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연가인 김모(45)씨는 얼마전 메리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갑자기 목이 조이고 숨쉬기가 무척 벅찼기 때문이다. 진단 결과 김씨는 만성기관지염으로 인한 만성 폐쇄성폐질환(COPD)이었다.
김씨를 진단한 메리놀병원 호흡기 내과 배현혜 과장은 "COPD는 일단 발병하면 완치가 불가능한 무서운 질병"이라면서 "흡연자와 노령인구의 증가와 공해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주로 담배를 피우는 40대부터 서서히 발병하지만 흡연의 경력이 없는 여자 환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성인의 8% 정도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즈에 이은 세계인구의 사망원인 4위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COPD는 기관지에서 허파 꽈리에 이르는 공기 통로인 기도가 폐쇄되는 증상을 초래하는 만성 질환. 만성 기관지염과 허파 꽈리가 손상되는 폐기종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병이 진행되면 두 질환이 혼재돼 나타나고 그 때문에 감별도 힘들다. 전문의들은 심장이나 호흡기 질환에서 숨이 차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호흡이 가쁜 증상이 있을때 담배를 피우는 고령의 환자라면 만성 폐쇄성폐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증상은 보통 수년에 걸쳐 호흡곤란과 기침 가래배출 호소와 함께 감기와 같은 호흡기 감염이 잦다.
만성 기관지염이 우세한 환자는 가래를 동반하는 기침을 하며 이런 증상이 수년에 걸쳐 악화된다. 호흡곤란과 함께 감기 등의 악화 요인이 생기면 호흡곤란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천식이 동반되기도 한다. 폐기종이 우세한 환자는 서서히 악화되며 운동시 호흡곤란 이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 우연히 검사한 엑스레이나 폐기능 검사로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배 과장은 "환자의 85% 이상이 흡연과 직접 연관이 있고 폐기능이 절반 이상 손상되고 난 뒤에야 비로로 호흡 곤란 등 자각증상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대개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이 장기간 흡연을 할 경우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이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므로 치료에서도 금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만성 폐쇄성폐질환은 설사 원인이 되는 담배를 끊는다고 해서 폐기능이 다시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배 과장은 "하루 한 갑 이상 20년 이상 담배를 피운 사람 가운데 △아침에 가래와 기침이 평상시보다 많이 나오거나 △기침이 한 달 이상 지속되거나 △예전에 비해 심하게 숨이 찰 땐 병원에서 폐기능 검사를 받아 볼 것"을 권했다.
진단은 문진과 진찰, 방사선 촬영, 코를 막고 입으로 공기를 불어넣는 폐기능 검사 등을 통해 간단하게 질환 유무를 판단할 수 있다. 치료는 폐기능 향상을 위해 기도 폐쇄를 완화시키고 저산소혈증과 호흡기 감염 같은 이차적인 합병증 예방 등이다.
따라서 하루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운 흡연자는 1년에 한 번 정도는 정기적으로 폐기능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평소 폐기능 향상에 좋은 운동은 걷기나 조깅 같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며 채소 과일 등 항산화 식품을 자주 먹도록 한다.
배 과장은 "만성 폐쇄성폐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이 가장 중요하며 이는 폐기능 저하를 최소화 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면서 "폐기능이 악화됐더라도 정기적인 병원 방문으로 다양한 약물을 투여, 증상을 완화시키고 폐기능의 개선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