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역대 준플레이오프(준PO) 첫 무자책점 경기. 롯데 자이언츠가 투수진의 힘을 앞세워 역사적인 기록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2017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9회 롯데 마무리투수 손승락이 경기를 마친 뒤 포수 강민호와 손을 맞잡으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PO 2차전에서 롯데는 NC 다이노스에 1-0 승리를 거두고 시리즈에서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양 팀 모두 명품 투수전을 펼친 끝에 한국프로야구 역대 포스트시즌 네 번째이자 준PO에서는 처음으로 자책점 없이 경기를 끝마쳤다.

롯데 선발투수 브룩스 레일리는 후반기 무패 행진의 기세를 이어갔다. 레일리가 경기 중 불의의 부상으로 마운드를 내려가며 위기를 맞은 롯데는 필승 불펜을 내세워 승리를 지켜냈다. 이틀 연속 마운드에 오른 박진형-조정훈-손승락은 남은 3과 2/3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을 내줬지만 리드를 내주지 않았다. 레일리에 맞선 NC 선발 장현식도 패전을 떠안았지만 7이닝 3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활약했다.

전날 9차례의 득점권 기회를 무산시킨 타선은 이날도 부진했다. 1차전에서 멀티 히트(한 경기 안타 두 개 이상)를 기록한 손아섭-이대호-앤디 번즈를 나란히 중심타선에 배치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장현식을 상대로 고전한 타선은 경기 초반 제구가 흔들린 틈을 타 얻어낸 볼넷으로 결승점을 냈다. 전날 5타수 무안타로 고개를 떨군 전준우와 강민호가 나란히 안타를 쳐내며 타격감을 회복한 점을 위안으로 삼았다.

준PO 1차전에서 만원을 이뤘던 사직야구장은 이날 연속 매진은 달성하지 못했다. 경기를 앞두고 1400여 장의 예매취소분이 발생해 현장 판매까지 이뤄졌지만, 2만6000명 정원에 조금 모자란 2만5169명이 입장했다. 전날 연장 접전 끝에 무기력한 패배를 모인 홈 팀에게 경기 중 그라운드를 향해 플라스틱 소주병이 날아들고 다음 경기는 팬들이 외면하는 상황까지 이어졌지만, 롯데는 2차전 승리로 포스트시즌 3연패에서 벗어나며 반등에 성공했다.

축제 속에서도 치열한 승부로 1승씩을 나누어 가진 두 팀은 각각 절반의 확률에 도전한다. 2005년 처음으로 시행돼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10차례의 5전 3승제 준PO에서 2차전까지 1승 1패를 기록한 경우는 4차례다. 이 중 1차전 승리 팀이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한 경우가 두 차례고, 패배 팀이 승부를 뒤집은 경우가 두 번이다.

사직에서 이틀간의 일정을 마친 두 팀은 하루 휴식을 취한 후 11일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3차전을 치른다. 3차전 승부가 중요해진 만큼 양 팀도 승부수를 띄운다. 롯데는 베테랑 송승준을, NC는 제프 맨쉽을 선발로 예고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쉽지 않은 1-0 경기를 잘 넘겼다. 3차전도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