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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킹덤2’ 김은희 작가

“K-좀비, 조선왕조실록에서 창조 … 시즌3 서민의 한 담을 것”

  • 국제신문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0-03-31 19:04:58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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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형 좀비물 세계 신드롬
- “2011년부터 기획한 작품
- 코로나19 예견 말이 안 돼”

- 굶주리는 백성, 좀비로 표현
- “정치란 무엇인가 염두해 작업
- 시즌 2선 왕의 핏줄·혈통 다뤄”

- 시즌 3는 전지현 씨가 중심축
- “킹덤 시리즈 계속 작업한다면
- 타임슬립도 시도 해보고 싶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로부터 “한국 사극의 관습을 파괴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은 지난해 1월 25일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돼 높은 관심을 받았다. 서구의 소재인 좀비를 조선 시대 생사역으로 변형해 ‘K-좀비’ 신드롬을 일으킨 것이다.

   
2011년부터 기획한 ‘킹덤’ 시리즈로 전 세계에 한국형 좀비 사극 신드롬을 일으킨 김은희 작가. 지난 3월 13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킹덤2는 전 세계 15개국 이상에서 ‘일간 톱 10’ 안에 들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그리고 지난 3월 13일 공개된 ‘킹덤’ 시즌 2(이하 ‘킹덤2’)는 전 세계 15개국 이상에서 넷플릭스 ‘일간 톱 10’ 안에 들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유명 영화 전문 사이트 IMDB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TV 쇼’ 9위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맞물려 ‘킹덤2’가 마치 현실을 예견한 듯한 내용이 담겨 시간이 갈수록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킹덤’ 시리즈의 산파역을 한 김은희 작가는 “코로나19 사태는 너무 안타깝다. ‘킹덤’ 시리즈는 2011년부터 기획한 작품이어서 작금의 상황을 예견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모든 악몽이 끝나서 제자리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작가는 어떻게 ‘킹덤’ 시리즈를 구상하게 됐고, ‘킹덤’ 시리즈는 어떤 세계관을 담고 있을까? 김 작가를 만나 ‘킹덤2’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킹덤’의 탄생

김 작가는 ‘킹덤’ 시리즈 이전에 ‘싸인’ ‘유령’ ‘쓰리 데이즈’ ‘시그널’ 등 화제의 드라마를 집필하며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대가로 인정받았다. 그중 ‘시그널’로 제52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극본상,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대통령 표창 등을 수상했다. ‘시그널’ 이후 그의 행보가 궁금하던 차에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좀비 장르와 한국의 사극을 결합한 ‘킹덤’ 시리즈를 탄생시켰다. 김 작가는 “‘조선왕조실록’에 나오는 ‘이름 모를 괴질에 걸려 몇천 명, 몇만 명의 백성들이 숨졌다’는 글귀를 보고 ‘그 역병의 묘사를 좀비로 대체해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 시대의 아픔과 정서를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킹덤’ 시리즈의 시작을 전했다.

2011년부터 한국형 좀비물을 구상한 김 작가는 좀비라는 것 자체가 분장이 기괴하고 대중적인 아이템은 아니어서 한국에서 드라마로 만들기 힘들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한국 드라마 콘텐츠에 관심을 두고 있던 넷플릭스와 작업하게 됐다. 김 작가는 “넷플릭스가 다른 플랫폼보다 창작자의 자유를 보장해 주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만족하면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 ‘옥자’로 넷플릭스와 작업했던 봉준호 감독도 같은 말을 한 바 있다. 영상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영상 창작자들이 선호하는 기업으로 떠오른 이유다. 또 넷플릭스가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1억5800만여 개의 유료 멤버십을 보유했기에 ‘킹덤’ 시리즈의 글로벌 인기도 가능했다.

■‘킹덤’은 ‘배고픔’, ‘킹덤2’는 ‘피’

   
여러 번의 전란 후 피폐해진 조선시대 백성들의 ‘배고픔’을 다룬 ‘킹덤’에 이어 왕의 핏줄을 이을 세자의 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치열한 피의 암투를 그린 ‘킹덤2’. 넷플릭스 제공
‘킹덤’은 여러 번의 전란을 거친 후 피폐해진 조선을 배경으로 한다.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면서 반역자로 몰린 세자 이창(주지훈)이 조선의 끝 동래로 향하게 되고,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생사역(좀비)이 돼버린 백성들의 비밀을 파헤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한양에서 시작해 동래로 내려갔다가 상주로 올라오는 여정 속에서 이창과 백성들은 하루하루 허기와 싸워나가지만, 권세가들은 백성을 외면한 채 권력을 탐하고 욕망을 좇는다.

