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군부의 총·칼에 짓밟힌
- 광주민주화운동 후부터
- 권력 장악을 위한 ‘숙정’
- 언론통폐합·삼청교육대 등
- 쿠데타 정권의 실체 낱낱이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 17’권이 나왔다. 17권의 주제는 ‘전두환과 5공 잔혹사-무소불위 권력 휘두르다’이다.

1980년 8월 6일 최규하(왼쪽) 대통령이 전두환에게 육군 대장 계급장을 수여하는 모습. 오월의봄 제공

이 책에 관해 살펴보기 전에 먼저 저자와 시리즈 전체를 소개하는 것이 필요할 듯하다. 현대사를 전공한 저자 서중석은 한때 동아일보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명예교수와 역사문제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덕련은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에서 기자로 일했고 현재는 인문 기획 집단 문사철에서 역사와 사회에 관한 책 작업을 하고 있다. 김 기자가 서 교수에게 현대사와 관련해 인터뷰 요청을 했고 서 교수가 응하면서 시리즈가 시작됐다. 이 책은 김 기자가 질문하고 서 교수가 답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열일곱 번째 이야기는 신군부가 광주 시민들을 총·칼로 무자비하게 짓밟은 이후인 1980년 5월 27일부터 시작한다. 시리즈 16권에 광주민주화운동을 상세하게 분석했기 때문에 관심이 있다면 보기를 권한다.

서 교수는 전두환과 신군부가 두 차례 쿠데타(1979년 12·12뿐만 아니라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한 1980년 5·17도 쿠데타로 본다) 이후 권력 장악을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한다고 설명한다. 먼저 쿠데타 권력의 최고 기구인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하고 권력형 부정 축재자를 잡아들인다는 명목으로 무자비하게 ‘숙정’을 단행한다. 이때 공직, 언론계, 교육계에서 1만 명이 넘는 사람이 탄압을 받았다. 신군부에 비협조적이었다가 쫓겨난 언론인만 당시 전체 기자의 30%에 달하는 933명이었다. 이어 1980년 8월 1일부터 12월 29일까지 3만9742명을 일명 삼청교육대에 보내 인권을 유린했다. 삼청교육대로 발생한 사망자가 공식 집계로만 따져도 54명에 달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언론통폐합을 단행해 언론까지 장악한다.

전두환 시절을 흔히 제5공화국이라고 부른다. 쿠데타로 잡은 불안한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헌법 개정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전두환은 제11대, 제12대 대통령에 두 번 취임했다. 1980년 8월 27일 체육관 대통령으로 선출된 전두환은 제5공화국 헌법 공포 이후 달랑 5227명의 선거인단 투표로 또다시 대통령에 당선돼 1981년 3월 3일 제12대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그렇게 정권을 잡은 전두환은 일명 3S 정책을 펼치고 학생들의 반발을 막으려고 고문과 조작 사건을 만들어내면서 독재정치의 발판을 마련한다.

서 교수는 이 책에서 전두환과 신군부가 어떻게 정권을 찬탈했는지, 어떻게 유지했는데 세밀하게 보여준다. 전두환과 제5공화국의 실체에 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이 적당할 듯하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