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33> 부산시민공원 출토 반달돌칼

농경으로 가능해진 정착생활, 그 안락의 상징

  • 김소담 부산박물관 학예연구사
  •  |   입력 : 2022-12-19 19:08:07
  •  |   본지 1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언제 밥 한 끼 하자” “밥이 넘어가냐?” “밥맛없다” “밥값 해야지” 밥과 관련된 수많은 관용어처럼 우리 삶은 밥과 뗄 수 없는 관계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니 오죽할까. 그렇다면 옛날 사람들은 무엇을, 어떻게 먹고 살았을까?
반달돌칼. 부산박물관 제공
구석기시대 사람들은 퍽 고달팠다. 사냥과 채집으로 생계를 이어갔는데, 그런 방법으로는 먹을거리를 구하지 못하는 날도 많았고, 목숨을 잃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심지어 주변의 먹거리를 계속 이용하다 보면 고갈되기 마련이라 떠돌이 신세를 면할 수 없었다. 그러다 신석기시대에 접어들면서 날씨가 따뜻해졌고 처음으로 조·기장 등 초보적인 농경이 시작됐다. 가히 혁명이라 부를 만한 발전이었지만 아쉽게도 아직 농경은 보조적 수단이었고 주로 어로 사냥 채집을 통해 먹고 살았다.

한반도는 청동기시대가 되면 밭농사 말고도 벼를 수확하는 논농사가 시작돼 본격적인 농경사회에 접어든다. 정착, 마을 형성, 잉여생산물, 지배계층 분화 등 농경사회 인류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됐다. 부산에서도 청동기시대 자취를 엿볼 수 있는 사례가 다수 조사됐지만 아쉽게도 농경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논·밭은 조사되지 않았다. 다만 농경이 이뤄졌음을 짐작할 수 있는 유물이 있는데, 바로 오늘 소개하는 반달돌칼이다.

반달돌칼은 곡식 이삭을 잘라 수확하는 도구다. 농사 기술이 고도화되지 않은 청동기시대에는 곡식이 같은 속도로 익지 않았기에 먼저 익은 일부 줄기만 끊을 수 있는 반달돌칼이 유행했다. 몸체가 반달 모양인 것이 많아 이름 붙여졌지만, 사실 물고기모양 네모 세모 사다리꼴 등 다양하다. 부산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부지에서 출토된 반달돌칼도 반달보다는 물고기 모양에 가깝다. 날로 사용할 부분은 아래로 볼록한 호선으로, 앞면에서 뒷면을 향해 비스듬히 날이 세워져 있다.

손바닥이 닿는 부분은 위로 약간 볼록한 형태로, 날 없이 편평해 잡기 좋다. 몸체 중앙에 뚫린 구멍 2개는 효율성을 높여주는 장치다. 한 개의 끈을 구멍에 꿰어 끝을 묶어준 뒤, 끈 사이에 손을 넣어 반달돌칼을 잡아 고정하면 곡식 줄기를 누르거나 당길 때 안정감이 있었고, 힘의 강약을 더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었다.

