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따뜻하면서도 단호하다…힘 있는 시어로 위로하는 두 ‘치유의 시집’

정태운 시인 ‘그대를 만나야…’, 사랑의 감정 서정시로 담아

이근영 시인의 ‘심폐소생술’, 교사로 세월호 참사 되짚어

  • 정홍주 기자
  •  |   입력 : 2020-04-06 19:40:52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시인이란 자신의 사상이나 감정을 보다 쉽게, 보다 힘있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영국 시인 워즈워스의 말은, 시인의 비범함은 뛰어난 감수성 외에도 비상하게 발달한 언어능력에 있음을 뜻한다.

여기 두 시인이 있다. 섬세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감각적인 시편들을 선보이는 시인의 부단한 노력은, 상실과 부재의 아픔을 껴안는 사랑의 힘을 보여준다

2017년 청옥문학으로 등단한 정태운 시인은 3년여 만에 세 번째 시집 ‘그대를 만나야 피어나는 꽃이고 싶다’(맑은소리맑은나라)를 펴냈다. 부산의 환경 전문 업체 대표인 그는 사업체 경영에 힘을 쏟는 중에도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부지런히 시를 지었다.

“하루도 시를 쓰지 않고는 배기질 못합니다”라고 말하는 정 시인의 의지는 145편의 시에서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의 시는 인간 감정을 지배하는 원천인 미와 사랑에 뿌리를 두고 있다. ‘늘 그리운 것은 // 가슴에 그대만을 품고 다니니까요. / 늘 궁금한 것은 / 머릿속에 그대만을 생각하니까요. / 삶에 질퍽이는 것은 / 그대를 품고 그대의 생각에 / 무게를 감당치 못한 때문이겠죠.’( ‘늘 그리운 이유’ 중)

“정 시인의 시편들이 서정시로서의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음은 자기만의 독특한 감정으로 사랑을 진술하고 서정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최영구 시인의 말처럼 그는 사랑의 진솔한 감정을 인상적인 시어들로 표현하고 있다.

