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함께 문화·체육시설을 이용할 때 이용료를 할인해주는 '가족요금 할인제'가 전국에서 최초로 부산에서 시행된다. 그동안 민간업체 차원에서 가족단위 이용객에게 할인혜택을 준 적은 있으나 자치단체가 이를 도입한 것은 부산이 처음이다.

부산시는 가족단위 고객이 시가 운영하는 문화·체육시설을 연중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가족요금제를 올 하반기 도입할 방침이라고 26일 밝혔다. 이 제도는 가족 친화적인 사회분위기 조성이 저출산 극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부산 120만 가구 중 15세 미만 자녀가 있는 51만 가구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할인율은 10~20%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부산지방공단 스포원의 워터파크는 가족요금제가 적용되면 10~20%가 할인되면 주말 성수기 요금이 현행 7만2000원(4인 가족 기준)에서 5만7600원까지 낮아진다.

가족요금제가 적용되는 곳은 ▷문화시설(부산박물관 시립미술관 문화회관 시민회관 금정문화회관) ▷체육시설(종합운동장 강서체육공원 금곡청소년수련원 한마음스포츠센터 북구문화빙상센터 부산지방공단스포원) ▷공원(용두산공원의 부산타워·태종대의 다누비 열차·금강공원의 케이블카 등) ▷시티투어(부산시티투어 버스 해운대관광유람선 태종대유람선) 등 17곳이다.

시는 공공기관의 가족요금제 도입을 민간업체들에도 확산시킬 계획이다. 시는 부산박물관이나 시립미술관 등의 특별전시회, 기획전 등도 가족요금제를 적용하는 민간 예술단체·기획사에 시설 이용권을 우선 부여할 예정이다.

현재 부산아쿠아리움은 2007년부터 3인 이상 가족에게 최대 6000원을 할인해주고 있다. 부산아쿠아리움의 경우 가족요금제가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 매출의 10%선에 달한다. 대한항공 계열의 진에어는 2008년 직계가족 3인 이상을 대상으로 일반 운임 10%를 할인해주는 가족요금제를 도입한 이후 6개월 만에 이 요금제를 이용하는 가족단위 고객이 4배 증가했다. 오는 8월 개장 예정인 동물원 더파크도 가족 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의 '가족요금제' 도입을 제안한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주경미 여성가족연구부장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회적으로도 가족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며 "이 제도는 가족이 우대받는다는 느낌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