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4-3으로 앞선 7회초. 송일수 감독은 더스틴 니퍼트를 마운드에 올렸다. 니퍼트는 두산의 선발 에이스다. 게다가 사흘 전인 18일 LG전에 선발 등판했었다. 당시 59개 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포스트시즌이 아닌 페넌트레이스에서 선발 에이스의 중간 계투로의 등판은 보기 힘든 장면이다.
이유는 있었다.
니퍼트는 15일 NC전 선발로 내정된 상황이었다. 게다가 사흘 전 선발 등판에서 투구 수가 적었던 탓에 불펜 피칭을 대신해 실전 피칭을 한 것. 구
니퍼트의 중간 계투 등판은 두산이 그만큼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증거다. 현재 두산은 투수진이 흔들리고 있다. 니퍼트도 8승을 거뒀지만, 평균자책점은 4.32다. 유희관, 노경은도 지난해보다 떨어진다. 크리스 볼스테드는 방출됐다. 마무리 이용찬도 금지약물 복용으로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상태다.
선발, 중간 계투, 마무리를 가릴 상황이 아니었다. 결국 니퍼트의 주최최로 투수조 미팅이 열렸고, 니퍼트의 깜짝 등판이 성사됐다.
그리고 니퍼트는 두산의 승리를 지켜냈다. 니퍼트는 2⅔이닝을 공 28개로 틀어막았다. 1피안타 무실점. 두산 타선도 2점을 추가하면서 니퍼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니퍼트는 9회 투아웃까지 잡고 마운드를 이현승에게 넘겼다.
두산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와 홈 경기에서 중간 계투로 등판해 호투한 니퍼트를 앞세워 6-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두산은 39승40패를 기록, 승률 5할 복귀가 눈앞에 다가왔다.
니퍼트의 호투가 눈부셨다. 니퍼트는 7회초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이용규에게만 안타를 내줬다. 이후 8타자 연속 범타로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2011년 한국프로야구에 데뷔한 이후 첫 홀드였다.
그 사이 두산 타선은 2점을 더 냈다. 7회말 1사 후 허경민, 정수빈의 연속 안타에 이은 이중 도루, 그리고 2사 후 터진 민병헌의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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