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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160분도 짧았던 정명훈의 ‘카르멘’…“부산, 세계적 오페라 도시로”

20년 만에 부산에 뜬 ‘카르멘’

  • 김태훈 기자 hiro@kookje.co.kr
  •  |   입력 : 2025-12-21 19:25:15
  •  |   본지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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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하우스 이끌 정명훈 무대
- 오케스트라 ‘APO’ 환상적 호흡
- ‘돈 호세’역 테너 이용훈 인상적
- 정명훈 “친숙한 작품 계속할 것”

정명훈 지휘자의 지휘 아래 부산콘서트홀 대극장에 오페라 ‘카르멘’의 시작을 알리는 서곡이 울려 퍼졌다.
지난 19일 부산콘서트홀 대극장에서 콘서트오페라 ‘카르멘’ 공연이 열리고 있다. 클래식부산이 기획한 이번 공연에는 정명훈 지휘자가 지휘를 맡고 세계적인 테너 이용훈과 캐나다 출신 메조소프라노 미셸 로지에가 각각 ‘돈 호세’와 ‘카르멘’ 역으로 출연했다. 클래식부산 제공
오케스트라 선율에 흠뻑 빠져든 청중 앞으로 붉은 드레스를 입은 집시 여인 카르멘이 이윽고 등장했다. 카르멘이 첫 소절을 노래하자 압도적 성량에 놀란 듯 객석 곳곳에서 ‘헉’하고 탄식이 터져 나왔다. 160분(중간휴식 20분) 동안 이어진 공연이 짧게 느껴질 만큼 성악가와 오케스트라가 빚어낸 하모니는 청중을 작품 속으로 깊이 끌어들였다. 2027년 개관을 앞둔 부산오페라하우스와 이를 이끌 정명훈의 오페라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기에 충분한 무대였다.

지난 19, 20일 부산콘서트홀(부산진구 연지동)에서 클래식부산이 기획한 콘서트오페라 ‘카르멘’ 공연이 열렸다. 이번 공연은 정명훈 지휘자(클래식부산 예술감독)가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APO)와 다시 호흡을 맞추는 무대이자, 그가 20년 만에 국내에서 선보이는 ‘카르멘’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국제신문 지난 11월 5일 자 13면 보도).

클래식 연주 전용 공연장인 부산콘서트홀에서 열린 만큼 무대장치가 없는 콘서트오페라 형식으로 열렸지만, 공연 규모와 참여 음악가의 면면은 대형 오페라 못지않았다.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인물은 단연 돈 호세 역의 이용훈이었다. 그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 빈 국립오페라극장 등 세계 정상급 무대에서 활약한 테너다. 국내 오페라 출연은 지금까지 단 두 차례에 불과해 그의 목소리에 대한 관객의 기대감도 컸다.

이용훈은 군인의 삶과 카르멘을 향한 사랑 사이에서 고뇌하는 돈 호세의 감정과 내면을 깊이 있게 표현했다. 특히 2막에서 카르멘을 향한 마음을 고백하는 ‘당신이 내게 던졌던 꽃’ 아리아를 부르는 장면에서는 섬세하면서도 폭발적인 목소리로 관객의 몰입을 극대화했다. 캐나다 출신 메조소프라노 미셸 로지에 역시 안정된 호흡과 성량으로 자유롭고 관능적인 집시 여인 ‘카르멘’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정명훈 지휘자와 APO의 호흡도 돋보였다. APO는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는 아시아 연주자로 구성된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다. 정명훈 지휘자의 유려하면서도 절도 있는 지휘 아래, 이들은 잔잔한 화음부터 폭발적이고 격정 넘치는 소리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오페라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카르멘’ 공연은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을 앞두고 부산 시민의 오페라 향유 기회를 넓히고 관객층을 개발하기 위해 마련됐다. 클래식부산과 정명훈 지휘자는 앞서 6월 개관 페스티벌에서도 베토벤의 오페라 ‘피델리오’를 콘서트오페라 형식으로 선보인 바 있다. 내년에는 부산오페라하우스 앞에서 열리는 ‘북항 야외 오페라 페스티벌’을 통해 ‘카르멘’을 다시 한 차례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18일 저녁 최종 리허설 직후 만난 정명훈 지휘자는 “관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잘 알려진 작품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라며 “내년 북항 야외 오페라 페스티벌에서는 ‘카르멘’을, 이듬해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무대에는 라 스칼라 극장이 직접 제작한 ‘오텔로’를 올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여태 한국에서 보지 못한 세계적 수준의 공연장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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