이근영 시인은 첫 번째 시집 ‘심폐소생술’(산지니)을 출간했다. 전북 남원여고에서 국어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이 시인은 “그야말로 고군분투라는 말이 어울리는 아이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위로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자신이 몸담게 된 제도 교육의 효능에 심각한 회의를 보이고(‘장수 한우축제’), 부모의 이혼으로 좌절과 불행을 경험하는 학생의 이야기(‘한풍루에서’), 지역 유지의 딸이 1등급을 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자퇴서를 만류당하는(‘너의 쓸모’) 등 아이들이 마주하고 있는 진짜 현실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그려낸다.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도 눈길을 끈다. 하지만 앞서 학교생활을 묘사한 시들과 마찬가지로 단순한 애도가 아닌 냉소가 담겨 있다. 세월호 이후 교실에 모여 심폐소생술을 배우는 선생들의 모습과(‘심폐소생술’), 학교 내 강화된 안전 지침이 빼곡한 공문서 작성으로 발현되는 등(‘현장체험학습 매뉴얼에 따른 공문서 작성’) 본질적인 것은 바뀌지 않고 껍데기만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학교 현장의 모습을 꼬집는다. ‘심폐소생술 교육이 끝난 자리, 아르기닌, / 막힌 혈액에 비아그라 같은 효과를 준다는 / 막힌 혈액을 기가 막히게 뚫어 준다는 광고를, / 우리들은 얌전히 앉아 듣고 있다, / 아르기닌, 그, 신비의 약이 주는, 효험을.’(‘심폐소생술’ 중). 정홍주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뉴스 분석] 서부산 ‘쇼핑몰 삼각편대(롯데·신세계·현대百)’ 시너지…유통상권 팽창 예고
  2. 2일본 신칸센 멈추고 주민 대피령…삿포로·아오모리 등 혼비백산
  3. 3부산대 여자기숙사 드론 알고 보니 외주업체 야간 촬영
  4. 4잦은 흥망성쇠, 척박한 생존환경…음모·술수가 판쳤다
  5. 5“원전 밀집 부울경, 전력 다소비 수도권…전기료 차등 마땅”
  6. 6“전력 열세에도 적 심장부 돌진…충무공 정신이 난제 풀 열쇠”
  7. 7영화의 바다 별들 다시 뜬다…BIFF, 10일간의 항해 시작
  8. 8'3金 낚시론''이게 뭡니까' 김동길 교수 별세
  9. 9한미 북 추가 도발 억제용 미사일 발사...낙탄에 주민 '화들짝'
  10. 10‘역대 최대’ 부산미술제 14일 개막…직거래 아트페어도
  1. 1“원전 밀집 부울경, 전력 다소비 수도권…전기료 차등 마땅”
  2. 2한미 북 추가 도발 억제용 미사일 발사...낙탄에 주민 '화들짝'
  3. 3최인호 "HUG 권형택 사장 사의, 국토부 압박 탓"
  4. 4국감 첫날 파행 자정 넘겨 마쳐...둘째날 '부자감세' 논란 예고
  5. 5외신 “북한 풍계리 주변 활동 증가”
  6. 6민주당 "여성가족부 폐지 땐 여성 타깃 범죄 취약" 우려
  7. 7내일 방통위 국감 여야 전투?...TV조선, MBC 논란 공방 예상
  8. 8[뉴스 분석] “지금 임금으론 생활 어렵다” vs “매일 출근도 아니면서…”
  9. 9메가시티 합의 못 했지만, 부울경 초광역 사업 첫삽은 뜬다
  10. 10부산시의회, 박형준 핵심 공약 '영어상용도시' 사업 제동
  1. 1[뉴스 분석] 서부산 ‘쇼핑몰 삼각편대(롯데·신세계·현대百)’ 시너지…유통상권 팽창 예고
  2. 25년 간 부산지역 중고차 관련 위법 행위 412건… 전국 2위
  3. 38년째 이용객 1위… 에어부산 김해공항 활성화 일등공신
  4. 4"애플 일방적 앱가격 인상에 韓이용자 3500억 추가 부담"
  5. 5올해 4분기 수출전망 더 나빠졌다…"환율 변동성 확대"
  6. 6잡히지 않는 부산 '생활물가'…무 119%·돼지갈비 14%↑
  7. 7농식품부 “김장철 배추대란은 없을 것으로 본다”
  8. 8주가지수- 2022년 10월 4일
  9. 9월급쟁이 소득세 9% 늘 때 기업 법인세 4% 증가 그쳐
  10. 10메타버스에서 르노車 꾸미면 NFT가 보상으로
  1. 1부산대 여자기숙사 드론 알고 보니 외주업체 야간 촬영
  2. 2'3金 낚시론''이게 뭡니까' 김동길 교수 별세
  3. 3"학교용지부담금 분양 시점 학생수 고려해야"
  4. 4김해시 의생명산업 중심 도시로
  5. 5부산항서 타이어 교체하던 60대 남성 사망
  6. 6부울경 5~20㎜ 강우...낮 바람 불어 쌀쌀
  7. 7‘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 순천 할머니 부산 전시
  8. 8코로나 위중증 58일 만에 최저…해외유입도 감소세 뚜렷
  9. 9“해외동포 등 전국체전 참가선수 불편없게 도울 것”
  10. 10오늘의 날씨- 2022년 10월 5일
  1. 1거포 가뭄 한국, 홈런 펑펑 미·일 부럽기만 하네
  2. 2권순우, 세계 23위 꺾고 일본오픈 16강
  3. 3필라델피아 막차 합류…MLB 가을야구 12개팀 확정
  4. 4처량한 벤치 신세 호날두, 내년 1월엔 맨유 떠나나
  5. 5김수지 ‘3주 연속 우승’ 도전…상금 1위까지 두 토끼 잡는다
  6. 6이대호 고군분투했지만…가을의 기적은 없었다
  7. 7손흥민, UCL 첫골 쏘고 토트넘 조 1위 이끈다
  8. 8‘또 해트트릭’ EPL 홀린 괴물 홀란
  9. 9국내 넘어 세계무대서 맹활약, 한국 에어로빅계 차세대 스타
  10. 10김하성, MLB 첫 가을야구 진출 축포 ‘쾅’
우리은행
부산형 오페라하우스 만들자
풀어야 할 과제는
최원준의 음식 사람
백두대간 송이버섯
문화현장 톡톡 [전체보기]
예술로 승화시킨 동물의 세계…라이온킹, 이유있는 1억 관객몰이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유불선 사상 아우른 ‘열자’ 外
관용 가치 입힌 독서와 토론 外
서상균의 그림으로 책 보기 [전체보기]
인간의 순리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어린이를 위한 ‘진짜’ 놀이터
청력 잃고 겪게 된 차별의 벽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가로등 /전용신
초원은 말한다-사자 /설상수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수리남’의 하정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박은빈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공조2: 인터내셔날’의 현빈
‘비상선언’ 이병헌·송강호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건강한 모습으로 연기하는 안성기를 기다리며
한국 영화 대표로 아카데미 가는 ‘헤어질 결심’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치솟는 영화 표값 타당한가
'군함도 감독판' 길이가 아닌 완성도 높은 감독판을 허하라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2년 10월 5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2년 10월 4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힙합 시대의 뮤지컬 ‘해밀턴 Hamilton‘
미역수염 첫 번째 정규앨범 ‘Bombora’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2년 10월 5일(음력 9월 10일)
오늘의 운세- 2022년 10월 4일(음력 9월 9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산속 가을비 풍경을 시로 읊은 유희경
최익현이 1905년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되자 쓴 글
  • 2022골프대회
  • 맘 편한 부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