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작가가 되고 싶은 평범한 열한 살 소녀 단미에게 어느 날 갑자기 꼬리가 돋아났다. 알고보니 자신과 엄마가 구미호란다. 단미는 갑자기 생긴 꼬리 때문에 당황스러운데 마침 학교에서 매년 전통적으로 열리는 ‘으스스 미션 캠프’에 참가해야 한다. 마음 맞는 친구와 해도 속이 시끄러울 판에 도저히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반 아이들과 해골모둠으로 엮여 ‘좋아하는 나, 싫어하는 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그 와중에 꼬리는 자꾸 아무 때고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 해 곤란한 상황이 자꾸 벌어진다.
갑자기 찾아온 사춘기나 신체의 변화는 꼬리가 생기는 청천벽력 같은 일일 수 있다. 내가 사람이 아니라 꼬리 달린 구미호라니.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자연히 시작될 수 밖에 없다.

다음 단계는 내가 원하지 않지만 내게 일어나버린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문제다. 꼬리를 아예 안 생겨나게 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면 언제 생기고 언제 없어지는 지 정도는 알아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는 않다. 그러면 인정해야 한다. 이미 꼬리는 내 안에서 자리를 잡았다. 그러면 어떻게 이 꼬리와 잘 지낼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한다.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이 다 있는 데서 꼬리를 들키거나 하고 싶지는 않다. 평범해서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것도 싫지만 남과 다른 점으로 필요 이상의 주목도 받고 싶지 않다.

하나하나 생각해보면 꼬리는 아이가 성장과정에서 겪게 될 여러 어려움을 다 담고 있다. 이러저러한 괴로움이 있더라도 결국 그 꼬리는 내 일부분이다. 그걸 인정하고 긍정해야 나도 살아갈 수 있다. 이와 함께 주변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 사회에선 누군가와 협력해야 한다. 자신만 잘해서는 되지 않고 우리로 뭉쳐야 할 때가 반드시 있다. 그럴 때 과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아이들에게 알려준다. 서로를 존중하고 잘못한 일이 있으면 최대한 빨리 솔직하게 사과해야 한다. 어려움이 동반될 수밖에 없는 성장을 구미호 소녀의 일상에 담아내 초등 3학년 이상이라면 재밌게 읽고 소화할 수 있다.

최영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