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하셨습니다.” 벼랑 끝 승부에서 패배하고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선 조원우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표정에는 아쉬움과 허탈함이 묻어났다.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 5차전에서 NC 다이노스에 0-9로 패한 롯데는 5년 만의 ‘가을야구’에서 첫 시리즈를 넘지 못했다. 사령탑으로도 첫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조 감독은 “결과가 이렇게 됐다. 어쨌든 쉼 없이 한 시즌을 달려왔는데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고 허무하게 끝났다”고 말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이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이날 경기에서 롯데는 5회 초 대량 실점하며 기세가 꺾였다. 선발투수 박세웅이 선취점을 뺏기자 필승조 조정훈을 올려 위기를 막으려 했지만,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후 마운드에 오른 박진형이 호투하며 투수 교체 타이밍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조 감독의 생각도 같았다. 그는 “5회가 승부처라 생각했고 (조)정훈이가 막아줄 거라는 믿음으로 올렸는데 결과가 안 좋았다”고 설명했다.

조 감독은 팀이 좋지 않았던 전반기부터 ‘관리’와 ‘믿음’의 야구를 선보였다. 선발 로테이션에 처음으로 든 김원중과 박진형의 휴식을 돌아가며 보장했고, 부진한 선수들에게도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준PO 1차전에서 수비 실수로 비난받았던 강민호를 향해서도 2차전 승리 후 “필승조가 잘 던졌지만 결국 강민호라는 포수가 있었기 때문에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롯데는 이번 시리즈 내내 사직에서 만난 NC 에이스 에릭 해커에 당했다. 조 감독도 “해커 공략에 실패한 것이 뼈아프다”고 자책했다. 그는 시리즈 2차전에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브룩스 레일리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조 감독은 이번 가을야구에서 부족한 것을 묻는 말에 “그래도 5차전까지 왔는데 마지막 경기에 레일리가 있었다면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전했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