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가족요금제가 도입되면 스포원 워터파크의 주말·성수기 요금이 현행 7만2000원(4인 가족 기준)에서 5만7600원까지 낮아진다. 사진은 스포원 워터파크. 국제신문DB

부산시가 지자체로는 처음 가족요금제를 추진하게 된 이유는 실질적인 저출산 극복과 출산장려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200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2316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중 가장 많다. 특히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09년 출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부산의 합계 출산율(여자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2008년(0.98명)에 이어 지난해 0.94명으로 떨어졌다. 부산은 출산율 전국 최하위 도시다. 그 어느 도시보다 가족 친화적 사회분위기 조성이 시급한 게 현실이다.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주경미 여성가족연구부장과 김현지 연구원은 지난 1년 동안 국내외 지자체와 민간업체의 가족요금제 현황과 효과를 조사해 이 제도의 가족 친화적 사회분위기 조성 효과가 크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현재 가족요금제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과 호주 등지에서 박물관 미술관 동물원 철도 공항버스 등 공공시설뿐 아니라 민간시설에까지 적용되고 있다. 부산의 자매도시인 인구 310만 명의 호주 멜버른에서는 동물원의 경우 어른 2명, 어린이 2명이 가족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개별요금에서 70% 이상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크루즈를 이용할 때는 가족 수와 상관없이 45호주달러로 즐길 수 있다.

부산시가 문화·체육시설에 가족요금제를 도입하면 가족이 함께 운동하고 문화를 즐기게 돼 가족 친화적 사회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규모 문화시설뿐 아니라 북구 문화빙상센터, 삼락공원 자전거 대여 등 주민들이 즐겨 찾는 지역 생활문화공간에 이 같은 제도가 도입되면 시민이 체감하는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용두산공원과 태종대 유원지 부대시설인 부산타워, 민속악기박물관, 다누비 열차, 유람선과 부산시티투어 버스 등에 가족요금제가 도입되면 가족단위 시민뿐 아니라 부산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많이 증가해 도시 이미지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됐다.

이귀자 부산시 여성가족정책관은 "가족요금제는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가족친화기업 인증제, 패밀리 데이 등 가족 친화 정책과도 부합하는 생활밀착형 정책"이라며 "조례 개정 등 절차를 거쳐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시행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요금제를 적용하는 민간기업에서는 고객 증가, 기업 이미지 향상 등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아트파크는 2007년 가족요금제 도입 이후 가족단위 이용객이 늘어 연간 10만 명이 방문한다. 또 ▷부산비엔날레 ▷경남FC축구단의 연간 4인 가족회원권 ▷국립현대미술관의 '한국만화 100년(2009년)' 기획전 ▷부천 뮤지엄 만화규장각의 4인 가족권 ▷대전 놀이공원 오월드의 연간 가족회원권 등 가족요금제 적용 기관이 늘고 있다.

호주 멜버른시의 가족 요금 내역 구분 어른 어린이 가족요금(명) 공항 버스 16.0 6.0 어른 1+어린이 1~4=22 어른 2+어린이 1~4=36 아쿠아리움 32.5 18.5 어른 1+어린이 1~2=62 어른 2+어린이 1~2=87.5 동물원 24.4 12.1 어른 2+어린이 2 =55.5 어른 2+어린이 3 =62.5 어른 2+어린이 4 =69.5 어른 2+어린이 5 =76.5 크루즈 19.8 11.0 가족전체=45  ※단위:호주달러 (부산여성가족개발원 분석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