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대면 예술 창작 TF팀은 출범
- 프로젝트 B-바빠룰라 시행 예정

인력 부족과 조직 구조 고착화로 급변하는 문화·정책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부산문화재단의 조직개편 작업이 보류됐다. 지역 예술계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의 비대면 예술 창작을 지원하는 태스크포스(TF)는 계획대로 발족했다.

코로나19로 조직 개편에 또 제동이 걸린 부산문화재단. 국제신문DB

부산문화재단과 부산시는 최근까지 진행해온 재단의 직제·정원 개편 논의가 올해 하반기로 미뤄졌다고 8일 밝혔다. 최근 시 재정혁신담당관실에서 문화재단 개편은 전체 시 출자·출연 기관의 정비 혁신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돼야 해 특정 기관만의 ‘원포인트 개편’ 논의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재단의 조직 개편이 자칫 대외적으로 지역 공공기관의 인력 규모를 키우는 것처럼 비칠 우려가 있다는 것도 개편 논의가 보류된 배경이다.

앞서 지역 문화계에서는 재단이 미래지향적인 조직으로 개편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재단 직원 정수가 부족해 인사 적체가 심화되고 하위직 중심의 구조가 굳어져 직원의 사기 저하와 저임금, 인력 유출 문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재단은 지난해 말 기구와 정원 개편 두 방향으로 조직 쇄신 방안을 마련해 지난달부터 시와 논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시는 가장 시급한 재단의 정원 확대에 대해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시기에 추가적인 인건비 증액이 쉽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외 재단은 신사업 담당 문화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청년문화팀을 강화하는 개편안을 시에 제안했으나 이 역시 추후 논의해야 할 사안이 됐다. 특히 예술인 지위·권리 보장과 복지 강화를 전담할 예술인복지팀을 신설하는 안까지 하반기 이후로 미뤄졌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지역 문화계는 아쉬움이 크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재단은 조직 개편 없이 TF 형태로 꾸리는 ‘온택트’ 창작 지원 전담 부서(뉴택트TF)는 시와 논의 없이 이달 문화공간팀장의 겸임 방식으로 가동을 시작했다. 지역 온라인 콘텐츠 생산과 소비를 활성화할 목적으로 신설된 TF는 ‘B-바빠룰라’ 프로젝트 사업을 한다.

프로젝트 명칭의 ‘B’는 부산 예술가와 시민, ‘바빠’는 코로나19 시대 활발한 예술가, ‘룰라’는 온라인 콘텐츠를 즐기는 시민을 의미한다. 이에 TF는 부산 문화 예술을 알리는 상설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지역 온라인 크리에이터의 콘텐츠 기획·제작을 지원한다.

또 TF는 콘텐츠 홍보·유통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해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외 TF는 지역 예술가에게 온라인 공연·작품을 제작할 공간과 장비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온라인 가상 전시 공간도 구축한다.

재단 관계자는 “승진도 막히고 사업은 점점 늘어 남은 직원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달 조직을 재정비하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보류 소식에 아쉬움이 크다”면서도 “지역 예술가의 비대면 예술 생태계 조성과 수익 창출을 도울 수 있게 돼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조직 증원은 쉽지 않다. 재단과 추가 논의해 하반기에는 최종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