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실명 딴 영화 ‘차인표’ 화제

제대로 망가졌다, ‘차인표 굴레’서 박차고 나온 차인표

  • 국제신문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1-01-19 19:59:08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시대의 아이콘서 한물 간 배우 역할
- 2015년 첫 제안 받았지만 거절
- 우스꽝스러운 役 아내 신애라도 반대

- 4년 뒤 ‘극한직업’ 제작자 재섭외 요청
- 고정된 이미지 탈피 위해 고심끝 출연

- “20대 시절 ‘사랑을 그대품…’ 작품 행운
- 50대 중반 새로운 연기 도전하고파”

유명인의 실명을 그대로 제목으로 사용한 영화가 간혹 나온다. 이런 경우 인물의 일생을 그리거나 그를 통해 한 시대를 조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새해 첫날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영화 ‘차인표’는 이와는 궤를 달리하는 새롭고 독특한 코미디 작품이다. 실제 차인표가 출연해 대중이 자신에 관해 갖고 있는 이미지를 코미디 소재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안에는 차인표가 배우로 살아오면서 실제로 느꼈던 부분이 담겨있어 진정성도 담보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극장 개봉 시기를 잡지 못하다가 결국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차인표’는 과거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대스타에 올랐으나 현재는 아줌마 팬만 알아주는 배우 차인표가 어쩌다 여고 체육관 건물에서 샤워를 하다가 매몰되면서 배우로서 자신의 위치를 깨닫게 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다. 한 마디로 ‘차인표의, 차인표에 의한, 차인표를 위한 영화’로, 그의 과거와 현재,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시종 웃음을 선사한다. 이런 참신한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김동규 감독은 “차인표 배우의 의사와 상관없이 시나리오부터 쓴 상황이라 본인의 동의가 가장 중요했는데, 다행히도 영화 작업을 허락해 주셔서 연출하게 됐다”고 했다. 그렇다면 차인표는 어떤 생각으로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됐을까? “2015년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거절했다”는 차인표에게 영화 ‘차인표’와 배우 차인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었다.

■‘차인표’에 출연한 차인표

아마 대부분의 국민은 ‘차인표’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누구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 1994년 MBC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는 색소폰 연주, 손가락 흔들기, 분노의 양치질, 상반신 노출 샤워 등의 명장면을 남기며 시대의 아이콘이 됐다. 이후 드라마에 함께 출연한 신애라와 결혼을 했으며, ‘별은 내 가슴에’ ‘왕초’를 연달아 히트시키면서 절정의 인기를 구가했다. 이후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지만 이전과 같은 인기를 얻진 못했다. 그는 “처음 영화 ‘차인표’ 제의가 들어온 것은 2015년이었다. 당시에는 여러 가지 일을 계획하고 있던 터라 극 중 차인표가 처한 설정이 저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신애라 씨는 샤워하다가 옷을 안 입은 채로 갇혀 있고, 우스꽝스럽게 구출되는데, 그렇게까지 하고 싶으냐며 왜 하고 싶은지 생각하라고 하더라”며 처음 ‘차인표’를 거절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4년이 지나 두 번째 제안이 있었다. “2019년이 됐을 때 일은 하고 싶은데 작품이 들어오지 않았다. 또 ‘차인표’의 내용처럼 드라마 섭외가 들어왔다가 나만 빠지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 마치 ‘차인표’의 시나리오가 나의 미래를 예견한 것처럼 4년 동안 그런 일이 있었다. 그러던 중 ‘극한직업’을 제작했던 김성환 대표가 다시 섭외를 해왔다. 실명을 제목으로 하는 것이 부담일 수 있겠지만 실험적이고 좋지 않겠느냐고 하더라.” 결국 부담감을 무릅쓰기로 한 차인표는 “이 작품을 하면서 나에게 고정된 이미지가 있다면 깨고 싶다”는 생각으로 영화 출연을 결정했다.

■차인표, 자신의 이미지에 맞서다

과거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대스타에 올랐으나 현재는 아줌마 팬만 알아주는 배우 차인표가 어쩌다 여고 체육관 건물에 매몰되면서 배우로서 자신의 위치를 깨닫게 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 영화 ‘차인표’. 넷플릭스 제공
지금까지 출연한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젠틀함, 강인함, 정의감, 바른 생활, 가정적 이미지를 만든 차인표는 “대중의 기호에 맞게 인내하는 동안 발전하지 못하고 살아온 것 같았다. 변화하지 않고 안정된 상태로 있었고, 일을 하더라도 그 안에서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것을 깨고 싶었다. 그런데 혼자 깰 방법도 모르겠고, 작품으로 깨야 하는데 작품이 들어오지 않더라”며 배우로서 가졌던 고민을 밝혔다. 그리고 그의 다음 한 마디에 그 고민의 크기가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었다. “‘차인표’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매몰돼 있던 차인표의 손가락이 잘리는 장면이다.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영화를 보시는 분들도 그 장면을 좋아해 주시면 좋겠다.” 그의 이 한 마디는 지난 26년간 그를 따라다닌 손가락 흔들기에 대한 부담감을 표현한다. 그는 샤워장에서 손가락을 흔들고 머리 감는 장면이 촬영할 때 가장 민망했다고 하지만, 자신의 시그니처 제스처를 희화화한 이 장면은 배우 차인표에게 덮여 있던 하나의 껍질을 과감하게 벗어던지는 순간이었다.