반달돌칼은 다른 박물관에서도 흔히 볼 수 있으며 형태도 비슷하다. 그만큼 농경이 보편화되었다는 증거이다. 한반도에 여러 변화를 촉발한 농경과 그것을 상징하는 반달돌칼에 담긴 의미가 어찌 농사뿐일까. 정착에서 오는 안정감, 더 좋은 내일을 꿈꾸는 희망, 맛있는 밥에 대한 기대, 어쩌면 고인돌 축조에 대한 힘겨움까지, 청동기시대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켜켜이 묻어있을 것이다. 예사로이 지나치지 마시고 그 다양한 사연에 귀 기울여 보시길 바란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짐은 숙소로 부칠게요, 빈손여행 하세요
  2. 2“내가 개그맨 출신인데 안 웃기면 어떡하나, 영화연출 부담감 컸죠”
  3. 3지난해 부산 면적 771.3㎢로 전체 국토의 0.8% 차지
  4. 4밥 한 끼 먹고 1억3000만원 잃어…'검은 과부' 주의보 무슨일?
  5. 5해상 택시·버스 사업은 처음이라…운영자 선정 골머리
  6. 6부산시립 아동병원 추진…24시간 응급의료도 보강
  7. 7기장 ‘야구 명예의 전당’ 본궤도
  8. 8쪽방·지하층 등 거주자에 최장 10년 무이자 조건으로 5000만 원 대출
  9. 9與 하영제 체포동의안 가결…민주당 '이재명 방탄' 비판 불가피
  10. 10봄을 직접 피워보세요…화사한 ‘방구석 꽃놀이’
  1. 1부산시립 아동병원 추진…24시간 응급의료도 보강
  2. 2與 하영제 체포동의안 가결…민주당 '이재명 방탄' 비판 불가피
  3. 3北, 니미츠호 견제하려 50년 전 美 푸에블로호 트라우마 자극
  4. 4尹대통령 지지율 2%p 하락한 33%…한일회담 긍정평가 31%·부정 60%
  5. 5소아과 줄폐업에 의료 공백…아동 정신과·재활도 공공의료 편입
  6. 6윤 대통령 재산 77억…대부분 김건희 여사 몫
  7. 7대통령실 日 보도 반박 "후쿠시마산 수산물, 국내 들어올 일 결코 없을 것"
  8. 8울산교육감 보궐선거 막판 네거티브 공세 난무
  9. 9가덕신공항 특별법 마지막 관문 넘었다
  10. 10신임 주미대사에 조현동 외교1차관 내정
  1. 1짐은 숙소로 부칠게요, 빈손여행 하세요
  2. 2지난해 부산 면적 771.3㎢로 전체 국토의 0.8% 차지
  3. 3쪽방·지하층 등 거주자에 최장 10년 무이자 조건으로 5000만 원 대출
  4. 4현대차 그랜저 GN7 등에서 결함 발견돼 시정조치(리콜) 착수
  5. 5마블 전성기 이끈 아이작 펄머터 회장 해임..."디즈니 CEO와 불화"
  6. 610가구 가운데 2가구만 “김치 직접 담가 먹는다”
  7. 7부산지역 2월 주택 매매량 급증
  8. 8“해상풍력, 탄소중립 엑스포 기여 기대”
  9. 9해수부, 해양강국 도약 막는 불합리한 제도 철폐 나서
  10. 10하이트진로 새맥주 '켈리' 먼저 맛보니..."구수하고 묵직"
  1. 1해상 택시·버스 사업은 처음이라…운영자 선정 골머리
  2. 2기장 ‘야구 명예의 전당’ 본궤도
  3. 3[영상]대학교 천원의 아침밥? 이제는 무료 아침밥도 등장
  4. 4전두환 손자 전우원 광주 도착, 31일 5·18 단체와 공식 만남
  5. 5방통위원장 구속영장 기각..."다툼 여지 많은데, 방어권 제한 커"
  6. 6전통사찰 건물 노후화…비닐로 비 피하는 문화재
  7. 7모친 장례 후 부친 때려 살해한 50대 항소심서 감형
  8. 8엑스포 실사 기간 부산 전역은 축제의 장
  9. 9엑스포 홍보요정 전국 누빈다, 환경 캠페인도 유치 힘보태(종합)
  10. 10부산 울산 경남 낮 기온 20도 넘어...일교차 크므로 주의
  1. 1롯데, 이승엽의 두산과 첫 맞대결…팬들은 가슴 뛴다
  2. 2‘괴물’ 김민재도 지쳤다? ‘국대 은퇴’ 해프닝
  3. 3류현진 ‘PS 분수령’ 7월 복귀
  4. 4IOC “러시아 군대 관련 선수는 국제대회 출전금지”
  5. 5클린스만식 ‘닥공’ 성과, 수비 불안은 여전
  6. 6롯데 3년은 사직구장 못 쓴다…대체구장 선정 놓고 고심
  7. 7사직구장 돔 아닌 ‘개방형’ 재건축…2029년 개장
  8. 81번 안권수 유력…롯데 발야구가 기대된다
  9. 9감 잡은 고진영, LA서 시즌 2승 노린다
  10. 1016년 만에 구도 부산서 별들의 잔치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통영 음식 유곽과 너물비빔밥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이종림 초상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털머위꽃 할아버지의 깨달음 外
텃밭 흙속에서 꿈틀대는 생명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인공지능(AI) /이성호
덕혜옹주 /강지원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카지노’의 강윤성 감독
뮤지컬 영화 ‘영웅’ 윤제균 감독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소울메이트’의 두 여배우
‘대외비’ 주연 조진웅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학창시절·설화…일본 애니 ‘닮은꼴 정서’로 인기몰이
SM 세계관 지워질까 살아남을까…경영권 다툼 격화
일인칭 문화시점 [전체보기]
50년 전 태어난 그 무대서, 부산시립무용단 다시 쓴 ‘전국 최초’ 역사
불가능이 없는 상상력의 세상, 양자역학 개념이 눈에 보인다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272㎏ 육신은 영혼의 감옥이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의 삶…문 너머 상실을 치유하다
BIFF 리뷰 [전체보기]
‘지석’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3년 3월 30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3년 3월 29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영화 ‘영웅’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the glory’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3년 3월 30일(음력 2월 9일)
오늘의 운세- 2023년 3월 29일(음력 2월 8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 2022년 10월 13일
오늘의 BIFF - 2022년 10월 12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내공이 깊은 사람의 말과 글은 쉽다고 말한 임상덕
가요를 시로 옮긴 고려 시대 문신 이제현
  • 다이아몬드브릿지 걷기대회
  • 제11회바다식목일
  • 코마린청소년토론대회
  • 제3회코마린 어린이그림공모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