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매년 그래왔듯이 올해도 사람들은 새로운 다짐과 각오를 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쥔다. 건강과 관련해 단연 첫 손 꼽히는 결연한 목표는 금연이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400만 명이 담배 때문에 사망하며, 2020년에는 1000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는 보고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해에 4만 6000여명이 흡연으로 인해 조기에 사망하는데 이는 교통사고 사망자의 4배에 이른다. 다른 목표를 차치하고 질병의 근원인 담배 하나만이라도 끊어 올해를 '성취의 해'로 기록해 보자.
■금연 성공률 높이는 약물요법
효과적인 금연을 위해서는 니코틴 중독성 때문에 생기는 금단증상을 줄이는 약물요법과 심리적인 요인을 해결하는 행동요법이 병행돼야 한다. 행동요법 등 비약물요법만의 금연 효과는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금연을 원하는 모든 흡연자에게 금기증이 없으면 약물요법이 권장된다. 금연클리닉을 운영하는 전문의들에 따르면 흡연자 중 금연을 원하는 사람은 70%이지만 금연을 실제 시도하는 사람은 30%에 그친다고 한다. 또 약물치료 도움 없이 의지로만 금연에 성공하는 사람은 전체 흡연자의 2~3%에 불과하다.
최근 니코틴 중독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들이 나와 좋은 금연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금연을 위한 약물요법은 크게 니코틴 대체요법과 니코틴을 사용하지 않는 약물요법(부프로피온, 챔픽스)이 있다.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이 금연에 사용하도록 허가한 니코틴 대체요법은 껌, 패치, 비강분무제, 흡입제 등 네가지이다.
특히 최근에 개발된 바레니클린 제재인 챔픽스는 뇌에 있는 니코틴성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작용하는 독특한 기전으로 흡연 욕구와 금단 증상을 해소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니코틴은 몸에 흡수되면 아세틸콜린 수용체를 통해 도파민을 분비하고, 이 도파민이 뇌의 쾌감중추를 자극해 흡연의 만족감을 얻게 한다.
하지만 챔픽스를 복용하면 바레니클린이 수용체에 결합하면서 활성화해 도파민을 부분적으로만 분비시킨다. 이러면 흡연 욕구가 줄고 금단 증상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니코틴이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방해해 흡연으로 인한 즐거움을 느낄 수 없게 만든다. 담배를 피워도 '맛이 이상하다' '목만 아프다' 등을 호소하게 된다고 한다. 담배를 피웠을 때의 만족감을 감소시켜 금연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는 금연치료제인 셈이다.
특히 하루 1갑(20개비) 이상 흡연자, 잠에서 깬 지 30분 이내 흡연자, 심한 금단증상, 과거 금연시도 시 조기(금연시도 후 1주 이내) 재발한 경우, 우울증이나 정신분열증 등 심한 정신질환을 앓은 병력이 있는 경우 등의 특성을 가진 사람은 더 적극적인 약물요법이 필요하다.
■확고한 결심이 전제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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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연 보조제와 약물들 |
금연을 위한 새로운 방법이 개발되면서 의사가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수 있는 무기가 하나씩 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금연은 반드시 흡연자의 의지가 전제돼야 한다. 확고한 의지에다 보조적인 약물요법이 추가 됐을 때 성공률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금연을 결심했다면 친구나 가족에게 '담배를 끊겠다'고 얘기 하고, '담배를 피우면 이 결심을 되새기게 해달라'고 부탁하자. 주위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으면 함께 있을 때는 피우지 말아달라고 하자. 나에게 담배를 권하지 말 것을 친구에게 부탁하고,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충동이 생길 때는 그 장소를 벗어나자.
또 다른 자극 조절법으로는 간단한 운동, 심호흡, 근육이완법 등이 도움된다. 금연 중에 한번 담배를 피웠다고 '이런, 금연에 실패했군. 다시 담배를 피워야겠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사람인데 실수도 할 수 있지 않은가. 오늘 한번 실수했다면 내일 다시 시작하면 된다. 그리고 흡연 대신에 물을 마시던가 껌을 씹던가 맨손 체조 등 다른 대체방법을 찾으면 금연은 성공할 수 있다. 결심이 흐려지면 이렇게 외치자. "금연은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라고. 도움말=양산부산대병원 정동욱(가정의학클리닉) 교수
# 흡연 Q & A
- 연기 속 A급 발암물질 20여종 포함
- 간접흡연땐 비주류연 농도 2.5배
▶ 담배는 왜 나쁜가.
