연구Ⅱ' 보고서를 9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여성인력개발센터와 같은 여성전문훈련기관이 효과적으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직업별 여성인력 수요를 파악하는 연구의 결과물 중 하나다.

이번 보고서는 ▷건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 3개 산업의 직업별 인력수요 전망 및 성별성향지수를 파악하고 여성고용유망 직업을 찾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들 3개 산업군은 한국표준산업분류 기준 대분류 산업이다. 여가원은 3개 직업군 600명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인력수급 상황, 직업별 인력수요 전망 및 성별성향, 직업별 적합 조건, 인력의 채용 및 활용 등에 관해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숙박 '흐림' 사회복지서비스 '맑음'

인력수요 현황의 경우 2011년을 기준으로 3개 산업군 모두 경기침체와 고용위기에도 인력이 부족했으며 특히 숙박 및 음식점업은 인력부족률이 4.7%로 가장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업은 2.2%,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가장 낮은 1.7%였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근로시간 및 급여를 고려할 때도 조건이 가장 나은 편이었다. 지난해 기준 보건업은 월 180시간을 근무하고 225만 원을 벌었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200시간에 173만 원이었고, 건설업은 190시간 236만 원이었다. 여성종사자수 증가율도 숙박 및 음식점업은 2008~2010년 동안 3.7% 감소한 반면 건설업은 12.1%,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22.6% 증가했다.

인력부족률, 여성종사자 증가율, 근로시간 및 급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가장 여성친화적인 산업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여성고용 전망은 다소 양호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고용전망도 밝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체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직업별 인력수요전망을 조사한 결과 3개 산업 모두 인력이 부족해 향후 5년(2012~2016년)간 남녀 전체 및 여성인력 모두 약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앞으로 5년간 남녀 전체인력 고용전망은 5점을 기준으로 3.23점이었고, 이 중 여성인력 고용전망은 3.18점으로 전체인력보다는 다소 적을 것으로 보였다. 여성인력 고용전망을 3개 산업군별로 분류했을 때 건설업은 3.03, 숙박 및 음식점업은 3.05,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3.48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가장 높았다.

직업별 성별성향지수의 경우 건설업은 남성성향이 강하고 숙박 및 음식점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여성성향이 강한 산업으로 분류됐다. 따라서 건설업은 여성취업이 가능한 직업의 폭이 사무직 중심으로 매우 제한적이었다.

■여성유망직업 어떤 게 있나

보고서는 직업별 가중인력 수요전망지수와 성별성향지수를 통해 3개 산업군별 32개 여성고용유망직업군도 발표했다. 건설업은 ▷회계 및 경리관련 사무원 ▷비서 및 사무보조원 ▷회계 세무 및 감정평가관련 전문가 등 3개였다. 숙박 및 음식점업은 ▷식당서비스관련 종사자 ▷음식 숙박 여행 오락 및 스포츠관련 관리자 ▷광고 홍보 조사 행사기획관련 전문가 등 9개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간호사 및 치과위생사 ▷의료 및 보건서비스관련 종사자 ▷치료사 ▷사회복지 및 상담전문가 등 20개 등 32개였다. 유망직업 역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20개로 가장 많았다.

■고용증대 위해 통합지원네트워크 필요

지역 경력단절여성의 고용을 증대하고 직종개선으로 취업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과제도 지적됐다. 먼저 산업별로 특화된 직업교육훈련프로그램과 취업지원서비스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같은 직업이라도 산업에 따라 성별성향 적합연령 학력 숙련수준 등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산업에 맞게 훈련프로그램이 지원돼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직종 통합지원 네트워크 운영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전 산업의 공통적 직종을 중심으로 경력관리를 하고, 전직 및 경력단절여성이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때 이에 맞는 교육을 실시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성별분업으로 인한 사회인식 장벽도 해소돼야 한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조사 결과 기업들의 여성채용의지는 5점 기준 3.73점으로 다소 있는 편이었으나 '채용의지가 낮은 이유'에 대한 질문에 '업무특성상 여성이 할 수 없음' 응답률이 28.8%로 가장 높았다. 여성채용의지는 있지만 업무특성과 인식이 여성채용의 주요 장애요인이라는 반응이었다.

연구책임자인 여가원 최청락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재직여성근로자의 근무만족도는 높은 가운데 보수 대비 많은 업무량과 초과근무시간, 높은 남성성향 인식이 여성고용의 장애요인으로 나타났다"며 "여성고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유연근무제 활성화, 여성고용 우대지원사항에 대한 홍보, 건설업 관련 직업훈련과정 확대 등의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 부산 취업지원기관 6곳이 하는 일은

- 일자리 연계부터 사후관리까지

경력단절여성들을 위한 부산지역의 취업지원기관은 총 6곳이 있다. 단순히 일자리만 연계해주는 것이 아니라 개개별 특성에 맞게 취업 또는 창업을 준비하고 직업훈련도 실시하는 곳이다. 인기 있는 일자리 추세를 반영, 이에 관련된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해 여성을 취업 및 창업으로 연계한다. 이곳을 통해 취업한 여성들을 대상으로는 맞는 일자리를 찾았는지 사후관리도 시행한다.

부산 6곳의 취업지원기관 중 4곳은 '여성인력개발센터'로 여성취업 전반을 관리한다. 부산진 사상 동래 해운대 등 4곳이 현재 운영되고 있다. 나머지 2곳은 취업 상담가와 지원관이 배치된, 여성새로일하기센터가 있는 부산시 여성회관과 서구 여성센터다. 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부산시 여성회관과 서구 여성센터 외 부산진 사상 동래 해운대 등 4개 인력개발센터 내에도 설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