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동아트센터, 지역·제작 방점
- 기획공연 70% 이상 지역예술가
- 부산시립미술관, 개방감 극대화
- 亞 전시기획자 참여 포럼도 운영
- 부산오페라하우스, 콘텐츠 준비
- 개관작 ‘오텔로’… 건립비는 숙제
‘동부산에서 미술 브런치하고, 서부산에서 클래식 만찬 즐기고’.
2026년 부산에서도 하루 종일 ‘문화’로 풍족한 코스를 만끽할 수 있게 된다. 오전에는 부산시립미술관(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 미술을 즐기고, 저녁에는 낙동아트센터(강서구 명지동)에서 수준 높은 공연을 보는 ‘하루 문화 코스’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의 부산문화회관(남구 대연동)·시민회관(동구 범일동), 영화의전당(해운대구 우동), 올해 문을 연 부산콘서트홀(부산진구 연지동)과 서부산미디어영상센터(강서구 대저동), 2027년 정식 개관하는 부산오페라하우스(중구 중앙동)까지 지역 곳곳에 하이엔드 및 거점 기능을 갖춘 문화시설이 들어서면서 부산의 문화도시 기반이 확대되고 시민의 문화 향유권도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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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부터 부산의 문화도시 기반과 시민 문화 향유권을 넓힐 문화시설이 곳곳에 들어선다. 왼쪽부터 낙동아트센터 콘서트홀, 부산오페라하우스 전경. 김성효 전민철 기자 |
■하이엔드 로컬 극장, 낙동아트센터
2026년 1월 10일 개관하는 낙동아트센터는 부산 문화 업그레이드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의미를 가진다. 서부산권에 들어서는 첫 클래식 전용 공연장으로, 문화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서부산의 문화예술 랜드마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를 담아 낙동아트센터는 문화에 목말랐던 서부산 시민에게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동시에 ‘지역’과 ‘제작’에 방점을 두고 부산·경남 예술가들과 함께 여러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다. 부산콘서트홀이 ‘월드클래스’급 공연을 선보이는 클래식 전용홀이라면, 낙동아트센터는 전체 기획 공연의 70% 이상을 지역 예술가들과 함께 꾸며 지역 예술 생태계를 키우는 ‘산실’ 역할을 하면서 시민의 문화 수요를 채우겠다는 구상이다.
1월 10일부터 3월 5일까지 두 달간 열리는 개관 페스티벌에도 이런 방향이 반영됐다. 페스티벌 기간 교향곡 오페라 발레 연극 실내악 재즈 시낭송 등 다양한 장르의 20개 공연을 선보이는데, 대부분 지역 예술가가 주역으로 참여한다. 지역의 연주자들로 구성한 ‘낙동아트센터 페스티벌 오케스트라’(NAFO)를 중심으로 부산시립합창단·창원시립합창단·김해시립합창단 등 부산·경남 연주자 및 성악가 330여 명이 함께하는 말러의 ‘교향곡 제8번’(1월 10일)이 대표적이다.
‘제작 공연장’의 역할도 강화할 계획이다. 내년 2월 선보일 오페라 ‘아이다’는 낙동아트센터가 기획부터 무대 기술, 출연진 구성까지 주도한 자체 제작 공연으로, 부산·경남 예술가 100여 명이 출연해 의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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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립미술관 리모델링 전시장 투시도.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
■문화플랫폼, 부산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이 2년여 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끝내고 2026년 가을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애초 개관 시기를 2026년 9월로 잡았지만 건물 준공 상황에 따라 10월로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새롭게 단장한 시립미술관의 가장 큰 변화는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춰 공간의 개방감을 키운 것이다. 외형적으로는 입구를 3곳으로 늘리고 야외 정원과 연결되는 구조로 만들어 물리적·시각적 경계를 없앴다. 건물 내부는 1~3층 중앙 부분을 뚫어 전시공간을 확장하는 동시에 관람객의 시야도 틔웠다. 또 1층은 편집숍, 아트북서점, 편의시설 등을 마련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성격을 강화했다.
물리적 공간뿐만 아니라 미술관의 역할도 확장한다. 근현대 아시아 미술사에 집중했던 것에서 나아가 아시아 미술의 연대를 도모하는 플랫폼으로 역할을 꾀한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아시아 각국의 전시기획자가 참여하는 ‘아시아큐레이터포럼’ 운영도 시작했다. 이 같은 기조를 반영한 재개관 특별전도 관심을 끈다. 해외 10여 개 미술관과 부산·해외 작가가 협업한 ‘뉴 뮤지올로지(가제)’를 통해 예술의 국제 교류와 지역 작가의 세계 진출이란 목적을 수행하는 플랫폼으로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한다. 예술과 사회, 문화다양성을 담은 ‘글로컬리티’를 주제로 한 특별전도 선보일 계획이다.
■오페라 성지, 부산오페라하우스
문화도시의 정점을 찍을 부산오페라하우스도 한층 가까워진다. 공사 난항과 비용 문제 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아 개관이 멀게만 느껴졌던 부산오페라하우스는 2026년 12월 공사를 끝내고 2027년 시범 운영을 거쳐 정식 개관한다. 현재 공정률은 68% 수준으로, 파사드 골조 공사가 거의 끝난 상태다.
이와 함께 부산오페라하우스의 성공적인 개관을 위한 준비도 2026년부터 본격화한다. 부산오페라하우스 운영을 맡은 클래식부산은 수준 높은 문화의 상징인 ‘오페라’의 저변 확대를 위해 내년 7월 오페라하우스 건설 현장 앞에서 ‘북항 야외 오페라 페스티벌’을 열고 오페라 ‘카르멘’ 등을 공연할 예정이다.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채울 콘텐츠도 착착 준비 중이다. 클래식부산 예술감독이자 2027년 이탈리아 명문 오페라 극장 ‘라 스칼라’ 음악감독으로 취임하는 정명훈 지휘자는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이탈리아 오페라 특화 공연장으로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런 구상에 맞춰 정 지휘자는 2026년 12월 이탈리아 라 스칼라에서 오페라 ‘오텔로’를 취임 첫 공연으로 선보이고, 이어 2027년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공연으로 내놓는다. 라 스칼라와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도 구상 중으로, 부산과 이탈리아의 ‘오페라 협업’도 시작한다.
다만 건립비 확보는 여전한 숙제다. 파사드 공법 논란 등으로 공사가 난항을 겪으며 사업비가 3117억 원(2021년 기준)에서 현재 3950억 원까지 늘었다. 부산시는 남은 공사비 880억 원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우선 부산항만공사(BPA)가 지원하기로 한 500억 원에 대해 정부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시와 BPA는 2018년 협약을 체결하고 오페라하우스 건립 예산을 분담하기로 했으나, 기획재정부가 이를 승인하지 않으면서 협의가 중단된 바 있다. 시는 BPA 지원이 무산될 경우 추경이나 2027년 본예산을 통해 부족한 예산을 확보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