익히 알고 있듯이 흡연의 해악으로는 우선 암 유발이 꼽힌다. 특히 남성 후두암에서 흡연의 기여위험도는 무려 80%나 되고, 폐암은 72%, 구순·구강·인두암은 74%이다. 담배연기 속에는 43가지 발암물질을 포함한 약 4000여종의 화학물질이 들어 있는데, 이중 20여 종이 A급 발암물질이다. 따라서 담배연기는 암 유발과 촉진 인자로 폐암뿐만 아니라 모든 암에 연관이 될 수 있다. 흡연자가 폐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비흡연자와 비교할 때 남자는 20배, 여자는 10배나 높다. 흡연은 또 고혈압, 고지혈증과 함께 관상동맥질환(심근경색 등)의 주요 위험인자이며 우리 몸의 모든 혈관을 망가뜨린다. 심장의 혈관이 막히면 심근경색증, 뇌혈관의 문제는 뇌졸중을 야기한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해 사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70% 이상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 간접흡연은 어느 정도 해로운가.
담배연기는 담배를 태울 때 입으로 빨아들이는 주류연과 담배의 끝에서 연기와 종이를 통해 공기 중으로 확산되는 비주류연으로 나뉜다. 직접흡연자는 주류연과 비주류연 모두를 마시게 되고, 간접흡연자는 비주류연을 흡입하게 되는 셈이다. 문제는 흡연자의 폐를 통해 나오는 주류연보다 담배에서 직접 나오는 비주류연의 타르와 일산화탄소 농도가 최고 2.5배 높아 폐의 더욱 깊숙한 곳에 침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흡연자의 배우자나 아이들의 암·폐질환 발생과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 한방에서는 금연침
- 귀 경혈에 침 매복해 자극
- 니코틴 금단현상으로 인한 불안·초조·정신산만 완화
전문가의 도움으로 금연에 성공하는 방법으로 한의학에서 적용하는 '금연침'도 눈여겨 볼만하다. 한의학계에서는 지난 30여 년간 금연침의 효과와 응용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 왔다.
한의학에서는 대표적인 금연침 요법으로 이침(耳鍼)요법을 주로 활용한다. 이침요법은 고대로부터 인체 내장 또는 사지 몸통에 이상이 있을 때 귀에 반응이 나타나 치료에 응용해 왔다. 현재의 이침요법은 프랑스 의사인 P. Nogier가 귀의 모양이 태아의 모습과 비슷한 것에 착안해 계발한 것. 질병치료뿐만 아니라 식욕증진, 수면개선, 체력증강, 신진대사 기능 개선 효과도 있다.
금연과 관련한 귀의 혈(穴·사진참조)은 주로 신문(神門) 폐(肺) 내분비(內分泌) 인후(咽喉) 내비(內鼻) 5개 이다. 이중 흡연이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인체기관과 관련된 혈은 폐, 인후, 내비이다. 신문과 내분비는 인체의 정신적인 대사를 조절하는 혈이다. 즉 신문은 대뇌피질의 흥분과 억제를 조절하는 등 정신신경계통의 제반 질환에 쓰이고, 내분비는 호르몬 균형을 조절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이들 혈은 니코틴의 금단현상에서 오는 불안, 초조, 정신집중이 안 되는 등의 증상을 완화해 금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시술방법은 한쪽 귀의 경혈에 압정 형태의 작은 침을 꽂아 두고 그 위에 테이프를 붙여 매복시킨 후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고, 반대 귀에는 일반 침을 시술해 20~30분 후에 제거한다. 3~4일에 한 번씩 반대로 침을 놓는다. 금연침의 효과와 응용에 대한 30여 년간의 연구를 종합해 보면 4회 정도의 금연침 치료로써 약 70~80%의 금연효과가 있고, 침 시술 1년이 지난 후의 금연성공률은 22.4%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금연침의 시술경과를 보면 대부분 흡연욕구 감소와 담배 맛 변화 등을 경험했다. 특히 중고교생들의 금연클리닉에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러나 금연침으로 100%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금연침은 금연을 처음 시도하는 경우,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도 실패한 흡연자뿐만 아니라 다른 방법과 병행해도 큰 도움이 된다. 만약 금연침을 시술받기 어려우면 귀의 해당 경혈 부위를 반복적으로 자극하는 것도 좋다. 도움말=동의대부속한방병원 김철홍(침구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