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부산 최초의 장애 예술인 전용 창작공간인 ‘온그루’가 장애의 경계를 허물고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방문객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온그루 내 사색공간 ‘마음이 담겨 있는 공간’. 부산문화재단 제공

부산문화재단은 올해 예산 6억 원(국비 3억 원, 시비 3억 원)을 투입해 온그루를 중심으로 한 지역 거점 문화예술 커뮤니티를 조성한다고 17일 밝혔다.

수영구 수영고가도로 밑 비콘그라운드 패밀리데크에 자리잡은 온그루는 개소 이후 4개 단체, 작가 20명이 입주해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다.

부산문화재단은 먼저 시민과의 접점을 확대한다. 온그루 내 소규모 갤러리를 조성해 입주 예술가와 외부 장애 예술인의 작품을 발표하는 릴레이 전시 ‘교환일기’를 오는 11월까지 연다. 교환일기는 매일 겪는 개인의 기록을 서로 주고받아 공유할 수 있는 통로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기획됐다.

전시는 ▷대화 ▷취미 ▷상상 총 3개로 구성된다. 파트별로 장애인 예술가의 창작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개인의 기록’이라는 창작의 과정을 함께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세계를 인식하고 천천히 들여다볼 수 있다. 이번 전시와 연계해 자신만의 달력을 제작하는 시민 참여 워크숍도 지난 16일 열렸다.

이와 함께 부산문화재단은 오는 22일까지 부산 장애예술인 활동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지역 장애예술인 창작 활동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3년마다 시행하는 조사다. 조사 결과는 지원 정책 수립과 시행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 부산문화재단은 오는 9월 실태 조사 결과 공유 포럼을 포함한 장애예술 페스티벌을 온그루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부산문화재단 이미연 대표는 “인근의 망리단길 등 민간 문화공간과 협력해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고, 온그루 내 예술치유플랫폼을 조성해 거점 문화공간을 늘리겠다”며 “온그루 시설과 프로그램에 배리어 프리(무장애)를 적용해 문화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