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올해 축제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생존 위기에 몰린 부산 공연기술업계(국제신문 지난달 30일 자 1면 보도 등)가 전국 최초로 조명을 밤하늘에 쏘는 ‘빛 시위’를 벌이며 대책을 호소했다.

　부산 공연기술업계는 지난 17일 밤 9시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30분 동안 불빛 시위를 펼쳤다고 20일 밝혔다. 유럽에서 시작된 ‘빛의 밤(Night of Light)’ 시위는 독일 공연기술업계가 생계 곤란을 호소하며 벌이면서 유럽 전역으로 퍼져 나간 시위 방식이다.

　부산문화공연기술인협회 주최로 열린 이날 시위의 주제는 ‘SOS with Survival Light’였다. 하늘로 빔 라이트 30대를 동원해 SOS를 뜻하는 모스 부호를 깜박였다. 비슷한 시각에 부산 시내 5, 6곳에서 조명 시위가 이어졌다. 부산판 ‘빛의 밤(Night of Light)’ 시위는 전국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협회 이창훈 회장은 “공연기술업계가 코로나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지역 행사를 치를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달라는 뜻으로 빛 시위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실제 협회 소속 업체 30곳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17억 원으로, 지난해 총 매출액 270억 원의 6% 수준에 그쳤다. 이 금액은 지난해 행사 미수금을 받아 기록한 회계상의 수입일 뿐 실제 올해 매출은 ‘0’에 가깝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일부 업체가 부도처리 되는 등 지역의 공연 인프라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지만 부산시 등 행정기관은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달 22일 독일 바이마르에서 ‘빛의 밤(Night of Light)’ 시위가 펼쳐져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독일 공연기술업계 종사자들은 코로나19로 영업이 중단되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부의 지원과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며 연대 시위를 벌였다. 대중의 관심을 호소하는 차원에서 건물에 빨간 빛을 쏘았고, 주최 측 추산으로는 독일 내 약 8900곳의 건물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후 스위스 제네바, 오스트리아 빈, 리히텐슈타인 등에서도 참가가 이어졌다. 빨간색은 이벤트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열정을 나타내는 색깔이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