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해인, 시민 환호에 미소 답례
- 팬들 새벽부터 ‘드롭존’ 자리잡아
- 정우성·이하늬 등 등장하자 함성

- 11개국 236명 ‘나는 하나의 집…’
- 합창으로 BIFF의 새 출발 응원

개막을 앞두고 유난히 우여곡절이 많았던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3일 닻을 올렸다.

태풍과 BIFF 공식 본부 호텔의 파업 등 갑작스러운 악재가 잇달아 닥치자 적극적으로 대응했으며 ‘차 없는 거리’ 등 새로운 시도로 눈길을 끌었다.

제18호 태풍 미탁은 예년에는 주로 비행기를 타고 ‘하늘길’로 BIFF에 오던 영화인들이 KTX를 타고 ‘땅길’로 오게 했다. 특히 지난 2일 BIFF 측은 개막식에 참석하는 서울의 영화인과 배우들을 위해 KTX 5량을 통째로 예약하는 기민한 대처 능력을 보여줬다. 이에 이장호 감독, 정해인 이유영 천우희 권해효 김은영(치타) 등의 배우, 영화인회 이춘연 이사장, 여성영화인모임 채윤희 회장, 한국영화진흥위원회 안정숙 전 위원장 등과 원로 영화인, 영화 관계자 200여 명이 편하게 부산에 도착할 수 있었다.

BIFF 김복근 부집행위원장과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 등이 직접 서울로 가 3일 오전 서울역에서 200여 영화인을 맞아 부산까지 함께 왔다. 오후 1시30분께 부산역에 도착한 영화인들은 준비된 셔틀버스를 타고 영화의전당과 해운대로 이동했다.

부산역에서 만난 여성영화인모임 채윤희 회장은 “어제(2일) 오후 BIFF에서 전화와 문자로 교통편 관련 사항을 알려줬다.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았을 텐데 최선을 다하시더다. KTX 안에서도 일정 등을 설명해주며 불편함이 없도록 해줬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부산역 맞이방에 배우 정해인이 들어서자 많은 시민이 반겼다. 정해인은 미소와 인사로 답례했다. 부산역에 도착한 영화인들은 새롭게 변모한 부산역 입구와 광장(부산유라시아플랫폼)을 접하고는 “지난해 BIFF에 참석했을 때는 공사 중이었는데 멋지게 새 단장했다”며 삼삼오오 모여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BIFF와 부산시는 이날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영화의전당 앞 수영강변대로, 센텀서로, 센텀5로의 일부 차로를 통제하고 ‘차 없는 거리’를 운영했다. 하지만 차량를 통제하기 전인 오후 5시부터 일부 관객이 영화제에 참석한 스타를 보기 위해 도로까지 밀려 나오면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차량 통제에 앞서 경찰 50여 명과 BIFF 자원봉사단이 시민 불편을 줄이려고 우회도로를 확보하고 적극적인 시민 홍보와 안내를 했다. 하지만 일부 구간에서 혼잡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현장을 찾은 관객과 시민은 차량 통제를 반기는 분위기였다.

전날 밤 늦게까지 태풍의 영향력이 강했지만, 3일 오전부터 날씨는 맑게 갰다. 관객이 개막식 레드카펫 바로 옆에 앉을 수 있도록 마련한 ‘드롭존’ 앞에는 올해도 개막식이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수백 명의 관객이 몰려 북적댔다. 가장 먼저 도착했다는 관객 장 모(22) 씨는 “전날 밤 KTX를 타고 서울에서 와 새벽 1시부터 대기했다. 드롭존에 들어가기 위해 새벽부터 많은 사람의 발길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레드카펫에 스타들이 등장하자 객석에서 함성이 터졌다. 정우성 이하늬 정해인 조정석 임윤아 조여정 등 스타들은 큰 인기를 끌었다. 이어진 개막 공연에서 부산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브룩 킴의 연주와 미얀마 카렌족 난민 출신 가수 완이화 양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11개국 236명으로 이뤄진 합창단은 ‘나는 하나의 집을 원합니다’를 부르며 BIFF의 새 출발을 응원했다.

이원 정홍주 박지현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