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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롭고 자유로운 고양이들…우리의 비밀정원 놀러오겠냐옹

공중에 매달린 핫핑크 고양이, 모델 같은 사진 속 길고양이 등 7명의 작가 시선으로 재해석

  •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   입력 : 2024-04-11 18:59:40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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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16일까지 금샘미술관 전시

고양이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는?
이정윤 작가의 작품 ‘엘씨:liquid Cat’. 액체 고양이라는 발상이 발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금정문화회관 제공
개인의 경험과 기억에 따라 제각각이겠지만 아마 대부분은 ‘자유로움’ ‘조심스러움’ ‘제멋대로’ 정도를 떠올릴 것이다. 반려동물의 정석인 개와 달리 ‘자유 의지’를 숨기지 않는 고양이를 주제로 한 전시가 펼쳐진다.

7명의 작가는 길들여지지 않는, 고양이만의 삶의 방식을 프리즘 삼아 삶을 대하는 태도를 되돌아보게 한다.

해랑 작가의 ‘비밀정원’.
오는 6월 16일까지 금정문화회관(부산 금정구) 금샘미술관에서 열리는 ‘고양이 비밀정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공중에 매달린 초대형 핫핑크 고양이를 만나게 된다. ‘하이힐 신은 코끼리’로 잘 알려진 이정윤 작가가 처음 선보이는 엘씨, 액체 고양이(Liquid Cat)다. ‘고체’인 고양이가 어쩌다 ‘액체’라는 수식어를 달게 된 걸까.

이정윤 작가는 “고양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여유가 있고,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창의적인 장난을 치고 있다. 때로는 온갖 모양의 용기에 몸을 구겨 넣어 엉뚱한 곳에서 발견될 때 액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며 “인간에게 길들지 않고 자유 의지로 매력을 발산하는 그들만의 방식이다. 액체 고양이처럼 유연한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봤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자유 의지’는 입구 한쪽 벽 면을 가득채운 이정윤 작가의 유기적 생명체(Organic ornament)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고양이 머리를 단 개미, 또는 조약돌 모양에서 삐져나온 꼬리 같은 난생처음 보는 생명체들은 있는 그대로 자유롭다.

엔조 작가의 ‘스페이스 캣(Space Cat)’도 상상 속 고양이다. 현실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을 초록색 털을 가진 고양이가 주인공인 작품에서는 무기체를 유기체로 의인화하고, 다양한 설정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 회화이지만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하다. 공간 속 차원을 기반으로 한 디자인은 고양이와 이를 둘러싼 공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이제는 일상이 된 길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도 접할 수 있다. 박자현 작가는 재개발 지역의 부러진 나무, 허물어진 콘크리트 건물 사이에서 만난 길고양이의 모습을 흑백의 이미지로 화폭에 담았다. 위험천만, 아슬아슬하게 살아가는 고양이의 모습을 통해 사라져가는 옛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한다. 희미하게 비치는 천에 그려진 고양이들은 마치 점차 사라져가는 그들의 보금자리를 대변하는 듯하다.

김성민 작가의 ‘Way out’.
내면의 소녀를 주제로 작업해 온 다솔 작가도 유기된 고양이, 집고양이가 된 길고양이, 여전히 길에서 살고 있는 고양이 등 7마리의 고양이 작품을 내놓는다. 고양이와 그의 시그니처인 소녀 조각이 함께 어우러진 전시 공간은 전시 제목처럼 고양이 비밀정원의 분위기를 내뿜는다.

사진 연출을 맡은 해랑 작가가 카메라에 담은 길고양이도 만날 수 있다. 사진 속 길고양이들은 정말로 야생 고양이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 작가의 애정이 담긴 시선을 받은 고양이의 모습을 보다 보면 어디서 연기 연습이라도 받은 건 아닌지 의심이 든다.

이와 함께 김성민 작가는 철을 구부려 고양이의 다양한 포즈를 형상화했으며, 정세윤 작가는 의인화돼 한없이 귀여운 동물의 모습을 통해 각박한 현대사회를 풍자하고 오늘을 살아가는 관람객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건넨다.

금정문화회관은 이번 전시와 더불어 오는 6월 1일까지 매주 토요일 특별 강좌 ‘야옹 그림자숲’을 진행한다. 초등학생이 대상이며, 전시 해설, 그림자 패턴 만들기, 작품으로 소통하기 등의 활동이 진행된다. 문의 (051)519-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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