영화 ‘차인표’ 스틸컷.
물론 ‘차인표’의 차인표는 실제 차인표와 100% 똑같은 성격을 지닌 인물이 아니며, 따라서 실제와 상상을 오가는 가운데 혹시 대중이 자신에 대해 오해를 하지 않을까 하는 부담감도 있었을 것이다. 그는 “김 감독이 오랫동안 저를 멀리서 관찰하면서 차인표는 이런 사람일 것이라고 주관적으로 생각했고, ‘차인표’의 시나리오는 그의 주관과 대중들이 느끼는 이미지를 더해서 객관화시켰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만든 시나리오에 대해서 이건 아니고 저건 맞는다고 말해서 고치는 것은 김 감독의 영화가 아니라 저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나리오에 대해서 크게 반대를 하거나 수정하지 않았다”고 ‘차인표’는 ‘영화’임을 강조했다. 시나리오에 대해서 부연하자면 단 한 가지 수정한 것이 있다, 극 중 차인표가 국회의원이 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실제로 자신이 그런 오해를 받은 적이 있어서 그 장면만 수정했다.

■차인표에게 배우란?

“혹시 ‘차인표’로 저를 모르는 젊은층까지 예전의 이미지를 가지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된다”고 차인표는 말했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차인표’를 본 대중은 스스로를 희화화한 그에게 박수를 보내며 배우로서 다시 보게 됐기 때문이다. “젊은 분들이 ‘차인표’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고 기쁘다. 이제는 저를 떠났다고 생각한 옛날 팬들도 연락을 많이 주신다. ‘찐팬’이라면서 오래 기다렸다는 말을 들으면 미안한 마음이다. 어떤 남자 팬이 코미디 영화인 줄 알고 봤는데 보고 나서 자신의 삶에 대한 태도가 달라질 것 같다며 고맙다고 하더라. 제가 이 영화에 출연한 의도를 알아봐 주시는 것 같아서 좋았다.”

