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미영(48·해운대구 기장군 교리)씨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일상생활에 커다란 불편을 겪어왔다. 그동안 약물 치료와 물리 치료로 증상이 어느 정도 완화된 적도 있었지만 그때 뿐이었다.
김 씨가 앓고 있는 퇴행성 관절염은 특별한 원인 없이 신체가 노화함에 따라 연골이 닳아 없어져 생기는 질환. 우리나라 55세 이상 성인의 약 80% 정도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빈발하며 심한 관절 통증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
"너무 통증이 심해 움직이기조차 겁날 정도였어요. 그러니 생활이 얼마나 불편하겠어요. 차라리 수술을 결정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홀가분합니다."
지난 25일 센텀병원 인공관절센터를 찾은 김씨는 MRI(자기공명영상)촬영 결과를 본 정형외과 전문의 김기훈 과장의 설명을 듣고 수술을 결정했다. 김 과장은 "초기에는 약물 치료 주사요법 등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김씨의 경우 증세가 심해 수술 치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관절 수술의 경우 미세천공술이나 골절술 인공관절술 자가연골이식술 등 환자의 증세와 나이에 따라 다양한 시술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인공관절 수술도 생각해 봤지만 환자의 나이가 그다지 많지 않고 연골이 닳은 병변 부위도 제법 커 치료 효과가 좋은 자가연골 세포이식술을 시행키로 했어요."
자가연골 세포이식술은 환자의 연골세포를 떼내 배양하여 손상된 연골 표면에 발라 이식해 주는 최신 치료법. 최근 외상이나 퇴행성 관절염 등으로 무릎 관절 연골이 손상된 환자들에게 시술돼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환자의 정상 연골 조직을 관절경으로 채취하여 이를 실험실에서 4~6주 정도 배양하여 이를 미장공사 하듯 다시 손상 연골부위에 붙여 이식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연골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식에 따른 거부반응이 없고 이식 후에도 조직에 잘 붙는 생착의 이점이 있어요."
자가연골 세포이식술은 대개 외상으로 연골이 손상됐거나 연골이 뼈와 박리된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다. 또한 퇴행성 관절염에서도 초기에 국소적으로 연골이 닳아 없어지기 시작하는 환자에게도 시술할 수 있다. 김 과장의 설명을 들은 김 씨는 그나마 다행스럽다는 표정이다.
"무엇보다 제 연골 세포여서 부작용이 없을 것 같고 인공관절은 어딘지 모르게 아직 썩 내키지 않아요. 내구성도 15~20년 정도라니 그 뒤에 다시 수술을 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고요."
자가연골 세포이식술은 우선 본격 수술을 앞두고 무릎 관절경으로 정상 연골 200~300㎎(성냥알 3개 정도의 크기)을 채취한 뒤 이 연골조직에서 약 10만개의 연골세포를 분리한다. 이것을 실험실에서 4~6주 동안 1200만~1500만개로 배양한다. 채취 시간은 약 10여분 정도이며 환자는 다음날 바로 퇴원할 수 있다.
배양을 시작한 뒤 4~6주 뒤에 손상 부위의 연골에 이식하며 환자는 이식 수술 후 약 6주 정도면 걸을 수 있다. 그동안 꾸준한 재활치료를 거쳐 1년 정도면 웬만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을 만큼 관절 기능이 개선된다.
"이 수술은 15~55세 사이의 환자로 연골 손상 크기가 10㎠ 이하인 사람에게 적용할 수 있어요. 예전엔 배양된 세포를 손상된 연골부위에 집어 넣었는데 지금은 바르고 있습니다."
이 시술은 연골세포를 채취해 배양해서 다시 이식해야 하므로 수술을 두 번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또한 이식한 연골이 이상 증식하는 경우도 가끔 생기는데 이때는 조직에 맞게 깎아낼 수 있다.
주의할 점으로 이식 연골이 완전히 자리잡는 6주 정도는 목발을 사용해 수술부위에 체중이 가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일상생활은 3개월 후에는 어느 정도 가능하다.
지난해까지 보험적용이 안돼 시술비가 2000만원 정도의 고가였으나 국내의 한 생명공학 벤처기업이 연골세포 배양술을 국산화하고 보험적용이 되면서 본인 부담이 20% 선으로 크게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