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증과 울증이 반복되면서 불안정한 감정 기복을 보이는 질환이 조울증이다. 이 질환은 세계 성인 인구의 3~4%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계에 따르면 조울증 환자의 절반 이상이 자살을 시도하며 이중 절반 정도가 실제로 죽음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조울증은 시간을 두고 양상이 정반대인 조증과 울증이 번갈아 나타나 '양극성 장애' 또는 '야누스적인 질병'이라고도 한다. 고대 희랍의 의사들에 의해 발견될 정도로 그 역사가 깊은 정신질환 가운데 하나. 정신운동이나 인지기능 또는 정신생리기능 등의 다양한 장애가 동반되는 일종의 뇌기능장애이다.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조증기는 4~6개월 정도, 울증기는 6~8개월 정도 각각 지속된다. 대개 조증기와 울증기 사이에는 정상적인 시기가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런 시기가 없이 바로 이행되기도 하고 울증과 조증 증상이 혼재되기도 한다.
조증기에는 기분이 병적으로 고무돼 있는 상태로 평소와는 달리 의기양양하거나 기고만장한다. 쉽게 흥분하여 주위 사람들과도 잘 다투며, 행동이 과다하고 말이 많고 빠르면서 힘이 들어가 있다. 또 사고 내용이 과대하고 심할 경우 과대망상이 나타난다. 어떤 경우에는 피해망상까지 동반할 때도 있다. 돈 씀씀이가 헤프고 어떤 일을 무모하게 일을 벌이지만 수습을 제대로 못해 경제적 피해를 야기하기도 한다. 평소에 점잖은 사람이 성적으로 무분별해지거나 음주가무에 몰입하기도 한다. 주로 조증기에서 천재들의 창조성이 발휘되는 경우가 많다.
울증기는 조증기와는 반대로 기분이 병적으로 가라앉은 상태를 말한다. 매사에 무기력해지고 관심이나 흥미를 상실하며 성욕감퇴와 불면증에 시달린다. 사고력이 떨어져 생각이 잘 안나고 집중이 안돼 기억력이 감퇴되고 치매에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와 함께 식욕이 없어지고 체중이 감소하며 삶의 의미도 못 느끼고 사소한 잘못에도 쉽게 죄책감을 느끼며 자책한다. 정신생리적으로 변비가 생기고 입이 마르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며 호르몬 분비에도 이상을 초래한다.
의료계에서는 조울증의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완전하게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정신질환 가운데 유전적인 소인이 가장 높은 질환이며 뇌 속의 신경전달물질의 기능 변조로 인해 발생하는 것 정도로만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신분열증과는 달리 조울증은 약물치료에 잘 반응하고 대부분 발병 전의 상태로 거의 완전하게 회복이 가능하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경향이 매우 높기 때문에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장기간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약물치료는 기분을 가라앉혀 주는 기분조절제가 이용된다. 약물의 효과는 통상 2~3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며 처음 발병한 경우에는 최소 1년 이상 복용해야 한다. 때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아 반복적으로 재발할 경우에는 만성화를 초래해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조울증 환자에 대한 과도한 편견을 버리고 적절한 약물치료로 완전한 상태로 회복할 수 있다는 인식 아래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움말=부산대병원 정신과 정영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