‘차인표’는 차인표에게 배우로서 새로운 길을 걷게 되는 모멘텀이 되고, 그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는 “앞으로 재미난 작품을 하고 싶고 계속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계속해서 스타로 대중의 관심을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소소한 기쁨 있고 일의 보람이 중요해진 나이”라고 배우 인생 2막이 시작됐음을 알렸다. 그리고 “배우는 제 직업인데 그렇게 잘하지 못하는 직업이다. 연기는 더 열심히 잘하고 싶은, 갈 길이 먼 것”이라는 너무도 솔직한 고백과 함께 “제가 경쟁하고 싶은 것은 어제의 나다. 그래서 연기의 스펙트럼도 더 넓어졌으면 좋겠다”는 진솔한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사랑을 그대 품안에’ 때 저는 스물일곱 살이었고, 무명에서 벼락스타가 됐다. 또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가정을 꾸렸다. 일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행운이었다. 그리고 그 행운을 잘 누린 대가로 그 이미지가 20여 년간 남아서 내 삶의 어떤 부분을 구속했다”고 과거를 돌아보고 “이제 나이가 55세인데, 배우로서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을 뛰는 상황이다. 그동안 감사했던 이미지에서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찾아온 영화가 ‘차인표’다. 이전의 이미지를 버리고 연기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각인된 차인표의 이미지를 깨고 다시 배우 차인표로 후반전을 시작하는 그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가덕신공항 28조원 억지주장 당장 멈춰라
  2. 2'학폭 논란' 아이돌, 결국 활동 중단
  3. 3'장제원 아들' 노엘 폭행시비 동영상 공개 후 여론 급반전
  4. 4'소림축구' 홍콩 영화배우 우멍다 간암으로 사망
  5. 5워렌 버핏, "결코 미국에 반대로 투자하지 말라"
  6. 6아버지 이어 딸도 음주운전자 신고…부전여전 시민의식
  7. 7부산시장 보궐선거 당내 경선 최종 단계 돌입
  8. 8부산 신규 확진자 16명…사흘 만에 두자리대
  9. 9'특별법 제정' 가덕신공항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10. 10코로나19 확진자 이틀만에 300명대로… 수도권 비율 80% 넘어
  1. 1부산시장 보궐선거 당내 경선 최종 단계 돌입
  2. 2홍준표, 이재명 향해 "양아치 같은 행동" 비판
  3. 3천안함 최원일 함장 28일 전역...대령 명예진급
  4. 4이낙연 대표 "동남권 메가시티 본격화될 것"
  5. 5가덕신공항 특별법 드디어 국회 통과... 돌이킬 수 없는 국책 사업 내딛는다
  6. 6문 대통령 가덕 찾아 신공항 쐐기…부전역·신항서 메가시티 힘싣기
  7. 7국힘 부산의원들 “문재인 대통령, 가덕 재 뿌리는 국토장관 경질을”
  8. 8박형준 “확실히 이길 후보” 이언주 “큰 약점 없는 사람” 박성훈 “세대교체 이뤄야”
  9. 9‘부정 청약 모르고 주택 구매’ 소명하면 구제한다
  10. 10여당 후보 합동토론회서 야당 박형준 난타 “MB 불법사찰 진상 밝히고 사죄해야”
  1. 1[최현진의 수소경제]정부, 수소 관련 규제 없앤다
  2. 2세계 톱3 미래차 부품단지 조성…4300명 일자리 만든다
  3. 3연금 복권 720 제43회
  4. 4동백전, 기존 운영사 KT와 계약 한 달 연장
  5. 5대기업 47% “상반기 대졸신입 뽑는다”
  6. 6부산 경제계 "가덕신공항 특별법 본회의 통과 환영"
  7. 7“그림 한 점 들이세요” 예술작품 파는 백화점
  8. 8도시공원·GB 내 수소충전소 허용
  9. 9코스피 3000선 회복
  10. 10S&T그룹, 중동 방산전시회서 기술력 과시
  1. 1아버지 이어 딸도 음주운전자 신고…부전여전 시민의식
  2. 2부산 신규 확진자 16명…사흘 만에 두자리대
  3. 3'특별법 제정' 가덕신공항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4. 4코로나19 확진자 이틀만에 300명대로… 수도권 비율 80% 넘어
  5. 5만덕터널 지난 오토바이 도랑 아래로 추락, 운전자 사망
  6. 6감천사거리 인근 도로서 60대 여성 차에 치여 숨져
  7. 7법원, 3·1절 9인 차량시위 허용…대규모집회 불허
  8. 8도로 낙하물 탓 2중 추돌사고, 발화까지 이어져
  9. 9양식장관리선 방파제 연결 교각 충돌 후 끼여
  10. 10'탄핵 심판' 임성근 부장판사 임기만료…'재판 개입' 언급 없어
  1. 1기성용 개막전 뒤 기자회견 자처...자비는 없을 것
  2. 2쑥쑥 크는 ‘내일의 거인’…주전 경쟁 후끈
  3. 3기성용 성폭행 의혹 반박…“결코 그런 일 없었다”
  4. 4부산시설공단 1승 선착…“삼척서 끝낸다”
  5. 5BNK 포워드 구슬, ‘식스우먼상’ 수상
  6. 6부산시설공단 통합우승 '우뚝'...절대 1강 면모 과시
  7. 7추신수 vs 스트레일리 ‘창과 방패’ 누가 셀까
  8. 8우즈, 제네시스 몰다 전복사고 다리 부상
  9. 9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무산되나
  10. 10롯데 27일 청백전…유튜브로 생중계
최원준의 음식 사람
경주 시장백반
박현주의 그곳에서 만난 책
김보한 시인의 시집 ‘하늘재에서 천왕봉까지’
리뷰 [전체보기]
두 막장 대모 귀환…‘마라맛’ 전개 여전한데 스토리 헐거워
돌아온 임성한, 몰아치는 대사 여전…막장의 서곡일까
새 책 [전체보기]
세계사를 뒤바꾼 가짜뉴스(미야자키 마사카츠, 옮긴이 장하나) 外
K바이오 트렌드 2021(김병호·우영탁 지음)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중국 하늘과 지상 잇는 다섯 산
현직 판사가 말하는 법관의 양심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겨울’-전영근 作
‘Migrants’ - 손봉채 作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몽돌하루 /서숙금
달팽이 /황순희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스위트홈’의 이응복 감독
종영 ‘산후조리원’의 엄지원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승리호’ 조성희 감독 & 송중기
CGV 조성진 전략지원담당
이원 기자의 클래식 人 a view [전체보기]
피아니스트 랑랑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K 무비·드라마 성공비결은 한국적 서사와 홍보전략
극장서 봤으면 더 좋았을 ‘승리호’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K-무비서 사라져가는 영상 문법들
우주서 화려한 영상미 얻고 연출력을 잃다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20년 9월 29일
묘수풀이 - 2020년 9월 28일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1년 2월 25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1년 2월 24일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1년 2월 25일(음력 1월 14일)
오늘의 운세- 2021년 2월 24일(음력 1월 13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제27회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2차전
제27회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2차전
장은진의 판타스틱 TV [전체보기]
‘윤스테이’를 보면 드는 생각
학교폭력 사건으로 시끌한 TV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전체보기]
愼終若始
潔者有不潔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살면서 참고할 처세 비결서인 ‘손자병법’
“열심히 일한 것으로 먹고살라”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