김 작가는 “결국에는 배고픔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좀비 자체도 식욕만 남아있는 괴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워낙 그 당시가 피폐했고, 기득권층이나 지도자층에서 세금이나 환곡 등 부당한 대우를 일삼았다. 배고프고 헐벗은 시대를 좀비라는 존재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킹덤’을 설명했다.

전편에 이은 ‘킹덤2’는 죽은 자들이 살아나 생지옥이 된 위기의 조선, 왕권을 탐하는 조학주 일가의 탐욕과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되어버린 이창의 피의 사투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생사역이 된 왕의 핏줄을 이을 세자의 자리를 두고 치열한 암투가 벌어진다. “단순히 피가 아닌 핏줄, 혈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김 작가는 ‘킹덤2’를 집필하면서 ‘초심’을 가장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이어 “작업실 보드에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문구가 쓰여있다. ‘킹덤’ 시리즈는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킹덤’은 백성들의 배고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그것은 잘못된 정치에서 나온다. ‘킹덤2’에서는 가장 계급화되고 불평등도 심했던 조선이라는 사회에서 역병이 퍼진 상황 속에서 이런 정치가(리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을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좀비 생사역, 그리고 ‘킹덤3’

   
서구의 소재인 좀비를 슬픔이 담긴 생사역으로 표현해 ‘한국적 좀비의 탄생’이라는 호평을 받은 ‘킹덤’ 시리즈. 넷플릭스 제공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문구가 멋들어지게 맞아떨어진 작품이 바로 ‘킹덤’ 시리즈일 것이다. ‘킹덤’ 시리즈는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우리의 아름다운 풍광과 멋진 건축물, 아름다운 의상을 세계에 알렸다. 그리고 생사역은 서구의 좀비와 달리 한이 담긴 듯한 모습이다. 김 작가는 “‘킹덤’ 시리즈가 서구에서 인기가 있다면 생사역이 처음 보는 좀비였기 때문인 것 같다. 한국적인 좀비를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인간미가 있는 슬픈 모습의 좀비가 됐다. 또 한국의 자연과 전통 건축물이 잘 표현된 것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서구의 시청자들을 비롯해 좀비에 익숙한 시청자들이 ‘킹덤2’를 보면서 흥미롭게 본 것은 바로 생사역들이 온도에 약점을 보인다는 것이다. 좀비는 햇빛에 닿으면 죽게 되는데, 생사역은 온도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김 작가는 “기생충이나 전염병에 대한 관심이 많다. 관련 서적을 많이 읽어보는데 바이러스나 기생충이 온도나 생태적인 변화에 예민하더라”며 온도를 떠올린 배경에 대해 말했다.

한편 ‘킹덤2’의 마지막 회에서는 생사초에 붙은 알이 부화하면서 기생충이 인간의 몸에 들어가 생사역이 된다는 비밀이 밝혀진다. 이에 역병의 비밀을 파헤치던 이창과 의녀 서비(배두나)는 생사초가 중국으로부터 들어왔다는 것을 알고 함경도로 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생사역 킬러 (전지현)와 만난다. ‘킹덤3’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리며 마치는 것이다. 역시 김 작가는 다 계획이 있었다. “배고픔과 피에 이어 ‘킹덤3’에서는 ‘한’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가장 큰 아픔을 지닌 인물로 등장하는 전지현 씨를 비롯해 밑바닥 계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요즘 압록강 유역이나 만주 등의 생태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킹덤3’는 그곳과 한양이 배경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킹덤3’는 전보다 한층 더 넓어진 세계관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킹덤’의 시즌이 계속된다면 시대를 뛰어넘는 타임슬립도 해보면 어떨까 싶다”는 놀라운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킹덤3’를 만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듯하다. 김 작가는 현재 집중호우 폭설 산사태 태풍 등 악천후 속에서도 산을 누비며 조난자들을 구하고, 헬기가 뜨지 못하는 날은 다섯 시간이 넘는 거리를 조난자를 업고 뛰는 지리산 국립공원 레인저의 이야기를 다룬 ‘지리산’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촬영을 목표로 한 드라마 ‘지리산’은 전지현과 김 작가가 의기투합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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